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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lblue Feb 05. 2025

"우리는 어떻게 타인을 설득할 수 카지노 가입 쿠폰가?"

KKK단과 흑인인권운동가의 우정을 다룬 <더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

글로 사람을 카지노 가입 쿠폰 수 있을까?

그러니까 글에는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카지노 가입 쿠폰 힘이 있을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싶어 져서 글을 써 내려가면서도 사실 마음 깊은 곳에는 어떤 불신이 있다. 정말로 글이 그것을 해낼 수 카지노 가입 쿠폰 것일까 하는. 그렇지 않다고 믿는 다면 과연 쓰는 행위에는 무슨 의미가 카지노 가입 쿠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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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때면 영화를 본다. 아니 사실 그렇지 않을 때도 영화를 본다. 내게 영화는 문학과 같은 의미다. 당신과 나를 매끈하게 가르는 경계의 표피를 찢고 개인을 카지노 가입 쿠폰의 삶 속으로 깊숙이 밀어 넣는 이 매체는 실로 문학과 많이 닮아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 봤다. 기고글을 쓰려고 다시 찾은 영화지만 역시 좋다. 미학적으로나 서사적으로 특별할 것은 없지만 이야기 자체가 가지고 카지노 가입 쿠폰 힘이 큰 작품들이 있다. <더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가 내겐 그런 영화다.


영화는 대표적인 인종차별집단인 KKK의 지역 지부장 C.P 앨리스와 흑인인권운동가 앤 에드워터가 살고 카지노 가입 쿠폰 노스캐롤라이나 더럼 지역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시행했던 아파르트헤이트처럼 1970년대는 미국 남부 지역에서도 백인과 흑인의 생활구역을 분리하는 차별정책이 유지되던 시절이다. 더럼 역시 마찬가지다. 흑과 백으로 분리된 식당, 주유소, 가게와 학교들. 그러나 흑인 학생들만 다니던 학교에 큰 화재가 나면서 흑인들은 백인들만 통학하던 공립학교를 통합학교로 개방하길 원한다. 흑인 커뮤니티의 거센 요구에 백인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는 지역 정치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문제해결의 책임을 지역 주민들에게 떠넘긴다. 주민들이 직접 선택하게 하자. 이제 통합학교의 허가여부는 10일간의 집단토론회를 통해 결정된다.


영화는 더럼 지역주민들이 공립학교 통합이슈를 다루는 10일간의 여정을 차분히 따라간다. 감동적인 설교나 충격적인 사건 없이 다만 두 사람이 대표하는 지역의 집단들이 강당에 모여 자신들이 직면한 갈등과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내키지는 않아도) 노력하는 모습들을 담아낼 뿐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KKK 소속원들도 집단토론회를 시행하라는 판사의 권고를, 다시 말해 민주적 절차라는 공동체의 권위를 수용한다는 점이었다. 흑인에게는 물건도 팔지 않는 백인우월주의자들도 지역 커뮤니티가 권고하는 방침을 받아들이고 억지로라도 약속한 시간에 강당을 찾아간다.


특히 영화가 주요 소재로 다루고 카지노 가입 쿠폰 집단토론회는 절차를 중시하는 숙의 민주주의의 가장 모범적인 모델을 보여준다.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쟁취하기 위한 진보의 투쟁 방식이 갈등하는 양집단이 모여 나누는 토론회라는 고전적 민주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당시 많은 인종차별 정책들이 NAACP와 같은 흑인민권단체들의 적극적인 고소고발과 헌법소원으로 폐지되었음을 기억한다면 더럼 지역의 문제 해결방식은 판단의 기준을 법원의 권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람들의 결정에 맡겼다는 점에서 외피는 보수적이지만 내피는 훨씬 더 급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진보란 법망이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여백으로부터 뛰쳐나오는 힘이므로. 진보의 완성은 헌법으로 갈무리될 수는 있어도 그 시작점은 언제나 법 밖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법은 가장 협소한 도구다. 헌법의 최종 목적이 시민 개개인을 정치적 존재로 호명하는 것이라면 마을의 집단토론회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법적 주체로서의 지역민을 세우는 일상의 정치 방식이다. 우리와 가장 가깝기에 위계상 가장 낮은 단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가장 까다롭고 성취하기 어려운 고도의 정치행위인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더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 어느 때보다 집단과 집단의 갈등이 격화되고 개인과 개인을 공동체로 묶어낼 언어들을 빠르게 상실해가고 카지노 가입 쿠폰 오늘날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가 되는 주요 요소들, 민주적 절차나 협상과 설득의 중요성 같은 가치들을 다시금 떠올리고 기억하게 만들기 때문에.


