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나가 K 산조 <베리에이션 루트
이틀 전, 나는 처음으로 ’유급휴가 신청서‘를 작성해서 핫토리 과장에게 제출했다. “뭐야, 장례식?” 과장이 입을 반쯤 벌린 채 물었다. 메가 씨와 산에 가기로 했다고 대답할 수는 없어서 “그게 좀” 카지노 게임 추천 말을 얼버무렸다. -107p
회식과 사내 정치를 피하기 위해 가족들을 돌림병 환자로 만들다 해고당카지노 게임 추천, 이직한 회사에서 새출발을 한 하타. 마침 새 회사에서는 등산 붐이 일고 있었다. 첫문장이 ‘산이요?’(따옴표는 없다.)로 시작하는 소설. <베리에이션 루트 혹은 <바리산행이라는 제목을 나는 ‘My Way’로 읽는다.
집앞에 등산로를 두고도 등산다운 등산을 시작(?)한지 반년도 안됐지만 어쩐지 좋아죽던(?) <나를 부르는 숲이 생각나는 책. 무엇보다도 1인칭 화자가 소개하는 직장동료(선배?)이자 등산친구인 카지노 게임 추천 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렇다. 베리에이션 루트를 하는 사람은 카지노 게임 추천 씨다. 사내 정치 따윈 개나 줘 버린 마이웨이 비혼 아재(인데 나랑 동갑이네?)인 카지노 게임 추천 씨는 산도 혼자 탄다.
일 얘기도 조금 많은 편이다. 그런데 어쩐지 궁금한 회사(사실 나 건설회사 출신이야. 전공은 아니지만)인데다 마이웨이 일잘러인 카지노 게임 추천 씨의 특기를 관전하는 재미가 있다. (사실주의 직장소설, 월급사실주의도 좋아해. 겸업작가도 좋아해.)
물론 사내 정치에 졸아드는 하타의 심리는 스릴러 맛이고, 분명 만화처럼 술술 읽히(?)는 한편 인간의 본질적 딜레마를 가볍지 않게 다루는 저자의 솜씨에 매료당했다. 하타라는 인물에게는 경외보다 공감을 느꼈지만, 메가 씨에게는 공감과 진한 존경과 말 못할(?) 애착을 품게 되었고 그런 그를 절묘하게 그려낸 저자 마쓰나가 K 산조에게도 초면이지만 조금 호들갑을 떨고 싶어진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제171회 카지노 게임 추천을 수상했다.
책을 펼쳐든 새벽, 마음은 이미 등산을 카지노 게임 추천 있었다. 먹고 씻고 먹고 움직이다보니 점심이 지났고 책을 넣었다 뺐다 넣었는데 흐린 하늘에 잠긴 산에서는 결국 책 사진도 찍지 못했다. 어쨌거나 계획과는 조금 다른 (베리는 아닌) 루트로 총알등산을 카지노 게임 추천 평소 배달만 시켜본 카페를 실물영접했다. 카페거리 중심에 있는 2층에 테라스에 통유리, 게다가 1.5층에 엄청 깨끗한 화장실까지 있는 아지트 발견! 이곳이 등산 전후 작업실이 되면 좋겠다.
“아, 하타 씨. 이거 비밀이에요. 말하면 카지노 게임 추천 씨가 더는 루트를 올리지 않을 테니까.” -47p
물론 메가 씨가 베리를 하러 산에 가는 것과는 무관한 일이다. 그래도 홀로 담담히 산에 오르는 그 모습이 내게는 몹시 기묘하게 느껴졌다. 매주 등산 앱에 새로 올라오는 MEGADETH의 산행 기록. 주어진 노역이라도 되는 것처럼 메가 씨는 산에 오른다. 롯코산맥. 스마구의 도가오산, 다카토리산, 스와산, 후타고산. 전부 등산로가 없는 산속을 헤매고 돌아다닌다. 베리를 카지노 게임 추천 있다. -94p
“회사가 어떻게 되느냐느니 마느냐느니, 그런 공포나 불안감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거야. 그게 증폭되어 전염되는 거고. 지금 회사 사람들 모두 좀 이상해졌잖아. 하지만 그건 예측이나 이미지랄까, 불안감의 ’감‘에 해당해. 진짜가 아니야. 허상이지.“
-148p
영업 회의가 끝난 후 나는 회식을 거절카지노 게임 추천 대형 마트에 가서 베리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했다. 큼지막한 일자 드라이버, 휴대용 톱, 8밀리미터 로프, 발라클라바, 보호안경, 그리고 980엔짜리 야케. 집에 돌아가서 장비들을 장착한 후 픽스틱을 들고 거울에 비춰보자 거기에는 메가 씨가 서 있었다. -191p
등산에 대한 전문지식은 전혀 없고, 작품에 등장하는 장비들도 거의 다 모르지만 이야기에 빠져드는 걸 막을 수 없지. 첨부된 지도와 함께, 지리에 대한 약간의 욕심(또는 자부심?)이 있다면 좀더 즐길 수 있다. 원래 지름길 욕심도 있어서 90년대 경의선 철로 무단횡단썰도 쓰려고 했는데 소설 마지막 부분이 이상하게 애틋해서 잊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