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아...엄마 다이소 반지 손가락에 안 맞는데.....
이번 주 화요일은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었다. (이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무덤덤 그 잡채)
기특이는 이미 일주일 전부터 엄마 생일 선물은 자기가 사주겠다며 의기양양 들떠있었다.
"기특아, 너 근데 돈 있어?"
"돈? 엄마가 주면 되지~~"
"근데 엄마돈으로 엄마 생일 선물을 사면 의미가 없잖아~ 너 용돈 모은 걸로 사야지~"
"그럼 엄마 집안일 도울게! 엄마 나 용돈 줘!"
그때부터 기특이는 내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엄마! 내가 도와줄까? 를 연신 외쳐댔다.
그런 아이가 태명처럼 기특하기도 하고, 다이소에 가서 도대체 뭘 사고 싶길래 내 생일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목숨을 거나 궁금하기도 했다.
불현듯, 며칠 전 둘째 어린이집 친구들 생일잔치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을 포장하고 있던 때가 떠올랐다.
다이소에서 산 보석 반지함을 보더니 와 이거 예쁘다! 엄마 사줄게! 라며 기특이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근데.. 기특아,이거는 작아서 엄마 손가락에 안 맞을 텐데?"
"아.. 그래 아쉽다...."
머릿속에 반지를 사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으니 그다음 계획은 뭘지, 설마 내 선물이라고 하고 자기 장난감을 사 오지는 않겠지... 뭐 그런다 한들 아직 혼자서 물건 사본 경험이 몇 번 없는 아이에게 이런 기회도 줘봐야지. 그야말로 살아있는 수학과 경제 경험이 될 것이야!
제발 반지만 사 오지 말아라, 그거 엄마 손가락에 들어가지도 않는단다를 속으로 외치며 혼자서 씩씩하게 엄마 선물을 사겠다고 나간 아이를 기다렸다. 야무지게 용돈 지갑도 잘 챙겨갔다.
모은 용돈은 12500원.
기특이한테 신신당부했다.
"너 이 돈 다 쓰면 안 되고 꼭 필요한 것만 사 와야 해? 알았지?"
"응 알았어!"
한참 있다 집으로 도착한 아이는 천사 같은 얼굴로 빙그레 웃으며 나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내민다.
포장 상자까지 고른 섬세함이란..
나를닮은 거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네일도 안 받는 손에 스티커를 야무지게 붙여본다. 키티 오랜만이구나 안녕!
반지는 손가락에 안 맞는다고 미리 얘기를 했으니 대안책으로 네일아트 스티커를 사 온 아들이 대견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난감 유혹이 있었을 텐데 딱 온라인 카지노 게임만 2천 원을 쓰고 나온 그 결단력 역시 칭찬해주고 싶었다.
그날은 다른 날보다 더 꽈악 안아주면서 말했다.
"고마워! 기특아! 엄마 너무너무 고마워! 사랑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