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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재원 Apr 05. 2025

1. 권카지노 가입 쿠폰

1

1987년 3월 2일 11시 20분.

입학식이 열린, 아니 방금 열렸던 서울대학교 교문 앞에 한민족 전시장이 펼쳐져 있다. 구성도 다양하다. 아직 고등학생 티가 남아 있는 신입생들, 그리고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 이모, 삼촌 혹은 고모 등등일 수 천 명의 중년들, 그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뽑아내려 혈안이 된 꽃 장수, 사진 장수 등이 온통 뒤엉켜 있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올 수 밖에 없었다. 신입생만 4천 명이 넘는다. 신입생 한 사람당 가족이 평균 1.5명 씩만 와도 합이 만 명이다. 웬만한 면이나 읍의 주민 전체가 한꺼번에 옮겨 온 셈이다. 더구나 그 읍 전체 인구가 너도 나도 거대한 샤 모양 철제 교문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으려 하니 교문 일대의 순간 인구 밀도는 명동을 능가할 지경이다.

하지만 권오석은 수천 명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어머니를 찾아내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신기한 일이다. 불과 2주 전, 고등학교 졸업식 때는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반의 반의 반도 되지 않는 어머니들만 있었지만 오석은 다른 어머니들 사이에서 어머니를 쉽게 구별해내지 못했다.

“엄마, 여기.”

어머니를 식별하자 마자 카지노 가입 쿠폰은 손을 흔들었다.

어머니도 오석을 금방 찾아낸 모양이다. 어머니 눈에서 반짝 하는 기운이 멀리 떨어진 오석에게도 느껴질 정도다.

오석은 어머니가 한국 어머니 종합전시장 같은 풍경을 해치며 아주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굽 높은 부츠를 신고 본인 몸무게의 1/3은 될 것 같은 모피 코트까지 걸치고 어떻게 저런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어머니의 모습은 좋게 말해 소박한, 하지만 그 나름대로는 열심히 꾸몄을 수많은 다른 어머니들 사이에서 단연 군계일학이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어디 나갈 때마다 입을 옷이 없다며 짜증을 부리곤 했다.

마침내 어머니가 오석 앞에 이르렀다. 눈 앞이 온통 어머니로 가득 채워진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어머니가 웃고 있는 것이다. 일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어머니의 웃는 모습이다.

오석에게 익숙한 어머니 얼굴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정색하며 이것저것 체크하는 모습, 눈을 부릅뜨고 야단치고 꾸짖는 모습, 아무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사무적인 모습 등등 다양했지만 결코 웃음 짓는 모습은 아니었다.

자식들 앞에서는 웃는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던 어머니는 약국에서는 언제나 웃었다. 손님들이 아무리 한심한 말을 해도 웃는 얼굴로 들어주었고, 그렇게 웃을 때 마다 손님에게 떠 안기는 약 보따리도 늘어났다. 물론 금고로 들어가는 돈도 늘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손님들에게 그렇게 다정하던 어머니는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순식간에 무서운 얼굴로 바뀌었다. 그 무서운 얼굴로 할당된 문제집 숙제를 검사하고, 성적표를 확인하고, 점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회초리를 휘둘렀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웃는 얼굴이다. 즐거워서일까? 카지노 가입 쿠폰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마 입학식에 늦어 미안한 마음에 그럴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석 앞에 오자 마자 어머니는 늦은 이유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는다.

“늦었네. 미안해. 약국 정리하느라 좀 늦었어. 게다가 아유, 차가 어찌나 밀리는지, 봉천 사거리에서 여기까지 완전히 주차장이네. 그래도 어찌어찌 차 밀어 넣긴 했어.”

“그러니까 전철 타고 오라고 했잖아요?”

“무슨 소리야? 이 차림으로 전철 타고 버스타고 그게 되겠니?”

“아버지는요?”

“아빠? 말도 마라. 네 아빠가 어디 자식 일에 시간 내는 사람이니? 항상 은행 일이 먼저지 뭐. 아마 시간이 나더라도 어떻게든 은행 갈 핑계 만들어서 은행 갔으면 갔지, 은행 일 그만두고 아들 입학식 찾아올 양반 절대 아닌거 알잖니? 애들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이고 졸업이고 한 번도 안 온 양반인데.”

