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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햇살 Jan 04. 2025

네가 밥 먹을 동안엔 내가 널 지켜줄게!

빠이의 동물친구들


깊은 숲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냐옹


숲속 오두막에서 맞는 첫 아침. 문밖을 나서자마자 수경식물을 키우는 화분 속에 코를 콕 박고 있는 카지노 게임를 만났다. 여기 주인장이 분명 카지노 게임 전용 물그릇에 깨끗한 물이 마르지 않도록 해줄 텐데, 수경식물이 뿌리를 내린 물은 레몬 띄운 물처럼 좀 다른 맛이 나는지 물을 마시느라 아주 신이 났다.


카지노 게임그래, 이 맛이야옹!


‘거기가 네 옹달샘이구나! 그 물이 맛있어?’


말을 걸었더니 이제 물은 다 마셨다는 듯 폴짝 바닥으로 뛰어내린 카지노 게임가 따라오라는 듯 뒤뚱뒤뚱 앞장을 선다. 카지노 게임가 날 데려간 곳은 프런트가 있는 건물 앞 야외에 조촐하게 마련된 식탁들 중 하나. 점지해준 자리에 앉아보니, 별채로 지어둔 작은 부엌이 가장 잘 보이는 상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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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너 혹시 내가 아침 먹으러 가는 길인 걸 알고 여기로 날 데려온 거야?’

‘에유, 일찍일찍 좀 일어나! 다른 손님들은 벌써 아아까 다 먹고 갔어!’


어제 체크인하면서 오전 여덟 시부터 열한 시까지 프런트 앞에서 무료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요리해준다고 안내를 받았는데, 아직 열 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부엌이 벌써 텅 비어있는 게, 어쩐지 파장분위기다. 저기 구석자리에 앉아있던 가족들도 식사를 다 마쳤는지 일어나 떠나고, 작은 야외식당엔 나만 홀로 덩그러니 남겨졌다. 너무 늦게 왔냐는 내 물음에 손사래를 치곤, 붙임성 좋은 주인장은 싱글벙글 웃으며 ‘어서 1인분 요리해줘!’라고 외친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직원은 어제 낮에는 프런트를 보다가, 밤에는 달려와 먹통이 된 TV를 고쳐주었던 바로 그 청년인데, 아침엔 셰프도 겸업하나 보다.


하얀 아기카지노 게임가 부엌 앞을 기웃기웃


코앞의 부엌에서 달그락 프라이팬을 불 위에 올리는 소리, 치이익- 달군 팬에 계란물 붓는 소리 따위가 경쾌하게 들려오더니, 곧 내 앞에 갓 요리한 아침식사가 배달되었다. 치즈와 쪽파를 넣은 태국식 오믈렛-계란부침-과 고기완자가 든 따끈따끈한 쌀죽! 아니, 모양새가 쌀죽보다는 ‘국밥’에 더 가까우려나? 어쨌거나 아침엔 무조건 밥을 먹어야하는 사람에겐 꽤나 반가울 아침식사다.


식탁 밑에 카지노 게임 있어요!


고소한 치즈가 부드럽게 녹아있는 계란부침은 치즈가 제법 많이 들어가 있음에도 아삭아삭 씹히는 쪽파 덕분에 느끼함이 전혀 없다. 오믈렛과 국밥이라는 구성에서부터 동서양문화권의 손님들을 두루 아우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더니만, 이 계란부침, 굉장히 절묘하게 동양식과 서양식의 중도를 지키는 맛이다.


고수를 동동 띄운 국밥 역시, 태국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깔끔하고도 대중적인 맛! 빛깔부터 맑은 국물에선 고기 잡내나 부담스러운 향신료 따윈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직접 빚은 듯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완자도 맛있어 보였는데, 고기를 먹지 않으니 전부 남기게 됐다. 미안해서 주인장에게 사정을 설명하니, 주인장은 괜찮다면서 여전히 싱글벙글. 이 숙소는 규모가 제법 큰데도 싱글벙글 주인장아저씨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혼자 일당백을 하는 만능청년 덕분인지, 꼭 민박집에 놀러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침식사에 카지노 게임보초서비스 포함이에요!


여름바람이 나뭇잎 흔드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세월아 네월아 느긋하게 숟가락을 놀리는데, 식탁 밑에서 뽀송뽀송한 황금색 털옷을 입은 카지노 게임궁둥이가 자꾸만 보일락 말락 숨바꼭질을 한다. 여기까지 나를 데려다주었으니 카지노 게임답게 곧 자기 할 일을 하러 떠날 줄 알았는데, 이 녀석, 계속 내 발밑을 지키고 있다.



‘얘, 너 언제까지 거기 있을 거야?’

