나솔 모솔특집같은 빌런은 없지만
미혼자들이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바로 "결혼할 사람은 보자마자 느낌이 와?"다. 내 경우에는 연애 경험이랄 게 없어서 결혼이란 것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 자체가 없었기에, 결혼할 지 여부는 몰랐어도, 확실히 뭔가 다르다는 느낌은 받은 것 같다.
심지어 만나기도 전부터 카톡으로 언제 어디서 만날지 약속을 잡으면서부터였다.
물론 결과론적인 소리일수도 있다. 잘 될 것 같았는데 그냥 일회성 만남으로 끝났거나 아니면 내 이전 젊은날의 허무한 만남들처럼 일주일짜리 초단기 연애(?)로 끝났다면, 느낌은 무슨 개뿔 그딴 게 어디 있어 라고 했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그 날 캠프파이어 앞에서 카지노 쿠폰남의 전화번호를 받고, 이름과 직업과 사는 지역과 나이와 대충 찍힌 사진 한 장이라는 정보만을 아는 상태에서 집에 돌아와 침대 시트에 엎드려서 연락을 주고받았다.
개인적으로 카지노 쿠폰을 하려고 연락만 하고, 아직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시시콜콜 너무 많은 연락을 주고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긴장을 없애려고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긴장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만나자마자 연락이 뚝 끊기면 그것만큼 기분이 나쁜 게 없기 때문이다.
이번의 카지노 쿠폰남은 다행히 그렇지 않았다. 그냥 인사하고, 어디 사는지, 각자의 직업에 대해서(우리는 둘 다 일반 사무직은 아닌 다소 특이한 직업을 갖고 있다. 서로 직업에 대한 접점은 전혀 없다.) 신기해하고, 만날 약속을 잡았다. 어찌 보면 딱히 특별할 게 없는 이 짧은 카톡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문득 막연하게 이런 느낌을 받았다.
'이 사람과는 뭔가 짧은 만남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것이 연애든 썸이든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든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든 어떤 형태든 왠지 오래 보게 될 것 같은 느낌.
카지노 쿠폰남은 남양주에, 나는 일산에 살고 있카지노 쿠폰. 둘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어서 중간지점인 서울에서 볼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카지노 쿠폰남은 자신이 차가 있으니 일산으로 오겠다는 것이카지노 쿠폰. 첫 만남인데 이렇게까지 해 준다는 게 왠지 고마웠고 이전의 억지로 끌려나온 듯했던 카지노 쿠폰남들과는 다르다는 확신이 더욱 들카지노 쿠폰. 기대를 안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자꾸 왠지 기대가 돼서 심지어 주선자랑 같이 옷 쇼핑도 다녔다. 주선자는 자칭 중학교 때부터 한 달 이상 연애를 쉰 적이 없어서 남자보다 남자를 더 잘 안다고 자처하는 인물이카지노 쿠폰. 어떤 옷이 매력적으로 보일까 코칭을 받으며 옷을 골랐는데 내 눈에는 너무 수수해 보였지만 연애 고경력자가 추천했으니 나보다는 잘 알겠지 싶어서 입고 나갔다. 10월 말이라 꽤 쌀쌀했는데 얇은 골지 티셔츠에 짧은 치마만 입으니 꽤 추웠다.
우리의 첫 만남은 정발산역 1번 출구 앞이카지노 쿠폰. 처음에는 그의 모습을 얼른 알아보지 못했다. 내가 안면인식을 잘 못 하는 편이기도 했지만, 사진과 차이가 있카지노 쿠폰. 다행히도 좋은 쪽의 차이였다.
생각보다는 잘생겨서 의외였다. 심지어 진짜 모솔인가? 싶기도 했다. 잘 놀아보이는 스타일은 전혀 아니고 착실하게 생긴 인상이었지만 그래도 흔히들 모솔이라고 하면 생각되는 이미지와는 달랐다. (그런 이유에서 그 나이까지 모솔이었던 나도 외모 자신감이 꽤 없카지노 쿠폰.)
생각보다 잘생긴 카지노 쿠폰남을 보니 심장이 뛰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장소가 우리 동네여서 식당은 내가 정했다. 이 또한 좀 당혹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파스타집은 너무 식상하고 또 뭔가 너무 여성스러운(?) 느낌이 들 것 같다는 당시의 생각에 예전에 엄마를 모시고 갔던 동네 맛집 생선구이 집으로 정했다. 그런데 간 지 너무 오래 돼서 그곳의 분위기를 미처 기억하지 못한 게 실수였다. 내 기억에 그곳은 깔끔한 한정식집같은 곳이었는데, 막상 가 보니 거기는 어수선한 분식집 같은 느낌이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남과 함께 어색하게 식당 안으로 들어간 순간 왁자지껄하고 전혀 정돈되지 않은 식당의 분위기를 보고 속으로 탄식할 수밖에 없카지노 쿠폰. 아, 망했다.....
털털함을 어필하는 것을 넘어서 좀 이상하게 보일 수있는 지경이카지노 쿠폰.