“뭐가 그렇게 바빠요?”

“그러게나 말이다. 그러면서 나중에 네가 은행이나 금융회사 쪽으로 취직한다고 하면 보따리 싸 들고 말릴 거라 하시더라. 참, 정우는?”

아이고, 오석은 웬일로 정우 이야기가 안 나오나 했다.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 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름이니까.

권정우. 이 녀석은 카지노 가입 쿠폰의 엄친아, 아니 아빠 친구 아들이니 아친아다. 성도 카지노 가입 쿠폰과 같은 권씨다.

“정우는 먼저 들어갔어요. 참 그러고 보니 정우도 엄마만 오시던데요?”

“정우 아빠도 당연히 못 오지. 지금 두 사람 누가 먼저 상무 되느냐에 넋이 빠져 있을텐데. 자식 입학식이 문제가 아닐꺼야. 그러고 보니 정말 악연이네. 아버지와 아들이 전부 라이벌이라니?”

“라이벌은 무슨? 나하고 정우는 계열이 다른데?”

카지노 가입 쿠폰은 헛웃음이 나오는 것을 애써 참았다.

라이벌이라니? 아버지끼리 라이벌인지 뭔지 몰라도 카지노 가입 쿠폰이 정우와 라이벌이라니 정말이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오석 아버지가 정우 아버지와 라이벌 관계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두 사람은 먼 일가 친척이고 -10촌인가, 12촌인가 그랬다-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내내 죽기살기로 경쟁하던 두 권씨는 나란히 서울대학에 들어갔다. 오석네 아버지는 법대, 정우네 아버지는 상대. 오석 아버지는 법대가 합격선이 더 높으니 이걸로 경쟁이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세상 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딱딱 정리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카지노 가입 쿠폰 아버지네 집안 형편이었다. 법대에 들어가긴 했지만 집안에서 학비를 받을 가망은 없었다. 도리어 이 집 저 집 과외 선생을 하며 학비를 마련하고 남는 돈으로 가난한 집안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형편이었다.

이런 처지에 고시 공부는 언감생심. 결국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바로 취직을 해야 했고, 마침 그 무렵 개업한 K은행에 바로 스카웃 되어 들어갔다. 그런데 은행에 입사하고 보니 상대를 졸업한 정우 아버지도 바로 입사하여, 두 사람은 또 다시 경쟁자가 되었다.

은행에서도 두 사람은 치열하게 경쟁했다. 공교롭게 두 사람 다 채권 처리가 주특기였다. 카지노 가입 쿠폰 아버지는 주택 대부조합에서 발생한 대량의 부실채권을 깔끔하게 처리했고, 정우 아버지는 우리나라에 신용카드가 도입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30대 중반에 지점장이 되었고, 40대 중반이 된 지금, 누가 먼저 상무 자리를 차지하느냐를 두고 한 판 승부를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그건 아버지들 사정이다. 오석이 정우와 경쟁자라고? 이건 전혀 말이 안 된다. 오석은 그야말로 공부만 하는 전형적인 인문계 학생이지만 -강남 지역의 학교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전교 1등과도 거리가 멀었다-, 정우는 디누(DINU)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적인 피아니스트기 때문이다.

정우는 겨우 중학교 1학년이던 1981년 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연주회를 했고,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의 두 배나 되는 개런티를 받았다. 그야말로 음악의 신동인 것이다. 연주 실력도 실력이지만 매력적인 외모 덕분에 광고까지 여럿 찍은 -화장품 광고까지 찍었다- 아이돌 스타이기도 하다. 클래식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들조차 그 얼굴을 알고 있고, 특히 소녀 팬들이 많아 고등학교 시절부터 교문앞에 수상한 여학생들이 어슬렁 거리곤 했다. 그 앞에서 학교 성적 조금 더 높은거 가지고 라이벌이니 뭐니 자랑해 봐야 뭐, 그냥 꼴만 우습다.

