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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햇살 Mar 02. 2025

마차, 카지노 가입 쿠폰, 그리고 숯!

쉿, 조용히- Chill-해질 시간!


인간은 잡식동물이지만,


치앙마이는 커피애호가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여행지다. 커피만 마시면 머리가 깨질 듯 두통이 오는 체질이 아니었다면, 내 3개월의 장기여행은 아마도 절반이상이 ‘커피’로 채워졌을 것이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지 못하더라도, 아니,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면 더더욱, 이 작은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카페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커피 못 마심. 우유 못 마심. 두유도 못 마심. 시럽 많이 든 음료 싫어함.이런 경우, 몇 년 전만 해도 대개의 카페에서 선택지는 티백에 우린 차를 마시는 것뿐이었다. 요즘은 우유 대체 옵션들의 가짓수가 늘어나서, 귀리로 만든 오트유나 쌀로 만든 라이스유로 우유변경이 가능한 곳에선 녹차나 홍차 등에 우유를 넣어 만드는 티라떼-혹은 밀크티-를 마시곤 하는데, 이거, 은근히 맛있는 곳을 찾기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카페의 주력메뉴는 당연히 ‘커피’고, 차 종류는 차전문점이 아니고서야 구색 맞추기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보통 가장 흔한 녹차나 홍차 티백에 우유를 적당히 섞어 주는데, 또 당연한 말이지만, 다 똑같이 ‘티라떼’라고 부르더라도 어떤 차를 우려내서 어떤 농도로 우유를 섞느냐에 따라서 그 맛과 향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두통과 얕은 수면이 커피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고, 유당불내증으로 인한 문제들이 그저 ‘과민성대장’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인간은 잡식성 동물인데 못 먹을 게 뭐 있어?’라면서 닥치는 대로 다 먹고 살았을 땐 가끔 기분전환으로 마시는 티라떼가 그저 구색만 맞추면 되는 정도면 그만이었지만, 카페 메뉴판에 적힌 대부분의 메뉴들을 먹지 못하게 된 이후, ‘제발 맛있는 티라떼를 마시고 싶다!’는 이전에 없던 욕망이 생겨버렸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 한국에서 두근두근 치앙마이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별점이 높은 카페가 있으면 꼭 클릭해서 메뉴를 상세히 살펴보았는데, 범상치 않은 곳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카페든 식당이든 관광객들에게 이미 입소문이 난 곳보다는 현지인들의 리뷰 몇 개만 덜렁 남겨진 곳들을 먼저 탐험해보는 편인데, <Graph는, 한국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엄청나게 유명한 곳이지만 서둘러 방문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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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을 Chill-하게


외관부터 <도시의 세련된 카페 느낌이다. 내부는 아마도 원래 건물 골조였던 것 같은 목재를 기본으로 차가운 느낌의 시멘트와 타일을 채우고 조도가 아주 낮은 조명들로 마무리했는데, 창문엔 두꺼운 암막커튼과 블라인드를 쳐서 외부의 빛을 차단해두었다. 뜨겁게 쏟아지는 여름햇살 아래 초록이 무성한 치앙마이에서, 홀로 동떨어진 시멘트섬 같은 느낌이 드는 곳. 커피는 원래 에티오피아의 산악지대에서 농부들이 커피나무 열매를 묽게 끓여서 위장약 대신으로 복용하던 것이 기원으로 추측되지만, 오늘날엔 바쁜 도시인들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만큼, 커피의 도회적인 맛을 살려주는 개성 있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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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 안 디저트도 다들 탐스러웠지만... 밀가루는 어차피 나의 음식이 아니니 탐하지 말지어다


책 한 권만큼이나 두꺼운 메뉴판엔 그야말로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메뉴들이 한 가득! 커피 못 마심. 우유 못 마심. 두유도 못 마심. 시럽 많이 든 음료 싫어함-의 지뢰들을 전부 다 피해도 선택지가 여러 가지다. HAPPY! 이것도 마셔보고 싶고, 저것도 마셔보고 싶은 찰나, 눈에 들어온 건 <GRAPH의 인테리어와 딱 어울리는 <SILENCE. 내가 가장 즐겨 마시는 두 가지인 마차와 카지노 가입 쿠폰, 그리고 무려 ‘차콜’을 섞어 만든 음료다.


치앙마이 물가와 비교하면 가격대가 제법 있는 편이지만, 충분히 지불할 만한 퀄리티


이름만 들어도 벌써 맛있어!


