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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노아 Noah Jang Dec 18. 2024

카지노 게임 추천 실망시켰습니다

ImageFX.Jang Noah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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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했습니다.

옛 대학이나 대저택 같은 건물입니다.

스튜디오에 한 노인이 살고 있습니다.

헤밍웨이 같은 수염에

누렇고 허름한 작업복 차림입니다.

왼쪽 다리는 무릎 밑이 절단된 상태로

바지를 동여매고 목발을 짚고 다닙니다.

행색은 초라하지만 영적 기운이 넘칩니다.

모두 그를 존경하고 두려워합니다.

그가 누구인지 뭐 하는 사람인지

왜 여기 사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나는 3층 내 작업실에서 작업 중입니다.

책 속의 문장들을 칼로 도려내

색칠하고 커다란 종이에 붙입니다.

책 속의 문장을 잘라 이어 붙인 종이실로

자수를 놓기도 합니다.

노인이 2층 작업실들을 돌아다니며

작가들의 작업을 살펴보고 조언을 합니다.

벽으로 막힌 다른 공간에 있지만

그의 모습과 음성이 보이고 들립니다.

3층으로 올라오는 목발 소리가 납니다.

나는 작업실에서 나와 난간에 서서

계단을 올라오는 그를 내려다봅니다.

그도 나를 올려다봅니다.

눈이 마주친 순간, 그의 눈동자 속으로

온몸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급히 작업실로 돌아가

작업에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가 작업실에 들어와

내 작업을 보더니

"재미있구나. 완성을 위해선

강한 인내심이 필요하겠어."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평온해집니다.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1층 로비를 거닐며

그와 대화를 나눕니다.

말이 아니라 텔레파시를 이용합니다.

우리는 누구보다 친밀한 사이입니다.

또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한가로이 거닐며

그와 텔레파시 대화를 합니다.

갑자기 그가 입 밖으로 말을 꺼냅니다.

어떤 '언어'입니다.

알아듣긴 하는데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 언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제껏 그에게 숨기고 있었습니다.

고심 끝에 한 문장을 겨우 말합니다.

문법도 의미도 엉터리입니다.

그가 걸음을 멈추고 말없이 서 있습니다.

나는 상황을 수습하려고 어떤 단어를

이용해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너무나 어리석고 한심한 농담입니다.

낯 뜨겁고 창피해 도망치고 싶습니다.

그를 실망시켰습니다.

그가 다른 작가들에게 가버립니다.

착잡한 심정으로 3층에 올라왔는데

내가 있던 그 스튜디오가 아닙니다.

좁은 복도 양옆으로 작은 방들이 늘어선

허름하고 컴컴한 곳입니다.

내 방을 찾아들어갑니다.

어둡고 춥고 지저분합니다.

조명을 켜도 밝지가 않습니다.

황혼 녘 붉은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방안이 온통 벌겋게 됩니다.

내 작업은 사라져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나 옆방에 있나 싶어 문을 열어봅니다.

옆방 작은 책상 위에 내 작업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습니다.

그 방도 어둡고 춥고 지저분합니다.

갑자기 졸음이 쏟아집니다.

의자에 앉아 책상에 엎드립니다.

작가들이 각자의 방에서

열심히 작업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모두들 그의환심을 사려고 합니다.

나는 잠을 포기하고 일어나

여기저기 그를 찾아다닙니다.

그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나는 작업에만 힘을 쏟을 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