다만 오석은 그런 녀석이 서울대학교는 대관절 왜 들어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세계 피아노의 레전드로 20세기 10대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베네디토 몬테카리니 선생이 “얘는 내 수제자야.”라고 못 박아 둔 신동을 어느 교수가 감히 거기 숟가락 얹으며 “내가 얘 교수요.” 하고 선생 노릇 할 수 있을까?

오석이 생각하기에 정우가 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다음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서 아니면 학생운동, 어른들 말로 하자면 데모하기 위해서.

이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아무래도 두번째일 것이다. 정우는 클래식 음악 한다는 사람들, 혹은 소녀 팬들을 거느리는 아이돌 스타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군사 독재에 대한 반감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강했기 때문이다.

오석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어머니는 아들 입학식에 늦었다는 미안함을 충분히 극복했는지 웃음을 싹 거두고 슬슬 무서운 얼굴을 회복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평상시 모습을 되찾은 어머니의 훈계가 시작된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대학을 지상목표라도 된 것처럼 훈계했는데, 대학 입학식날 부터 훈계라니. 오석은 얼른 어머니 반대쪽의 귀를 열고 들어올 말을 흘릴 준비를 했다.

“서울대학에 들어왔다고 끝난 게 아니야.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거 잊지 마. 공부 열심히 하고, 독일 유학도 가고, 그래서 대학 교수 되어야 끝나는 거야.”

대충 이런 내용의 훈계가 오석의 한 쪽 귀로 한바탕 쏟아져 들어왔고 다른 쪽 귀로 주르륵 흘러 나갔다. 아마 어머니는 오석이 대학 교수가 되면 그 다음은 서울대 교수가 되어야 하고, 그 다음은 학장, 총장이 되어야 한다고 훈계를 계속 할 것이다.

“네. 네. 열심히 할게요.”

대충 대답했지만 아주 영혼 없는 대답만은 아니다. 독일 유학이야 어차피 오석도 생각하고 있었던 바고, 애초에 그 때문에 독어교육과를 선택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다만 유학의 목적이 어머니 생각과 달랐을 뿐이다.

어머니는 전공이야 뭐가 되었건 혹은 미국이건 독일이건 선진국이라면 어디서라도 박사 받고 돌아와 교수가 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석은 독일에서 시, 드라마, 소설 같은 것을 공부한 뒤 돌아와서 작가, 예술평론가 혹은 오페라 연출 같은 일을 하고 싶었다. 중학교 때 정우와 한 약속도 있다. 오석이 대본을 쓰면 정우가 오페라를 작곡해서 무대에 올리자고.

그러니 모자간의 동상이몽도 이런 동상이몽이 없다. 물론 지금까지 카지노 가입 쿠폰은 이런 생각을 꼭꼭 감추어 왔다.

“별로 열심히 할 것 같지 않은 대답인데?”

그런데 어머니가 노려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 대답에 영혼이 많이 담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챈 모양이다.

오석은 얼른 어머니의 미안한 마음을 되살릴 카드, 여태까지 아껴두고 있었던 카드를 꺼낸다.

“진짜 열심히 할게요. 그런데 엄마. 어쩌죠? 입학식 벌써 다 끝났는데?”

카드가 완전히 적중했다. 이렇게 되면 어머니는 아들 입학식에 늦은 엄마가 아니라 아예 완전히 빼먹은 엄마가 되어버린다.

“뭐?”

“입학식 끝났다고요.”

“아니, 무슨 입학식을 이렇게 빨리 끝내? 왜?”

“몰라요. 오늘 큰 데모 벌어진다고 입학식 빨리 끝내는 거라고 다들 수근 거리긴 하던데. 엄마도 얼른 기념사진이나 찍고 집에 가세요.”

“너는?”

“조교가 오늘 오후부터는 정상 수업이라고 수업 듣고 가라던데요?”

“어머! 입학실날 부터 수업? 확실히 서울대학이라 공부 많이 시키는가 보다.”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런 식으로 하면 서강 대학이 제일이죠. 거긴 입학식도 2월에 미리 하고 3월 2일부터 완전 정상 수업인 걸요.”

