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섯 번째 사표를 던지며 '정규 월급'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났다.
월급이란 묘한 중독성이 있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그 숫자는 나를 안심시키지만, 동시에 나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되기도 한다. 한 번 익숙해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족쇄를 쥐고 있는 자들은 언제나 힘을 과시했다.
그들은 '대표', '사장', '회장'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모든 월급을 쥐락펴락하며 스스로 왕좌에 앉아 있는 사람들.
나는 그들에게...
"에라이~ 퉤! 줘도 안 먹어!"
라고 우렁차게 일갈을 가하고 싶었다.
여섯 번째 사표를 던지기까지 여러 회사를 거치며 나는 다양한 대표들을 만났다.
누군가는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낸다면서 사장이 시켜서는 안 될 개인적인 일을 서슴없이 시켰고, 누군가는 매일같이 버럭 화를 내며 사무실을 공포의 장으로 만들었다. 또 누군가는 듣고 싶은 말만 선별적으로 들으며 직원들의 현실적인 고충은 외면했다. 어떤 이는 모든 직원을 월급만 축내는 도둑이라 생각했고, 누군가는 직원들을 자기 입맛대로 차별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직원 모두를 무능력자라 단정 지으며 깎아내렸다.
그들 모두 입버릇처럼 이런 말을 달고 살았다.
"내가 월급 주는데 이 정도도 못 해?"
"그것밖에 못 해?"
"나 때는 말이야..."
"니까짓 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외쳤다.
'야! 그럼 너 혼자 일하지, 카지노 게임 추천은 왜 뽑아?'
'내가 돈을 주니 이래도 괜찮다'는 심보는 언제나 갑질로 나타난다. 이 갑질은 단순한 권력 남용이 아니다. 그것은 직원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단순한 노동력으로 취급하는 태도다. 그리고 그 태도는 언제 어디서든 카지노 게임 추천의 정신 건강을 갉아먹는다. 이 갑질이란 놈은 뿌리가 깊고, 지독하다.
그들은 법인카드로 호화로운 식사를 즐기고, 억대의 자동차를 굴리면서도 직원들의 연봉 인상 요구에는 한없이 인색했다. 회사가 어려우면 "지금 힘드니 참아야지"라 했고, 회사가 잘되면 "위기를 대비해야지"라 했다. 결국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건 늘 빡빡한 현실뿐이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다닌 회사를 나올 때 묵직한 해방감을 느꼈다. 마치 답답한 방에서 뛰쳐나온 것처럼 숨이 트였지만, 동시에 속이 뒤틀리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가 끓어올랐다.
회장은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전문 경영인에게 맡긴다며 사모펀드에 넘겼다고 했다. 언뜻 보면 미래를 위한 결단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그는 회사를 매각한 후 다시 그 사모펀드에 거액을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되어 있었다. 직원들은 그를 떠나보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여전히 회사의 숨겨진 지배자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한순간에 '새로운 경영 체제'에 적응해야 했고, 나는 새롭게 부임한 임원들과 마주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들은 이미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입을 맞춘 듯 한결같이 카지노 게임 추천이 무능력하다는 말투로 얘기했다. 마치 카지노 게임 추천을 '비효율적인 비용'으로 바라보는듯했다.
나는 한참 후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회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직원들이 다 무능해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해. 특히, 과장, 차장 이상은 그냥 월급만 축내는 존재들이야."
회장의 행보를 하나하나 되짚어보니,그는 혼자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회사도 직원도 다 버린 것이었다. 회장은 회사를 떠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을 쥐기 위해 직원들을 팔아넘긴 것이었다.그리고 남겨진 카지노 게임 추천은 점점 내몰렸다.
그와 함께 회사를 키우며 청춘을 바친 핵심 임원들은 차례로 내쳐졌고, 그를 믿고 따랐던 직원들도 하나둘씩 등을 돌리고 회사를 떠났다. 회장의 대학 동창이자 오랜 친구였던 직원도 노조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뒷담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회장은 그가 능력이 없다는 소문을 퍼뜨렸고, 그가 노조를 만든 것은 민노총의 임원이 되려는 속셈이라는 말까지 흘렸다. 결국 그는 대학 동문회에서도 내쳐졌다.
그러나 회장의아들, 딸, 친척, 그리고 그의 지인들은 여전히 안전한 요새 안에 머물렀다. 그들은 능력과 무관하게 끝없이 승진했고, 더 높은 자리를 예약이라도 해둔 듯했다.
‘가족 같은 회사’를 표방하며 직원들에게 ‘내 회사처럼’ 일하라고 강요하는 사업자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직원들을 진짜 가족처럼 대하는 회사를 본 적이 없다. 가족이라면 최소한 서로를 존중하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야 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가족은 그저 희생을 강요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었다.
회장과 함께 싱가포르 출장을 갔던 때가 떠오른다.
그와 나는 정치 성향이 극명하게 달랐다. 나는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극우에 가까웠다. 출장 일정 중 짧은 휴식 시간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내게 정치 이야기를 꺼냈다. 내 생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무려 2시간 동안 그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나를 설득하려고 했다. 마치 내 정치 성향이 잘못되었다는 듯이, 보수적인 시각을 강요하며 내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정치적 자유는 민주 사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배웠다. 강압도, 강제성도 없어야 하는 것.
그런데 그날 나는 깨달았다.
월급을 받으면, 정치적 자유조차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갑질이란 놈 그놈 앞에서
언제나 난 늘 빈털터리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