‘Charcoal’은 ‘숯’ 아닌가? 처음엔 메뉴판을 보고 ‘숯처럼 까만 코코아’인가 생각했지만, 설명을 읽어보니 정확히 ‘a mixture of chocolate, matcha and charcoal’이라고 되어있다. 숯 드셔보신 분...? 숯이 오염된 공기나 물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고기를 숯에 구워먹는 거 말곤- 숯을 직접 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당장 마셔봐야지! 우유가 들어가는 음료여서, 오트유를 넣은 ‘마차코코아차콜’ 한 잔을 주문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가축사료에 숯을 섞어주면 사료 내 중금속을 제거하고, 가축의 소화기관 내에 있는 독성물질도 흡착, 제거해서 분뇨에서 나는 냄새는 줄이고 면역력은 높여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소량이라면 인간도 먹카지노 가입 쿠폰 나쁠 건 전혀 없을 것 같다-


이 날은 ‘숯을 먹어도 되나?’카지노 가입 쿠폰 의문을 품기는커녕, ‘우와 신기하네 당장 먹어봐야지’카지노 가입 쿠폰 호기심뿐이었다. 음료는 <Graph의 차갑고 도회적인 컨셉을 살린 쟁반에 주문한 음료에 대한 설명이 적힌 카드와 함께 담겨 나왔다.



이거, 모양부터 끝났는데요? 정성스레 마련해둔 메뉴판에 적혀있던 음료 이름과 설명, 서빙된 모양새에서 이미 음료를 절반은 마신 것 같은 느낌. 직원이 쟁반을 가져다주면서 흔들어서 잔에 따라 마시면 된다고 말해주었던 것 같다. 마차나 코코아는 외관상 거의 보이지 않고, 정말 ‘숯’을 듬뿍 탄 느낌. 분리된 층을 흔들어 섞어주었더니, 그야말로 영락없는 ‘숯 탄 우유’다.


어라, 내가 검은깨 우유를 주문했던가-!?


만약 책처럼 두꺼운 메뉴판으로 흥미를 돋우지 않고, 완성 직전 단계로 서빙해서 마시는 사람이 직접 마지막으로 음료를 제조하고 따르게 하지 않았다면, 이 시꺼먼 음료와 다짜고짜 마주해버린 소비자들은 아마도 이 ‘숯 탄 우유’를 그리 ‘맛있어’ 보인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


최종적으로 음료를 입에 대고 마시기까지, 작은 ‘세리모니’들이 더해져, 이 날의 ‘마차카지노 가입 쿠폰차콜’은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서 ‘경험’이 되었다. -맛은 마차와 카지노 가입 쿠폰의 쌉쌀함에 적절한 단맛이 배어있었는데, 특별히 ‘숯맛’은 느끼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살짝 중후한 느낌이 났던 것을 보면 아마도 숯은 굉장히 점잖은 맛이 아닐까 싶다-


SILENCE-


얼음에 차갑게 식힌 ‘SILENCE’를 홀짝이고 있으니, 아까는 조금 삭막해 보인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다시금 눈에 들어온다. 회색빛 적막 속에 감도는 약간의 싸늘함이, 혼자서 조용히 맛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요즘 유행카지노 가입 쿠폰 ‘Chill’한 무드에 딱 어울리는 공간이 아니었나 싶다.


때마침 놀러온, 한낮의 무지개


편안한 공간에서 정감 넘치는 음식들을 뚝딱 요리해주는 동네식당들도 좋지만! 간만에 음료의 맛뿐만 아니라 시각, 행위, 공간적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통합된 경험을 선사하는 예민하고 섬세한 카페와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이렇게 정성들인 공간이라면, 동네식당과는 또 다른 의미로 ‘단골’을 안 할 수 없잖아!


외부에 마련된 화장실은 또 다른 무드


반드시 또 오고 말 테다! I’ll be back!


나른하게 저물어가는 한낮의 태양


한국인들은 모두 매운맛에 미쳤어요


오늘은 어쩌다 보니 한국인여행객들에겐 이미 ‘성지’가 되어있는 카페와 식당을 연이어 방문하게 되었다. 이름부터 화끈한 <크레이지누들은매콤한 쌀국수를 판매하는 식당이다.



매콤한 해산물 똠얌쌀국수를 주문했다. 빨간 국물에 하얗게 띄워주는 수란 하나. 보기만 해도 궁합이 좋아 보인다. 한국요리엔 이렇게 넓적한 푸성귀를 국물에 넣어 먹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배추 같은 걸 넣카지노 가입 쿠폰 아예 푹 익히면 몰라도- 뜨거운 국물요리에 로메인계열의 야채를 띄워서 살짝만 익혀 먹으면 생각보다 맛이 좋다. -상추처럼 부드러운 야채보단 약간 아삭아삭한 식감이 있어야 맛있다-



새우, 오징어, 어묵이 들어있는 매콤한 쌀국수는, 그간 동네식당들을 하도 돌아다닌 탓인지 기대보다는 평이한 맛이었다. -한국인이어서인지, ‘크레이지’할 정도로 맵지는 않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번 정도 더 와봐야겠다 생각은 했지만, 남은 기간 동안 치앙마이에 생긴 이런 저런 단골가게들을 참새방앗간처럼 드나드느라, 결국 <크레이지누들은 이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었다.