“아, 거긴 옛날부터 그랬어. 아주 독한 학교야.”

“아 참, 엄마 이대 다녔으니 잘 알겠네.”

“음. 솔직히 말하면 잘 몰라. 그때 우린 서울대 아니면 연대 애들하고 놀았어. 서강댄 몰라. 말이 신촌이지 의외로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 이대는. 어유, 말을 말자. 자, 그럼 사진 찍을까?”

어머니가 핸드백에서 카메라를 꺼낸다. 한 손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고 귀여운 올림푸스 엑스 에이 카메라다.

아버지가 일본 출장 갔다 사 왔는데, 어머니를 위해서 사 왔는지 본인이 쓰려고 사왔는지 그 속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작고 예쁘다고 어머니가 늘 백에 넣어 가지고 다니니 그냥 어머니 것 된 거다.

오늘 저걸로 신나게 입학식의 이모저모 찍어댈 생각 하고 왔을텐데 입학식이 벌써 끝나버렸으니 딱한 노릇이다. 오석은 어머니 머리에서 김 빠지는 소리를 듣는 것 같다.

이때 등 뒤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린다.

“두 분 찍어 드릴까요?”

“어, 설마!”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카지노 가입 쿠폰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튀어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석의 고등학교 때 친구 성진이다. 성이 성, 이름이 진이다. 정확히 말하면 고등학교 때 친구’였던’ 성진이다. 성진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했기 때문이다. 오석은 이후 성진에 대해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래도 머리 좋은 녀석이니 검정고시 봐서 좋은 대학 갔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서울대 입학식에서 만났다.

“성진!”

“권오석! 야, 이렇게 만나는구나. 참, 어머니 안녕하세요?”

“어머, 진이구나? 너도 여기 들어왔니?”

“네. 검정고시 치고 들어왔습니다.”

진이 어머니에게 꾸벅 허리 숙여 인사한다.

“무슨 과 들어왔니?”

“윤리 교육과입니다.”

“윤리 교육과라면, 너도 사범대학? 어머, 우리 오석이도 사범대학인데?”

하지만 진이 오석과 같은 사범대학에 들어왔다는 말을 들은 어머니의 표정은 반가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석의 눈에 어머니의 표정은 오히려 “이런 맙소사”에 더 가깝다.

“네, 정우한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독어 교육과 갔다고.”

이번에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놀랄 차례다. 진이 정우한테 다 들어서 알고 있다는 것, 즉 자퇴한 다음에도 둘이 계속 만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기분이 살짝 언짢아진다.

‘그러니까 이것들이 나만 빼놓고 둘이서만 종종 만났다 이거지?’

이런 생각이 솟아오르는 것을 막기 어렵다. 오석이 그 생각에 사로잡혀 말을 잇지 못하는 동안 어머니가 계속 말을 이어간다.

“너 걱정 많이 했는데 혼자 공부해서 여기까지 들어왔구나. 축하한다. 정말 기특하네.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실까? 참 그런데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같이 오시지 않았니?”

오석은 어머니가 축하한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그 미묘한 말투에서 진을 꺼리는 기색을 쉽게 읽어낼 수 있다. “부모님 어디 계시니?” 하고 물으면서 실상 “이제 그만 네 가족한테 가 줄래?” 이런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오석의 어머니가 진을 꺼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진이 자퇴하게 된 까닭이 반정부 운동권 활동 때문이고 거기에 오석마저 엮여 큰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진은 독일에서 학교 다니다 전학왔다. 그냥 온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것을 가지고 왔다. 바로 광주 5.18 비디오 테이프였다. 진은 그걸 가지고 온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걸 여러 벌 복사하여 퍼뜨렸다. 학교에서도 주로 학생회 간부, 학급 회장, 동아리 대표 등 지도적 위치에 있는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다.

피끓는 청춘들이 충격을 받았다. 그저 광주 사태로만 알고 있었던 5.18의 실상을 알게 된 것이다. 어째서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나라에서 시민들에게 총과 칼을 휘둘렀는지, 어째서 언론은 아직까지도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시치미를 뚝 떼고 보도하지 않는 것인지, 어째서 어른들은 심지어 광주에 연고가 있는 어른들마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인지 등 순수한 젊은이의 마음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한 무더기였다.

