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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Apr 09. 2025

일요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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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면 나는 새벽부터 분주하다.

4시에 일어나 간단한 고양이 세수와 커피를 준비하여 독서모임 멤버들이 모일 줌앞에 앉는다. 오래된 습관이라 줌이 켜져 있어도 나는 자유롭다. 아직 새벽이 쌀쌀한 여기 기온과 늘 손발이 시려운 나는무릎담요를 덮고 패딩안에 쏙 들어간 채 두 손은 키보드에, 두 눈은 책에 고정된다.


역시나 기다렸다는 듯이 책속의 문장은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활자투성이다. 앞서가는 정신만큼속도를 내지 못하는 신체는하품을 연신 해대지만활자는 내 눈을 고정시킨 채 내 심장에 강력한 가격을 가하고 결코 잊고 싶지 않은 문구들은나의 카페에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기게 한다.이렇게 두어시간 활자를 내게 들였다 빼냈다 하는 작업이 끝나면 7-8시는 인문학라이브방송을 시작한다. 7시가 되기 전부터 1빠, 2빠 하며 책과 글을 사랑하는 많은 동반자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매주 일요일 7-8시 즉흥 질문으로 진행되는 라이브방송


기다림...

'우정, 책, 자연, 사색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지는 평화로운 순간들은 머뭇거리며 찾아온다(주1)'.

소로우는 이러한 기다림이야말로'신성한 기다림'이라 내게 알려줬다.

우리의 기다림은 '신성한 기다림'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렇다.

책과 글과 사색으로 자기본성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서로 기다리니까.

우리는 신성한 기다림의 의식을 매주 일요일 아침 7시에 함께 치른다.

8시 끝마칠 시간이 되면 기다림은 만족감으로 대체되고 우리는 그렇게 또 1주일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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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부분 인간에게 기다림의 시간들은 고행이다.

'멀어져만 가는 미래의 순간을 그리며 기력을 소비(주2)'하는 행위 역시 기다림이니까.

동물에게 기다림이 정해진 현재형이라면인간의 기다림은 불확실함의 갈구가 아닐까.


그래서, 성 이그니티우스 로욜라는'만일 교황이 예수회 신학대학을 탄압한다면 어떤 기분이겠냐'는 질문에"25분정도 기도하고는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답했으리라. 그리고 이 것이모든 고행중에서 가장 어려운 고행이라며 기다림을'신성한 무관심'이라 단정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기다림이 싫다.

우선, 기다리는 것은 기다릴 때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난 기다려야 할 것이 있지만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리지 않아야 기다리는 것이 기다리지 않아도 오니까.

둘째, 기다림이 길어지면치사해진다.기다리는 사람도, 기다림을 받는 사람도.

셋째, 끝까지 기다리며 가보려 하지만각자가 자기유용성에서 가치가 소실되면 바로 그 좋았던 시간들은 부담으로 변신해 버리기도 한다.


여하튼,기다림은 '어쩔 수 없을' 때에 더욱 간절해진다.마지막에는 인간을 순응시켜 버린다. 마치 강아지가 집안에 갇혀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집안 여기저기를 배회하다 결국방석위에서 하염없이 자리잡고 앉아있듯, 기다림은 방도가 없을 때 체념시키는 일종의 의식이기도 하다.기다림을 싫어하는 나지만 그래도 1주일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는 꽤 '기다림'을 즐기고 있다.


그렇게 다음 '신성한 기다림'의 의식이 끝난 8시.

나는 오전에 단 1대밖에 없는 8시 40분 버스를 타고 성당이 있는 강원도로 간다.

우리집은경기도 양평의 끝, 강원도가 시작되는 곳에 위치한다.

버스타고 10분이면 강원도.라이브가 끝난 8시부터 준비해도여유있는 시간이다.

10시 30분 미사를 드리기까지시간도 충분하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5걸음에 편의점이 있다.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서 성당 옆 잘 지어진 도서관에 도착하면 9시. 도서관문이 열린다. 정확하다. 방금 깨끗하게 청소를 마친그 곳으로 나는 마치 오래전 예약해둔 vip손님처럼들어선다.그리고 모두 각잡힌 채 깔끔하게 배치된테이블 끝,'늘 내가 앉는 그 자리'에 어김없이 9시에 나는 앉는다. 오차가 없다. 항상 도서관문을 열자마자 들어서는 내가 1빠니까.


좌 도서관1층 내 자리. 우 도서관 2층 내자리. 늘 아무도 없다.


짧은 동선이라 아직도 뜨거움이 그대로 손에 전해지는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음악을 틀고 노트북앞에 마주 앉아 미사드리기 전 1시간 동안 라이브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10시가 지나면 천천히 산책하듯 성당으로 간다.


1주일 중에 나 자신에게 잠재된 엄숙함을온전히 끌어내는 시간.

도서관에서 성당으로 향하는 짧은 5분은 엄숙함의 길이다.

하지만,

이런 엄숙함속에서 나는 나도 모르는 미소를 짓는다.


엄숙함과 미소.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 일체가 되는시간.


이것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우연히 내게로 오는 것이 아니라

늘 내 곁에 존재했던 현상에서 발.견.되어지는 것이다.


일요일새벽부터 오전까지 새벽독서, 강의, 버스, 커피, 1시간글쓰기, 성당까지 오차없이 설계된 시간.

라이브 방송이 끝나자마자 기억에서 휘발되기 전에 글로 옮겨내도록 배려된 통큰 1시간.

1시간동안 초몰입에 빠졌던 나를 온전히 내려놓게 하는 성당으로 향하는 엄숙함의 길.

그 길 위에서 번지는 미소.

그리고...

미사 내내 장엄함과 진중함 속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창조적 사고.


이렇게 계획하지 않았는데도 신비롭게 설계된 것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아니고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완벽하지 않은가?

상반되는 모든 요소들이함께 어울려 뒤섞이고, 뜻을 모아서, 가장 숭고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조화(주4)가 이런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이렇게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현란한 언행도 아닌,

현.실. 속 평.범.함.에서 고.요.하게 내게 발.견.되.어.져.

강력한 설득력으로 '이것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라고 말한다.


새벽 4시부터 정오까지 오차없이 설계된 시간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평범한 일상속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발견되는 것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내가 알아챘다는 것도카지노 게임 사이트!

소로우에게 머뭇거리며 찾아갔던'우정, 책, 자연, 사색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지는 평화로운'순간이

매주 일요일 내게등장하는 것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내게 알려준다.

자신의 존재야말로 지극히단.순.한. 평.범.함.에본질 그대로 항상, 일관되게 감춰져 있었다고.


신성한 기다림으로 시작되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으로 빚어지는 나의 일요일.

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일요일, 일요일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소유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같은 현실의 소유자다.

나의 평범속에 또 얼마나 '내가 발견하지 못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숨겨져 있을까?


자,오늘부터 내게 2가지 미션을 준다.

첫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발견하라.

둘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만들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평범하고 단순한 일상에서 발견되어지는 것이니까!

그래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러니, 내 일상을 더 평범하고 단순하게 만들면 되는 것이니까!

야호! 앗싸다!!!



주1 헨리 데이빗 소로우,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오래된 미래

주2 장 그르니에, 어느 개의 죽음, 민음사

주3올더스헉슬리, 영원의 철학, 김영사

주4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혼의 자서전,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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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월 5:00a.m.[감정의 반전]

5:00a.m.[엄마의 유산]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

금 5:00a.m.[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토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일 5:00a.m.['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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