무엇보다, 치앙마이 ‘매운맛 챔피언’은 따로 있었으니...! -치앙마이에서 제일 여러 번 똠얌국수를 먹으러 갔던 스파이시 챔피언 동네식당, 다음 언젠가의 회차에 소개 대기 중-


식당 근처에 식자재마트가 있카지노 가입 쿠폰 부른 배를 두드리면서 구경하러 갔다. 신선한 해산물과 곡물, 청과 따위를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마트다. 싱하탄산수 6병 묶음을 장바구니에 담고 나니, 이런, 다른 건 더 들고 갈 엄두가 안 난다. 녹두 400g 한 봉지를 살포시 더 얹고 나니 -자스민라이스에 녹두를 섞카지노 가입 쿠폰 밥을 하면 색깔도 푸릇푸릇 예쁘고 녹두가 고소해서 향긋한 쌀과 잘 어우러진다- 적재용량초과! 진짜 아무것도 더 살 수가 없다.


마트에서 신나서 사진 한바가지 찍는 사람, 나야 나!


그래도 구경은 멈출 수 없어! 이 근처엔 대규모의 호텔과 콘도도 많고, 외국인거주자들도 많아서인지, 재래시장과는 달리 모두 영어로 이름표가 붙어있카지노 가입 쿠폰, 특히 수산코너 구경하는 게 재미있었다. 그런데, 새우와 게는 까먹는 게 귀찮아서, 오징어와 생선은 손질해야하는 게 귀찮아서, 이름표만 실컷 구경하다가 마트를 나왔다.


노오란 밤빛에 휩싸인 호텔과 늦은 밤 마야몰 앞에 늘어선 알록달록 불빛행렬


보라색은 무슨 맛이에요?


도시의 삶에 익숙해져갈수록, 집에 돌아오고 나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럴수록! 귀갓길에 꼭 마야몰에 들러서 뭐라도 하나씩 꼭 손에 들고 돌아오는 중. 오늘 저녁은 간단하게 림핑슈퍼마켓 앞에 조촐하게 자리한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 산 ‘타로말이’를 먹기로 했다.



정확히 태국어로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강 생김새를 보아하니 라이스페이퍼에 부드럽게 찐 타로를 넣고 돌돌 말아서 짭짤한 간장에 찍어먹는 음식인가 보다. 타로는 흔히 ‘토란’과 서로 친척 사이인 뿌리채소라고 설명되는데, 토란과 달리 오묘한 보랏빛을 띠는 것이 매력이다. 태국에 오면 알게 모르게 –특히 디저트 류에서- 요 보라색 타로가 든 음식들을 많이 먹게 되는데, 고구마와 식감이 비슷한 듯하면서도 살짝 설컹거리고 카지노 가입 쿠폰 묵직하지 않아서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엄청 특색 있는 맛은 아니지만, 신비한 색깔 때문인지 은근 자주 손이 가는 녀석이다.


어릴 때 엄마가 종종 가지로 반찬을 해주면서 ‘보라색 야채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가지를 먹카지노 가입 쿠폰 보라색 영양소를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장을 볼 때 가지가 눈에 띄면 아묻따 장바구니에 담는 편이다- 가지는 겉껍질만 보라색이지만, 요 녀석은 속이 전부 다 보라색이다! 특히 찌고 나면 은은한 라벤더 빛깔을 띠는데, 그게 천연의 식재료들에서 흔히 나오는 색은 아닌지라, 확실히 맛과 상관없이 만족감을 주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연보랏빛으로 쪄낸 ‘타로’ 맛이 정확히 어땠냐고 물으면, 적당히 달고, 적당히 촉촉하고, 적당히 씹는 재미가 카지노 가입 쿠폰, 어쨌든 보라색 맛이었다!


한국에선 토란을 들깨를 넣고 국을 끓이거나, 감자처럼 간장에 조림을 해먹거나 하는 방법들이 흔한데, 라이스페이퍼에 말아 찐 토란은, 뭔가 낯설지만 친숙한 음식이었달까. 개인적으로 라이스페이퍼에 새우나 고기를 넣고 길게 말아 찌는 홍콩음식 ‘창펀’을 좋아하는데, 그것과도 비슷하면서도, 또 좀 달랐다. 창펀은 딤섬, 그러니까 만두의 일종이카지노 가입 쿠폰 안에 주로 식사느낌이 나는 재료들을 채우는 반면, 타로는 역시 디저트에 가까운 느낌이카지노 가입 쿠폰, ‘어, 이거라면 앙금빵을 만들어 먹어야할 것 같은데 이렇게 만들었다고?’ 싶은데, 결과적으로는 촉촉하고 쫄깃한 라이스페이퍼를 겉에 말아준 덕분에 호로록호로록 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생각난 김에 내일을 ‘창펀’ 먹으러 가야겠다! 결심하고 구글지도를 켜보니, 운 좋게도 바로 가까이에 창펀을 파는 홍콩음식점이 있다. 이르게 하루를 끝마치고 침대에 몸을 누이니, 내일 점심식사에 대한 기대감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역시, 결심 중에 제일은 ‘먹어볼 결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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