‘당연히 네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지! 우리 리조트는 아침식사에 카지노 게임보초서비스 포함이야. 야생에서는 밥을 먹는 동안에 다른 포식자들에게 습격당할 수가 있어서 서로 번갈아가며 보초를 서줘야 해.’

‘근데, 카지노 게임는 신뢰하는 인간들한테만 엉덩이를 맡긴다며? 너 아까부터 계속 엉덩이가 날 향하고 있는데!?’

‘응, 나는 이 밑에서 작은 쥐나 벌레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너를 지켜주고, 너는 그 위에서 다른 큰 동물들이 나를 습격하지 못하도록 내 뒤를 지켜주고, 함께 살아가려면 그렇게 서로서로 지켜줘야 하는 거야!’


의리가 넘치는 치즈카지노 게임는 내가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 식탁 밑을 지켜주었다. 살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그제야 ‘다 먹었어?’ 하는 얼굴로 날 쳐다보는 녀석. ‘그럼 이제 내 할 일은 끝났네!’라는 듯 느긋한 걸음걸이로 프런트를 향해 걸어가더니, 출입문 앞에 깔린 동그란 러그 위에 털썩 주저앉아 식빵을 굽기 시작한다.



‘난 이제 낮잠 잘 시간이야.’


오전일과를 훌륭히 수행해낸 카지노 게임요원을 칭찬하듯, 보송보송한 카지노 게임정수리 위에 아침햇살이 반짝이고. 곳곳에 그림자가 늘어진 현관 앞에서 용케 가장 볕이 잘 드는 자리를 차지한 카지노 게임는 태양의 포근한 어루만짐 속에 금세 꿈나라로 빠져든다.



화단에선 커다란 밥그릇에 부어준 사료를 단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워낸 아기카지노 게임 둘이 나란히 꾸벅꾸벅 조는 중. 갑자기 덮쳐온 커다란 인간의 그림자에 슬그머니 눈을 뜬 녀석들이 ‘아무래도 츄르를 주려는 건 아닌 것 같지?’하고 서로 눈짓을 주고받더니만, 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스르르 두 눈을 감는다.


아침엔 서로 인사를 해요!


나도 이만 오늘의 길을 나서려는데, 어제 숙소에 막 도착했을 때 마중을 나와 주었던 고등어카지노 게임가 어디선가 쏜살같이 튀어나와 앞을 가로막는다.



‘나랑은 아직 인사 안 했잖아! 그냥 가면 어떡해?’


내 앞에 털푸덕 주저앉아 버리는 녀석 때문에 서둘러 나가려던 계획은 보류. 카지노 게임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내게 한동안 ‘미요- 미요-’ 잔소리를 해대던 고등어카지노 게임가 ‘자, 이 정도면 이제 내 말 다 알아 들었지?’라는 듯 일어나 어슬렁어슬렁 부엌으로 향한다.


일찍 좀 들어와, 그리고 올 때 츄르 사냥해 와!


작은 부엌은 그새 ‘여기서 누가 요리를 했었다고?’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되어있다. 만능청년은 다시 주 일터인 프런트로 돌아가고, 언제 잠에서 깼는지 하얀 아기카지노 게임가 고등어카지노 게임를 쭐래쭐래 뒤따라 부엌으로 들어간다.



커다란 창문 너머로 사시사철 푸른 논과 산이 반겨주는 부엌. 이곳에서 요리한 아침식사엔, 창문을 성큼 넘어 들어온 눈부신 여름의 햇살과, 그 속에 살포시 실려 온 푸르른 싱그러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화려한 기교나 특별한 재료 없는 수수한 요리였지만, 이 작은 부엌을 들여다본 순간, 그것들은 내 안에서 빠이의 파아란 하늘이 되고, 초록빛 잎사귀가 되고, 투명한 햇살이 되었다.



하얀 아기카지노 게임는 햇살이 가장 따사로운 부엌 창가에 엎드려 잠을 청하고. 좀 전까지만 해도 화단에서 하얀 아기카지노 게임와 나란히 꾸벅꾸벅 졸던 치즈카지노 게임는 화단 밖으로 나와 발도리를 하고선 또랑또랑한 얼굴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치즈카지노 게임의 눈길이 향하는 곳을 보니, 치즈와 고등어가 반반 고루고루 뒤섞인 카지노 게임가 ‘넌 뭐야? 새로 온 손님이야?’라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빤히 나를 올려다본다.



금수저카지노 게임들


요 녀석들 몸집이 차이 나는 걸 보니 아무래도 형님과 아우, 아니면 엄마와 딸 같은데. 반반이가 먼저 성큼성큼 길을 나서자, 치즈카지노 게임도 얼른 화단에서 뛰어내려 뒤를 쫓는다. 신이 나서 바짝 올라간 치즈카지노 게임의 꼬리를 보니, 아무래도 지금부터 놀이시간인가 보다.