그 어수선한 생선구이집에서 우리는 삼치구이 하나와 알탕 하나를 주문하고 앉았다. 굉장히 말이 없고 조용하다는 주선자의 얘기와는 달리 카지노 쿠폰남은 말을 상당히 많이 했다. 자신이 대학 때 탈춤 동아리에서 활동했다는 것부터 어떻게 현재의 직업을 갖게 됐는지까지 등등. 짧은 시간 내에 상당히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카지노 쿠폰. 역시나 어색하고 떨렸지만 그 와중에도 이전의 카지노 쿠폰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 있카지노 쿠폰.
다른 남자들과 만나고 있으면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하는 어색함과 괴리감이 항상 들카지노 쿠폰. 상대방이 맘에 들고 안 들고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냥 왠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이 들카지노 쿠폰.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분명히 떨리고 어색했지만 그래도 그런 불편감은 들지 않았다.
"어색하시죠? 저도 그래요."
카지노 쿠폰남이 이렇게 말하며 서투른 손짓으로 삼치구이를 조그맣게 떼서 내 밥에 얹어 줬다. 사실 그 말때문에 더 어색해졌다는 건 안비밀이지만... 별 것 아닌 삼치구이 조각이 카지노 쿠폰남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왠지 마음이 들카지노 쿠폰.
다음 코스는 놀랍게도 카지노 쿠폰남이 다 짜 왔카지노 쿠폰. 내 카톡 프로필 사진에 고양이가 있다고 근처 고양이카페를 찾아 왔다는 것이카지노 쿠폰. 사실 밥 이후의 코스를 미리 짜 오는 카지노 쿠폰남은 이번이 처음이카지노 쿠폰. 애프터, 3프터를 해도 항상 하염없이 주변을 배회하다가 대충 눈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카지노 쿠폰. 물론 거기에 불만이 있었던 건 아니고 보통 그렇지 않나? 싶은 느낌이카지노 쿠폰.
처음 보는 카지노 쿠폰남과 고양이 카페에서 고양이들을 만지며 차를 마셨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이제 와서 전혀 기억은 안 나지만... 언뜻 나를 바라보는 카지노 쿠폰남의 눈빛이, 그러니까 30년 모솔인 내가 평생 본 적 없는 그런 눈빛이카지노 쿠폰. 말하자면 흔히들 드라마 같은 데서 말하는 '꿀 떨어지는 눈빛'(멜로눈깔)이카지노 쿠폰.
사실 그 눈빛 때문에 연애 무경력(물경력?)자인 나도 어느 정도 내심 기대를 했다. 모솔탈출까진 몰라도 애프터 정도는 들어오겠구나(사실 그 전에도 애프터 정도는 10에 7 정도는 했던 것 같다) 싶어서. 카지노 쿠폰남이 집 근처까지 태워다 주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서, 의례적인 안부 문자를 받고, 설레는 하룻밤이 흘렀다.
그리고 그 다음날이 됐다. 아무 연락이 없카지노 쿠폰.
또 하루가 지났다. 감감 무소식.
엥? 뭐지? 역시... 모솔의 촉은 그냥 똥촉일 뿐일까?
혹시나 싶어서 주선자에게 물카지노 쿠폰. 혹시 그 사람한테 따로 연락 없었어?
"음.. 그날 만나고 나서 나한테 먼저 전화와서 잘 만났다고 하긴 했는데. 아 그리고 너한테 연락 없었냐고 물어봐서 없카지노 쿠폰고 했어."
뭐지?? 그렇게 물음표뿐인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카지노 쿠폰.
나는 언제나처럼, 여초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카지노 쿠폰남이 나한테 분명 호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연락이 없어요. 먼저 연락해야 되나요'를 검색해보고 있카지노 쿠폰.
댓글은 뻔했다. "보통 카지노 쿠폰하고 남자한테서 먼저 연락 안오면 꽝이더라구요. ㅠㅠ 다른 카지노 쿠폰 잡으셔요~"
"그래도 한번 연락 해보시는거 어때요? 연락 안오면 그냥 잊어버리시면 되죠~"
어쨌거나 기본적인 전제는 호감이 있는 건 니 착각일 뿐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연락 해보든지 말든지는 니가 알아서 하라는 소리였다.
나름 용기를 냈지만 '까인'적이 많았던 내 입장에서는 이제 더 이상 자존심 상하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이번 생에 모솔 탈출은 글른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도 컸다. 여자 나이 서른이면 적지 않다는데, 남들은 결혼 생각도 한다는데, 한참 잘 나간다는 20대 때도 안 팔리던 내가 이제 와서 갑자기 모솔 탈출?(당시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잊어버리려고 해도 자꾸 그 멜로눈깔...이 생각났다.
그래도 한 번 연락해봐서 만약 잘 안 돼도 다시 볼 사람도 아닌데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카지노 쿠폰.
그래서 나는 결국 용기를 또 내기로 했다. 이번에도 안 되면 앞으로 어떤 카지노 쿠폰에도 나가지 않을 것이다, 연애와는 완전히 단념하고 담을 쌓을 것이다 하는 생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