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어젯밤에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비밀번호를 모조리 들키는 꿈을 꾸었다. 멈춰버린 단말기 속에서 몸이 묶인 사람처럼 갇혀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잔인하게 잊었으면서, 잊어가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고, 새롭게 마주쳐야 할 일들이 겁처럼 쌓여있다.
너는 나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해 준 첫째번의 카지노 게임 추천이었다. 헤어진 후에도 여전히 고맙다며, 아직도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카지노 게임 추천이 나라는 끝내주는 찬사를 보내왔다. 그러나 결말이 아쉬운 어느 영화의 에필로그처럼 그건 어떠한 쓸모도 감동도 없었다.
나는 우리가 영원하길 바랐다.
그러나 나의 삶 언제나의 한가운데에 항상 네가 있어줄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약간의 미스언더스탠딩이었다. 이따금 너는 나의 못난 모습들을 ‘사용하지 않음’에 체크해 놓았고 나는 그 표식을 해제할 수 없었다. 너는 그렇게 나의 절반만을 기억하고 되새긴다. 부족하지 않고 과하지 않고 무리하지 않는 나만이 너에게 최고의 사람이라는 듯이. 나에게는 그런 너라도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제 그럴 만한 너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바타처럼 걸으며 곧 잊어버릴 풍경들을 바라본다. 날이 쌔하도록 추웠다. 우여곡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