그러나 영화가 마을 집단토론회라는 소재를 충실히 보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우리는 과연 누군가를 설득할 수 카지노 가입 쿠폰가?"


당연히 영화는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꼬리를 문다.


"우리는 어떻게 타인을 설득할 수 카지노 가입 쿠폰가?"


글과 웅변, 대화와 논리의 힘으로? 법과 사회규범의 권위나 실력행사와 협박과 같은 폭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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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는 말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카지노 가입 쿠폰 수 있다. 오직 하나의 방법만이 그걸 가능하게 한다. 타자를 마주하고 그의 삶 속으로 뛰어드는 것. 다시 말하자면 나의 삶과 타인의 삶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는 것.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 리 없다고 영화는 이야기한다.


나는 계몽과 이성의 힘을 믿는다. 글과 문학과 영화의 힘을 믿는 것처럼.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사람은 이성과 논리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이란 그보다 훨씬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다. 이런 맥락에서 개인적으로 MBTI나 이성과 감성을 성별로 나누는 등의 모든 분류법에 동의하지 않는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일에는 지극히 냉정한 사람도 막상 본인에게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는 걸 충분히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은 본인의 일에 냉정해지기 어려운 존재다. 자신의 삶과 연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해당 문제에 초연해지기는 더 쉽지 않고. 그러니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인간은 실제로는 모두 감성적인 존재다. 한 명도 빠짐없이.


차별주의자 C.P가 결국 흑인과 백인 모두를 위한 통합학교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바꾸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10일 동안 지루하게 반복되던 논쟁? 상대 진영의 논리와 평등이라는 추상적인 관념의 힘? 학자와 기자들의 이성적인 분석과 참고문헌들? 책과 영화와 아름다운 문장들?


그의 마음을 가장 강력하게 뒤흔든 것은 바로 앤 애트워터의 참견이었다. 아들에게 필요한 병실을 마련할 수 없어서 쩔쩔매던 C.P에게 앤이 그녀가 활동가로서 획득한 인적 자원을 활용해 도움을 줬던 그 순간, 그 찰나부터 두 사람 사이의 선명한 경계는 조금씩 부서져 내리기 시작한다.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례한 일이다. 도움을 요청한 적도 없는 문제를 그것도 가족의 가장 내밀한 프라이버시를 거침없이 침범해 들어와 해결해 버린 앤의 행동은 C.P가 불쾌하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을 만큼 갑작스럽고 부적절했다. 그러나 활동가란 그런 존재다. 앤이 C.P의 문제를 기민하게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그녀가 커뮤니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활동가라는 이력 덕분이었을 것이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수없이 많은 사연들을 들여다보며 앤은 사람이 타인에게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때로는 그가 원하지 않더라도 손을 내미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이해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개개인이 처해카지노 가입 쿠폰 문제적 상황들이 실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통찰하고 있다. 가장 현장 가까이에 카지노 가입 쿠폰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성찰이라는 게 있다. 사회의 문제는 별건처럼 위장하고 있어도 실은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나곤 한다. 그걸 그녀는 체득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통합학교 허가 문제와는 동떨어져카지노 가입 쿠폰 것처럼 보이지만 앤은 C.P가 처해카지노 가입 쿠폰 문제가 결국 지역과 더 나아가 자신과 한데 얽혀있음을 이해한다. 흑인여성과 백인남성이라는 두 사람의 구별되는 정체성 너머에는 더럼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노동계급으로서의 공통의 정체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픈 환자를 수용할 수 카지노 가입 쿠폰 병원이 모자라다는 것은, 이 도시에서 두 세명의 아이들을 외벌이로 키워내야 한다는 것은, 모자란 공립학교와 아이들을 위한 시설들은, 그리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카지노 가입 쿠폰 괜찮은 조건의 주거시설이 절대적으로 모자라다는 것은, 인종과 성별로는 완벽하게 분리해 낼 수 없는 삶의 문제들이다. 하나의 정체성만으로 수렴할 수 없는 이 복잡성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서로 다른 존재들의 연대를 유도할 수 카지노 가입 쿠폰 실마리이기도 한 셈이다.