절대 가만 있을 수 없었던 젊은 피가 분노로 들끓었다. 진은 그들과 함께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송백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추사 김정희의 ‘추운 겨울이 되고 나서야 소나무와 측백나무의 푸름을 안다.’ 라는 세한도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도 그 조직의 구성원이었지만 이름만 적혀 있었지 적극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정우가 대단히 분노하며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에 친구 따라 강남갔을 뿐이었다.

진과 정우는 정우의 인기를 이용하여 광주의 진실을 널리 알리는 행사를 기획했다. 학교 축제에서 정우가 자작곡을 발표한다고 홍보한 뒤 광주 5.18을 알리는 가사에 곡을 붙인 정우의 자작곡을 발표한 것이다.

학생부가 발칵 뒤집혔다. 진과 정우는 물론 카지노 가입 쿠폰도 학생부에 끌려갔다. 엄청나게 얻어맞은 것은 당연했고, 문제는 퇴학이나 정학 같은 치명적인 처벌을 받느냐 면하느냐였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북한 공작원의 테러로 외무부 장관 이하 여러 정부 인사들이 폭사한 아웅산 테러 사건 여파 때문이다. 12.12 쿠데타와 5.18 광주 학살의 원죄를 안고 있었던 전두환이 미국 눈치를 보느라 조금씩 풀어주고 있던 분위기가 아웅산 테러를 계기로 강경하게 확 돌아섰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학교도 아닌 고등학교에 민주화 운동 조직- 정부에서는 좌익에 치우친 공산당 협력자라는 뜻의 좌경용공조직 이라 불렀다-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윗선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학생들은 물론 교장과 교사들까지 남산에 끌려 갈수도 있었을 것이다.

학교측은 공포에 떨었고, 적극적 처벌 보다는 소문 나기 전에 이 사건을 조용히 덮어버리고 싶어했다. 결국 사건은 주동자인 진이 조용히 자퇴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진 역시 다른 친구들이 처벌받지 않는 조건으로 자퇴했다.

물론 사건을 이렇게 덮은 배경에는 다른 면도 있었다. 적발된 학생들이 대체로 학교 간부 급들이었고, 강남지역 학교 특성상 간부 급 학생들의 부모 역시 사회적 지위가 상당했던 것이다. 오석 아버지가 그랬는지 정우 아버지가 그랬는지 혹은 둘이 함께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학생주임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거액의 대출을 받았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학생주임이 이 사건을 덮고 난 뒤 강남에 아파트를 덜컥 샀으니 아마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사건의 주동자가 같은 대학에 들어온 것이다. 더구나 같은 사범대학이다. 오석은 어머니 가슴에서 솥뚜껑 덜컹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머리 좋은 진이 그 미묘한 분위기를 알아채지 못했을 리 없다. 하지만 대답하는 진의 모습은 한결같이 태연하며 예의바르다.

“예, 지금 다들 아버지 연구실에 계셔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얼른 나서 진을 난처한 상황에서 구한다.

“자자, 카메라 이리 줘요. 진아. 얼른 우리 찍어 줘.”

진이 카지노 가입 쿠폰이 건내주는 올림푸스 카메라를 받아 들며 씩 웃는다.

“자, 교문 배경으로 서 주시겠어요?”

오석은 어머니를 이끌고 거대한 철골 구조물인 서울대학교 정문, 샤 글자를 배경으로 자세를 잡는다.

입시공부 관련 참고서 마다 표지를 장식했던 저 거대한 철골 구조물은 아무리 봐도 아름답지도 정감 가지도 않은 흉측한 모습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이 철 구조물 마루에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리라.” 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할지라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노동이 너를 자유롭게 한다.”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도 그러려니 할 것이다.

그래도 저 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야 입학식 사진의 가치가 생기는지, 이미 수많은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저 문을 노리며 카메라 셔터들을 누르고 있다.

