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트렁크를 보고 튀어나온 혼잣말
처음엔 안 보려고 했다.
공유와 김려령이라니. 공유 주연인데 김려령 원작이라니.
애정하는 배우와 애정하는 작가의 만남이라니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솔직히 좋을까봐 걱정인 마음보다, 별로라 실망하면 어쩌지?하는 맘이 더 컸다. 좋아하면 기대도 커지고, 기대가 커지면 괜한 염려도 커지기 마련이니까.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 우리 독서교실 청소년들과도 수차례에 걸쳐 진지하게 만났던 작품 아니던가. "야 인마! 도완득!" 을 외치던 똥주의 비아냥 같은 잔소리에도, "나 바빠, 나중에 애기해!" 하던 만지의 외면 같은 대꺼리에도, 결국 그 밑바닥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있었다.
아, 이 지긋지긋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왜 결국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일까.
<완득이의 다문화 가정과 청소년 문제도, <우아한 거짓말의 조용한 학교 폭력 문제도, <트렁크의 부부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불협화음과 엇나간 줄다리기까지도. 그 끝에는 결국 카지노 게임 사이트으로 귀결된단 말인가. 난 뭔지 모르게 안도하면서도 허전했다.괜히 기분이 나쁘고 화가 올라왔다. 뭔가 다른게 있지 않을까. 아프고 상처 받은 외로운 영혼들을 다독여줄 무언가가. 그 흔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말고도, 어쩌면.
그런데 오늘 <트렁크의 결말을 보며 느꼈다.
역시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일 수 밖에 없겠구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밖에는 없겠구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덕분에 이 처절한 이야기도 이렇게 희망을 안고 끝날 수 있는거구나. 우연한 만남이 두번째로 이어져야만 다시 만나 진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시작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 바로 이 확신만이 인지와 정원을 꿈꾸게 하고, 나아가게 하고, 살아가게 하는 유일한 희망이고 힘이겠구나.
“폭력과 부조리로 가득한 삶,
그럼에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멈추지 않는다.“
5년이든, 30년이든, 100년이든.
한결같이 믿고 기다리게 만드는 힘.
이 죽일놈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리고 희망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고 서로만 바라보는 소중한 기다림.
그 기다림의 과정을 아는 너일텐데도
오늘까지도 너는 아무 소식이 없다.
이 죽일놈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리고 희망.
카지노 게임 사이트, 네가 있기에 오늘도 달려나간다.
희망, 네가 있기에 오늘도 나는 붙들고 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태우고 다다른 막다른 길에 또 다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
희망, 너를 붙잡고 다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길은
오늘도 여전히 흔들린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너를 바라본다.
어항 속 금붕어는 오늘도 작고 단단하다.
금붕어를 바라보다 나를 바라본다.
이 죽일놈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리고 희망 덕분에
우리는 오늘도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모든걸 이겨서 참 다행이다.
p.s
해피엔딩이길 바랐지만,
막상 또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니 허무한,
하지만 해피엔딩이라 참 고마운,
어떤 변덕스러운 시청자의 혼잣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