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온라인 카지노 게임원한테 그게 무슨 소리세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안 맞는 사주(四柱) 세요.”
네? 우연히 마주한 타로 선생님의 말이었다. 회의실도 아닌 탕비실에서, 선생님의 은밀한 목소리가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제가요? 저 여기 10년 다녔는데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원으로 산 지 13년, 지금의 회사에 근무한 지 3840일째 되는 날의 일이었다.
<누가 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10년이나 다녀요
#01.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안 맞는 사주
첫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어렵게 들어갔다.
졸업 예정자 타이틀을 버릴 수 없어서, 공채 시즌 막바지 문을 닫으며 들어간 곳이었다. 하지만 웬걸, 그곳에서 인생 최대의 고난을 맞이했다. 신입사원 연수 성적에 따른 초봉 차별대우 (생전 처음 보는 단어 등장), 단순 근무시간으로 고과 나래비, 회의 중 욕설과 폭언, 근무시간에 성인사이트를 들어가는 상사 (미친 거 아니야), 입사 7개월 만에 세 번의 팀 이동… 뭐 대충 그런 것들을 마주했다. 1년도 버티기가 어려웠다. 매주 아니 거의 매일 퇴사하는 동기가 나타났다. 신입 퇴사율이 50% 이상에 육박하는 희한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나가야겠다. 마음을 먹고 바로 실천했다. 한 번 들어가는 게 어렵지 두 번이 어렵겠어? easy 한 마음가짐으로 몇 달을 띵가띵가 놀다가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세상은 냉혹했다. 합불합최불합불합최불합불합최어쩌구.. 를 반복하면서 시간이 갔다. 그렇게 꽉 채운 2년을 백수로 살았다. (그냥 놀고먹기만 한 것도 아닌데!) 가루가 되어 흩날리는 자존감을 애써 붙들며, 진지하게 다른 길을 알아보려고 할 즈음- 지금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났고, 나는 다시 경제인구가 되었다.
그러니까, 첫 온라인 카지노 게임보다 더 어렵게 만난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20대의 끝자락, 중고 신입으로 입사했기에 더 소중한 곳이었다. 하루하루를 끈질기게 버텨낸 곳이기도 했다. 작년에는 거하게 10주년 선물도 받고 상패도 받았다. 꿈같았던 장기근속 휴가도 멀쩡히 다녀왔고. 회사도 브랜드도 팀도 바뀌지 않은 채 성실한 노예(?)로서의 10년이 훌쩍 넘어갔는데. 그런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안 맞는 사주라니요?
눈동자가 유독 반짝이던 타로 쌤의 강렬한 한마디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제는 정말 때가 되었구나. 나의 10년+ 직장인의 삶을 돌아볼 때가.
작년 가을, 장기근속 상패를 받고 집에 돌아와 긴 일기를 썼다. 회사에 처음 입사하던 때부터 11년 차가 된 지금까지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을 줄줄 적어보았다. 그리고 그 글을 토대로 원고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브런치북 제목을 만들고, 글감별 카테고리를 나누고, 각각 소제목을 달고, 하고 싶은 말과 아직 해서는 안 되는 말(?) 등을 가지치기했다. 인스타에서 '장기근속 무물'을 하면서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의 10년을 세 덩어리로 숭덩숭덩 나눌 수 있었다.
1) 입사 1-3년 차
뭣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이다. 가장 열정이 넘쳤고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쫙쫙 흡수하며 배웠다. 이것저것 많이 경험하고 싶었고 대부분 그렇게 흘러갔다.
2) 입사 4-7년 차
우당탕탕 사건사고가 많았던 시절이다. 어느 정도 일머리라는 게 생겼지만 그래서 더 좋기도, 때로는 힘들기도 했다. 여러 가지 업무와 인간관계에서 생채기가 많이 났다.
3) 입사 8-10년 차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다니며 가장 마음이 괴로웠던 순간을 마주했다. 나와 한 몸 같았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일부러 슬그머니 밀어냈다. 조금씩 멀리, 크게 보는 법을 배워나갔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세 가지 파트 아래, 10+개의 소제목으로 내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나의 10년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나는 그 10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를 담아볼 테다. 손이가는대로 쓰되 최대한 진솔하게. 구구절절하더라도 달콤짭짤, 매콤담백하게.
그리고 이 여정을 함께 해주시면 너무도 감사하겠습니다.
브런치북 <누가 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10년이나 다녀요,매주 목요일에 뵙겠습니다.
작가 소개
필명은 angie(앤지). 11년 차 뷰티 마케터이자 쓰는 사람.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기록을 시작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를 힘들게 할 때마다 글을 썼다. 가능한 오래 피고용인과 작가 사이를 줄 타고 싶다. 아이돌, 야구, 뮤지컬 등 오만가지 좋아하는 것을 동력으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