진이 마치 전문 사진사라도 되는 양 카메라를 겨누면서 포즈를 지시한다.

“자, 다정하게 서 주시고. 어머님, 조금 더 카지노 가입 쿠폰이한테 붙어주시고. 네, 좋습니다. 자 찍습니다. 하나, 두울 셋. 다시 한번. 하나, 둘, 셋. 오케이. 카메라 여기 있습니다. 이거 아주 잘 나오겠는 걸요? 사진 나오면 저도 한 장 주세요.”

카메라를 받은 어머니가 이번에는 오석과 진을 향해 올림푸스 엑스 에이를 겨눈다.

“그럼, 너희도 한 장 찍어야지?”

언제 진에게 껄끄럽게 대했냐는 듯한 모습이다. 오석은 어머니가 타고난 자영업자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예.”

진이 성큼 성큼 카지노 가입 쿠폰의 옆으로 와 어깨에 덥석 팔을 걸친다. 그렇게 사진도 찍고 나니 입학식도 다 끝난 넓고 삭막한 캠퍼스에서는 더 할 일이 없다.

오석은 얼른 어머니를 쫓아 보내고 싶다. 대학생까지 되었는데 어머니가 학교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다.

“엄마는 이제 들어가요.”

“너는?”

“강의실에 가 봐야죠.”

“그래. 그러려므나. 대신 일찍 들어와. 오늘 저녁 아빠한테 근사하게 한 턱 내라고 하자. 어디 갈까? 신정? 아니면 버드나무집?”

카지노 가입 쿠폰은 어디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쇠고기 집들이고. 고기를 데쳐 먹느냐 구워 먹느냐의 차이일 뿐. 아, 그리고 비싸다는 것도.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 중 좀 더 매장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쪽을 선택한다.

“신정.”

“그래. 가는 길에 예약 해야겠다.”

“안녕히 가세요.”

“그래. 진이도 학교 잘 다니고.”

“예.”

어머니의 모습이 차츰차츰 멀어지다 희미한 실루엣이 되자 오석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진을 향한다. 진은 청바지에 패딩 차림이다. 입학식 따위에는 관심 없어, 이러는 모습이다. 아마 참석도 안했을 것이다.

“왜 그렇게 쳐다봐?”

“놀랍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어차피 짤릴 각오하고 시작했던 일인데 뭐. 내가 너희 한테 미안하지. 고생 많이 시켜서.”

고생이라고? 물론 덕분에 고생은 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머리속에 1985년 10월의 일이 영화처럼 재생된다.

고등학교 2학년 가을 학교 축제 때의 일이다. 고등학교 3학년은 입시 준비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가을 축제가 사실상 마지막 동아리 활동이었다. 대입 경쟁으로 삭막한 고등학교에서 그나마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숨구멍인 것이다. 당시 오석은 정우와 함께 학교 문예반 소속이었다.

“이번 축제때 문예반 전시회 주제로 ‘모교를 빛낸 선배 문인 특별전’ 어떨까?”

정우가 이렇게 제안했다. 오석은 국민학교 때부터 정우가 하겠다는 일에 반대해 본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라이벌은 부모님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실상 오석은 정우의 추종자에 가까웠다- 당연히 찬성했다.

그런데 시화전을 준비하다 정우가 말한 선배 문인 중 가장 유명한 문인이 김지하라는 것을 알았다. 김지하가 누군가?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이 이어지는 동안 수많은 금서와 금지곡을 만들었던 바로 그 저항시인이 아닌가?

카지노 가입 쿠폰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따졌다.

“너, 김지하 특별전 하자는 거 이렇게 에둘러서 말했던거야?”

그러자 정우는 도리어 피식 웃었다. 마치 그것도 몰랐냐 이러는 표정을 지으며.

