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아파트에 살면서 가난을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일없이 하루 종일 집에만 있던 옆집 무료 카지노 게임는 꼭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복도 앞에 내놓았다. 빈 공간이라고는 하나도 없던 무료 카지노 게임 음식물 쓰레기봉투엔 동물뼈가 삐쭉 솟아나있거나 갈색이 되어 말라죽어버린 화초들이 비틀려 나와 있었다.
문드러진 쓰레기 국물은 봉투 바깥으로 배어 나와 복도 곳곳에 썩은 자국을 내고 있었다. 동물 뼈가 썩거나 반찬 같은 게 부패하던 역겨운 냄새는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퍼졌다가 우리 집 곳곳에도 달라붙었다. 이제 봄이 왔나 보다고 생각한 어느 날은 애기 새끼손가락 만한 하얗고 통통한 구더기들이 쓰레기봉투 안에서 꾸물거리고 있었다. 그것에게 생명이 있다고 믿기엔 끈적거리고 혐오스러운 움직임이었다.
대문을 열면 주방이고 거실이 한눈에 다 들어오던 12평짜리 우리 집은 옆집 무료 카지노 게임 음식 쓰레기 냄새에 절여진 지 오래였다. 나는 늘 우리 집 문을 열기 전에양볼 가득 공기를 들이마시다가 흡하고 호흡을 끊었다. 꽤 오래전부터 우리집 현관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숨을 참고 걷는 게 습관이 되었다.
앞집 무료 카지노 게임는 계절에 상관없이 문을 활짝 열고 살았다. 꽃이 피는 봄에도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에도 별이 빛나던 밤에도 연세우유가 배달되던 새벽에도 무료 카지노 게임는 늘 문을 열고 살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추위가 시작되는 11월부터 2월까지는 문을 닫고 살았다. 내 생일은 12월이었는데 생일 말고라도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건 겨울엔 문을 닫고 사는 옆집 무료 카지노 게임의 공이 컸다. 언제 빨았는지 모를 누레진 메리야스에 가난처럼 늘어진 트렁크 반바지를 입고 무료 카지노 게임는 12평 거실을 음식물 쓰레기봉투 안에 사는 구더기처럼 빙빙 돌았다. 내 조그만 방 안에 앉아있는데도 기분 나쁜 움직임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한 번은 내가 복도를 지나다가 무료 카지노 게임와 눈이 마주쳤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나를 보고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는 기분 나쁜 웃음을 짔더니쓰읍 입맛을 다셨다. 그 후로는 나도 모르게 무료 카지노 게임 집 앞을 지날 때는 고개를 푹 숙이고 걷거나 아예 몸을 반대로 돌려 걸었다.
같은 영구임대아파트에 산다고 해도 나는 옆집 무료 카지노 게임와 다른 사람이었다. 가난에도 급이 있고 격이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그랬다. 적어도 나는 음식쓰레기에서 허여멀건한 구더기가 생길 정도로 복도에 내놓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역시 게을러서 가난한 거야라고 할까 라면을 냄비채로 먹고 나서도 그때그때 설거지를 했다. 혹시라도 내가 다른 아파트로 이사 나갔을 때 가난한 습관이 몸에 배어 나도 모르게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올까 나는 나를 개처럼 조련하고 경주마처럼 나를 몰아붙였다. 교복 소매에 때가 누렇게 달라붙기 전에 손빨래를 했고 칫솔을 솔이 갈라져 벌어지기 전 한 달에 한 번 바꿨다.
내가 사는 영구임대무료 카지노 게임에는 늘 어떤 냄새가 섞여 있었다. 눅눅한 냄새 퀴퀴한 곰팡이 냄새 같은 거. 한번 맡으면 인상이 찌푸려 지던혐오스러운 냄새. 엄마가 늘 손빨래를 해준다던 내 짝꿍교복에서 나는 향 좋은 섬유유연제 같은 냄새는 영구임대무료 카지노 게임엔 없다. 냄새와 향기가 다른 것처럼 나는 계층에도 다른 냄새가 나고 다른 향기가 난다는 걸 그곳에 살면서 배웠다.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문득 나한테는 어떤 냄새가 날까 궁금해졌고 코를 킁킁거렸다. 썩은고기를 찾아 킁킁거리는 하이에나 같은 내 모습을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서 보던 날. 나는 가난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걸까. 아님 그저 덮어놓고 숨기기에 바쁜 걸까 거울 속 비친 나에게 물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