자자, 놀이에 앞서서 이렇게 카지노 게임자세로 스트레칭부터!


역시나, 나무가 우거진 리조트 안으로 들어선 둘은 이내 곧게 자란 나무 한 그루를 골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나무타기를 시작했다. 우다다다- 가파른 나무를 잘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너희들, 터 참 잘 잡았다!’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카지노 게임들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집냥이가 되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집 안에서 사는 카지노 게임들은 평생의 안전과 먹거리를 확보한 대신에 야생의 즐거움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집사들은 집안공간을 모두 카지노 게임에게 헌납해가며 캣타워를 놓고, 해먹을 설치하고, 숨숨집을 만들어주며 야생성을 지닌 카지노 게임들이 최대한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려 애쓴다. 그런데 이 리조트카지노 게임들은, 굶주림이나 교통사고의 위험, 상위포식자의 공격 등이 없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 살면서도 야생의 다양한 환경들 또한 두루두루 즐기고 있으니, 카지노 게임계에도 ‘금수저’가 있다면 바로 이 녀석들이 아닐까?


우다다다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가, 다시 우다다다 내려와서 또 다른 나무를 향해 우다다다 돌진했다가, 다시 내려와서 화분에 고인 물을 좀 마시다가, 우거진 풀숲으로 또 우다다다 돌격하면서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카지노 게임들을 터벅터벅 뒤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레 리조트를 한 바퀴 돌게 됐다. 직전에 묵었던 <Wellness in the Valley는 구석구석을 모두 인간의 손길로 가지런히 정돈해두었다면, 이번 숙소는 풀도 나무도 좀 더 제멋대로 자라도록 내버려두고 있다.


특히 언덕을 깎아서 만들었는지 리조트 입구 쪽은 평지인데 내가 묵는 방갈로 앞은 가파른 언덕이어서, 그 아래로 내려가 위를 올려다보면 보이는 풍경이 매력적이다. 이리저리 마음껏 흐트러지며 우거지게 자라난 풀과 나무 사이에 파묻힌 ‘숲속 오두막’을 보고 있으면, ‘간밤에 TV가 먹통이 되었던 건 역시 수풀요정들의 장난이었어. TV 말고 밤바람이 풀숲을 흔드는 소리에 귀를 좀 기울여보라고 그랬던 거지!’하는 동화 같은 생각들이 절로 뭉게뭉게 피어난다.



계획에 없던 산책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부엌 앞에 도착해보니, 반반이카지노 게임와 함께 신나게 나무를 타던 치즈 아기카지노 게임가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창가에서 곤히 잠든 하얀 아기카지노 게임 곁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벌써 놀이시간이 끝난 거야?’라고 말을 걸었더니, 무슨 소리냐는 듯 빤히 쳐다보는 카지노 게임. 아차, 내가 산책을 너무 오래 했구나!



비록 태어난 곳은 선택할 수 없었지만


햇살 가득한 작은 부엌은 아침식사시간이 끝나면 아기카지노 게임들의 ‘낮잠집’으로 변신하는 모양. 부엌 구석엔 맛있는 사료가 가득 든 큼직한 포대도 놓여있다.


이 아이들은 태어나보니 이 리조트가 집이었던 걸까? 하지만 단지 이 자리에서 태어난 것만으로, 이 카지노 게임들에게 ‘금수저’가 쥐어진 것은 아니다. 카지노 게임들의 수저는, 종일 싱글벙글인 이곳 주인장이 부엌 앞 화단에 기꺼이 아기카지노 게임들의 몸집보다 훨씬 큰 사료그릇을 놓아두고, 그 큰 그릇을 삼시세끼 그득그득 채울 수 있도록 부엌구석에 사료포대를 쌓아두고, 카지노 게임들이 애써 조경해둔 나무들을 타고 오르고 풀숲을 헤쳐도 내쫓거나 윽박지르지 않고 그저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기에, 마침내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빛이 되었다.


우리는 태어날 곳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다. ‘미리보기’도 한 번 해보지 못하고 태어나버린 세상에서, 사람들은 내 아이만큼은, 내 반려동물만큼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주변의 작은 생명들만큼은, 태생적인 설움 따윈 모르고서 그저 행복하기를 바라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 이상을 일구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비록 내가 태어난 곳은 선택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내일 새로이 태어날 생명들이 살아갈 곳은 만들어갈 수 있기에.


길 위의 작은 생명들을 기꺼이 거두고 매일매일 열과 성을 다해 그들을 위한 터전을 닦는 사람들로부터, 오늘의 모습에서 성큼 바뀌어있을 내일 우리의 터전을 그려본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깊이 애도를 표하며,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생존하신 분들이 하루 빨리 회복하시기를, 유가족분들께 필요한 모든 지원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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