카지노 가입 쿠폰은 두려웠다. 하지만 먼저 하자고 나서지는 못해도, 정우가 먼저 나서는데 그걸 무섭다고 막거나 뒤로 빠질만큼 의리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시화전은 학교 축제를 반정부 선전 무대로 바꾸어버리려는 성진, 정우 일당(?)의 큰 프로젝트 중 일부에 불과했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진이 지은 시에 정우가 작곡한 칸타타 ‘광주’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정우 아니 클래식 아이돌 스타 디누가 자작곡을 발표한다고 하니 당연히 재학생뿐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많은 학생-주로 여학생들이었다-들이 몰려왔다. 심지어 기자들까지 찾아왔다.

그런데 여기서 떡하니 ‘광주 칸타타’가 발표된 것이다. 기자들이 술렁거리고 교사들이 사색이 되어 무대위로 난입했다. 이렇게 축제가 강제로 막을 내렸고 학생주임과 학생부 선생들의 몽둥이 앞에 진의 조직은 일망타진되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진이 시켜서 그 일을 하지 않았다. 그건 정우 따라 강남 간 카지노 가입 쿠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두려워 했을지언정 그 일이 옳은 일이었다는 것만큼은 마음 속 깊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진이 미안해 할 일이 아니다. 진이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카지노 가입 쿠폰 스스로 끌려 들어간 것이었다. 굳이 누군가가 끌어들였다면 그것은 시대와 역사라고 밖에 말 못하겠다.

생각 끝에 카지노 가입 쿠폰은 진을 다시 만나면 꼭 해 주려고 지난 1년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말을 꺼낸다.

“난 그때, 누가 시켜서 거기 가담한 것이 아니었어. 네가 하자 해서도, 정우가 하자 해서도 아니었어. 나 스스로 판단해서 옳다 생각했고, 그래서 함께 했어. 네가 미안해 할 일은 없어.”

“그래그래. 내가 말실수했네. 내가 미안할 일은 아니야. 아니긴 하지만 안타까운 일이긴 해.”

“아니, 그렇지 않아. 오히려 내가 훨씬 더 미안해 해야 해. 사실 난 네가 자퇴하고 일이 그렇게 마무리되었을 때, 네 생각 보다 내 생각을 먼저 했어. 아, 난 살았구나, 이딴 생각이나 했다고. 네가 자퇴하고 마지막으로 짐챙기러 학교에 나왔을 때도 혹시 너하고 이야기라도 하면 불이익이라도 당할까 겁이 나서 잘 가라는 인사도 안하고 피해 다녔어. 내가 그런 놈이야.”

“자식.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딴 일로 이렇게 자책해야 한다면 그때 학교 선생들은 전부 칼 깨물고 엎어져야겠다. 나도 퇴학 각오하고 한 일이라고 말은 했지만 막상 학교 쫓겨난 날 영동대교 갔었다. 그런데 늦가을이라 그런지 한강 물이 너무 차가워 보이더라.”

“그런 말 하지도 마. 그때 네가 한강 물이든 쌍용 아파트든 하여간 뛰어내리기라도 했다면 나한테 그게 평생 안 지워지는 가슴의 멍이 되었을 거야.”

“거, 녀석. 야. 카지노 가입 쿠폰아.”

“응.”

“넌 말이야. 진짜 진짜 착한 놈이야.”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그냥, 그렇다고. 자, 그럼 그만 여기서 찢어지자.”

“아버님 연구실 간다며? 인문대학까지? 나 이제 사범대 쪽으로 갈거니까 같이 가.”

“그건 너희 어머님 안심시켜드리려 뻥친거야. 어머님 앞에서 나 데모하러 갑니다 이럴 수는 없잖아? 안녕. 나는 아크로 간다.”

“아크로라면, 아크로폴리스 광장?”

“오. 너 벌써 하나 주워들었네? 아크로폴리스 광장을 다 알고?”

“학교 곳곳에 아크로폴리스로 모이라는 종이들이 붙어 있잖아? 그런데 그게 대체 어디야?”

“중앙 도서관 앞.”

“도서관 앞에서 데모를 한다고? 더구나 입학식날 대체 무슨 데모를 하는데?”

“오늘이 박종철 선배 고문치사 규탄대회 열리는 날이니까.”

“아, 그...”

카지노 가입 쿠폰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다.

박종철.