잘 드는 칼로 베어낸 듯한 명철한 글들을 좋아하고는 했다. 지금도 역시 좋아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세상에는 존재함을 이해하게 된다. 곧 죽어도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은 문제들이 오지랖 넓은 한 아저씨의 넉살에서부터 해법의 단초를 찾아낼 때, 뭐 저렇게 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정이 넘치는 아주머니가 격렬히 갈등하는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해 낼 때, 장애인 학교는 혐오시설이라며 설립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하나하나 만나며 상황을 설명하고 그 필요를 이해시키기 위해 기꺼이 타자들을 만나길 반복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은 문자와 같은 매개를 통해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리 따뜻한 글이라도 결국 옆에 카지노 가입 쿠폰 사람을 안아줄 수 카지노 가입 쿠폰 팔은 없으니까.


C.P의 변화는 전적으로 앤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한 식탁에 앉기도 싫을 정도로 증오카지노 가입 쿠폰, 저 대책 없는 인종차별주의자의 삶을 그녀가 잠시나마 들여다보는 순간(그녀는 C.P의 문제를 그의 통화를 엿들으며 알게 된다. 정말 오지랖 넘치는 어머님..)앤은 그의 고통에 공감한다. 인간이니까. 그녀도 그도. 온라인상에서 혐오스러운 상대를 발견카지노 가입 쿠폰 것은 어쩌면 매우 쉬운 일이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불쾌한 게시글들이 떠돌아다니는 시대, 자신의 정치수명연장을 위해 소수자들을 향한 혐오를 조장하고 갈등을 유발카지노 가입 쿠폰 정치인들의 망발들. 그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 사이를 오가며 분노했다 절망했다 다시 분노하며 하루를 보낸다. 클릭하면 업로드되고 다시 클릭하면 차단되는 글들, 비판하고 비난하고 욕을 하고 공격카지노 가입 쿠폰 언어들 사이에서 차단과 삭제를 반복카지노 가입 쿠폰 동안 하나의 질문은 끊임없이 커져간다.


"우리는 과연 누군가를 설득할 수 카지노 가입 쿠폰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타인을 설득할 수 카지노 가입 쿠폰가?"


<더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 내 결정적 변화의 시작은 앤과 C.P가 물리적으로 만남으로써 비롯된다. 앤이 C.P를 구성하는 폭력, 백인우월주의, 보수성과 같은 추상적인 관념의 장막들을 걷어내고 그의 생활이라는 구체적인 민낯을 마주할 때 비로소 두 사람 사이에 다리가 놓인다. 응시란 상호적인 행위기에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앤을 C.P 역시 마주 볼 수밖에 없다. 아들의 병실 문제를 해결해 준 앤을 따라 C.P는 그녀의 딸이 다니고 있던, 이제는 화재로 엉망이 되어버린 흑인아이들의 학교를 찾아간다. 자신의 자녀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이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곤란해하고 카지노 가입 쿠폰 그 현장을 바라보며 C.P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난다. 일평생을 백인우월주의 안에 갇혀 사고해 온 그의 세상이 한 흑인여성운동가의 무례한 참견으로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집단토론회의 마지막 날, 단상 위에 오른 C.P는 애초에 KKK에 가입한 이유를 회고하며 결정의 이유를 밝힌다. 그는 외로웠고 개인이라는 고립을 넘어 누군가와 연결되길 끊임없이 원했었다고, 그리고 가급적이면 개인의 성공이나 영광보다 더 큰 가치, 이를테면 공동체를 위한 좋은 일에 참여하고 싶었었다고 고백한다. 그의 인생에서 KKK의 가입이 소중했던 이유는 어디에도 소속하지 못했던 그에게 어둠 속에서 자신을 인도하던 불빛처럼 머물 곳이 되어줬기 때문이라는 어리석지만 솔직한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하여 그는 학교의 통합에 찬성한다. 일견 모순처럼 보이는 이 극단적인 변심이 가능했던 것은 인간이란 흑과 백처럼 옳고 그름으로 선명히 나뉘는 분절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소속되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는 그의 내적 동인이 잘못된 길을 가도록 C.P를 추동했듯이, 정확하게 동일한 내적 욕망이 이번에는 바른 선택을 하도록 그의 등을 떠밀었다. 서로 다른 존재의, 그것도 전혀 다른 두 사람 사이의 대면이, 교류가, 대화가, 도움이, 위로와 이야기가 마침내 한 사람의 변화를 성취해 냈다. 글과 기사가, 학술과 논쟁이, 이성과 합리가 아니라 타인의 삶을 생이라는 총체로 이해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공감과 감성이, 그리고 다름에서 같음을 찾아내는 집요함과 타자의 고통에 감응하는 다정한 마음이 그를 움직였다. 나를, 누군가를, 그리고 우리를, 세상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는 다름 아닌 마주함으로부터 태어난다. 타자를 들여다보는 응시와 응시로부터 비롯한 우정이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초석이 된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이 초석이 차가운 이성의 대리석이 아니라 따뜻하고 말랑한 감정으로 가득 차 있는 카스텔라와 비슷하지 않을까 상상하곤 한다. 이성주의자들에게는 아쉽겠지만 세계는 이런 부드러운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는다. 설득이 어려운 원인이기도 하고 동시에 설득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얄궂기도 하지.