오석이 그 이름 석자를 처음 만난 것은 아직 대학 입시가 진행되던 중인 1월의 어느 날이었다. 아마 논술고사인지 면접인지 보러 갔다 올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 중 어느 것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하여간 몹시 추운 날이었다는 것만 기억 난다. 그날 오석은 신문에서 그 끔찍한 기사를 보았다.

‘물고문 도중 질식사 -서울대 박종철군 사망사건 발표’

오석의 기억에 남은 사건의 개요는 이랬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 박종철이 경찰에 불려가 조사받던 도중에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박종철이 조사에 비협조적이라 큰 소리로 책상을 치며 추궁했는데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탁하고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것이다.

당연히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진실히 밝혀졌다. 그 진실은 고문이었다. 피의자도 아니고 단지 피의자의 행방을 묻기 위해 아무 죄 없는 학생을 영장도 뭐도 없이 멋대로 끌고가서 고문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러다 생명까지 앗아 갔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석네 가족은 반정부 투쟁을 한 학생을 검거하기 위해 당사자가 아닌 주변인물을 이른바 참고인으로 불러 “그 자식 어디있어?” 하며 윽박지르는 일을 겪은 바 있었기에 그 공포는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1979년, 오석이 국민학교 5학년 때 고종 사촌 형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다 수배 당했을 때의 일이다. 전두환 보다 더 지독한 유신 시대때니 오죽했을까?

형사들이 오석네 집에 쳐들어왔다. 그냥 몇 마디 묻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집 안에 짐을 풀고 잠복까지 했다. 당시 어머니는 아버지가 끌려가서 “네 조카 어디 있냐고?” 하며 고문이라도 당할까봐 전전긍긍했다. 오석네 외가가 꽤 유력한 집안이긴 하지만 하필이면 그 뿌리가 박정희 쪽이 아니라 장면 쪽인지라 도리어 김대중과 엮기 딱 좋았던 것이다.

그러니 그 기사를 본 뒤 오석은 합격의 기쁨도 대학 입학의 설레임도 잊어버렸다. 서울대학교 그러면 박종철, 박종철 그러면 물고문이라는 단어가 자꾸 따라왔던 것이다. 더 기분 나쁜 것은 그 다음에 따라오는 감정이 분노가 아니라 두려움이었다는 것이다. 인권을 유린하는 정권에 맞서겠다는 정의감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이 유린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압도당하는 초라하고 왜소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일은 너무 견디기 힘들었다.

그때 자연스럽게 떠오른 이름이 친구들을 대신해 자퇴한 성진이었다. 오석은 진이 틀림없이 검정고시로 명문대학에 진학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러면 역시 틀림없이 운동권 학생이 되어 각종 시위며 반정부 투쟁을 주도할 거라 생각했다. 만약 그러다 수배라도 되면 오석도 경찰에 끌려갈지 모를 일이다. “이 새끼 네 동창 맞지?” 이런 윽박지름을 당하며 말이다.

그런데 입학 첫날 바로 진을 만났다. 그리고 진의 입으로 박종철의 이름을 들었다. 그 모든 두려움도 함께 소환되었다. 더구나 진은 입학 첫날부터 박종철의 이름을 거론하며 싸우러 가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카지노 가입 쿠폰의 마음 속에서는 엉뚱하게도 혹시 진이 같이 싸우러 가자고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부터 튀어나왔다. 혹은 진의 행방을 묻는 경찰이 끌고가서 고문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까지 튀어나왔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어본다.

“그럼 너, 지금 혹시 입학식 하는 날 부터 데모하러 가는 거야?”

“뭐, 말하자면 그렇지.”

“넌 겁 안나?”

“무슨 소리야? 나도 무서워. 더구나 상대는 학생부 선생들이 아니야. 경찰이라고. 왜 겁이 안 나? 그래도 해야 하는 싸움이니 가서 싸우는 거야. 자. 나 먼저 간다. 난 가서 열심히 싸울 테니, 넌 열심히 공부해라.”

다행히 진은 같이 가자는 말 대신 손을 흔들며 도서관 쪽으로 달려가 버렸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져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다 가방에서 수첩을 꺼냈다. 시간표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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