C.P의 변심에 더럼 지역 백인들은 그가 운영하는 주유소를 보이콧한다. 한때 동료였던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공격받아 불탈 뻔했던 텅 빈 C.P의 주유소를 살리기 위해 흑인 이웃들을 모아 온 것은 역시 앤이었다. 흑인에게는 주유하지 않던 C.P의 주유소 앞은 이제 차를 끌고 나온 흑인 고객들로 가득하다. 공공학교의 개방은 이후 순차적으로 음식점과 잡화점, 철물점과 같은 민간의 영역으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거센 백래시에도 불구하고 앤과 C.P가 함께 열어젖힌 문은 더 많은 사람들을 태운 함선이 되어 더 많은 이들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더딜지라도 거스를 수 없는 큰 힘이 되어. 작은 우정과 거대한 역사적 전환은 모두 하나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해와 설득, 공감과 연민의 언어로 빗어낸.


<더 베스트 오브 에너미즈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다. 실제로 앤과 C.P는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을 돌며 더럼 지역의 사례를 소개하고 다녔다고 한다. 물론 C.P는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KKK에서 탈퇴한 후 노조 지부장으로 활동했고 그와 앤의 우정은 이후 30여 년간 지속되었다고 한다. 영화의 말미에 실존했던 인물들의 인터뷰를 쿠키처럼 보여주는데 당시 마을 집단 토론회의 이론적 틀을 제공했던 학자 빌 리딕의 "망했어, 다 망했어. 이건 도저히 해낼 수 없어."라고 절규했던 회고담과 퉁명스럽지만 강인한 앤의 인터뷰 그리고 문제적 인간 C.P의 육성이 이것이 정말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강조해 준다. 재밌으니 꼭 놓치지 않고 보시길.


이 기묘한 사람들의 우정과 역사를 들여다보며 역시 다시 한번 설득의 작업의,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일들의 그 지난하고 험난하고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다른 쉬운 방법은 없는 거구나.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설득하고 싶다면 귀찮고 번거롭고 하고 싶지 않더라도 당신을 만나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당신의 삶을 들여다봐야 하는 거구나. 그렇게 생과 생을 걸고 증명해야 하는 거구나. 아주 오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비효율적으로 느리고 지루한 그 모든 과정들을 거쳐야 하는 거구나. 때로는 무례하고 존중해야 할 선을 넘어가는 만용을 부려서라도 부딪히고 깨지고 진창을 뒹굴면서 당신과 나의 거리를 좁혀야 하는 일이구나. 새삼. 새삼 다시 생각한다.


그러나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 좁은 가능성에 카지노 가입 쿠폰의 미래가 달려있다면, 역시 해봐야 하는 거겠지. 만나야겠지. 이야기를 시작해야겠지. 몇 번이고 실패하더라도. 당신의 마음에, 카지노 가입 쿠폰의 마음에 서로가 가닿을 때까지, 그 긴 여정을 나의 적과 함께 걸어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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