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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승광 Sep 16. 2023

포기할 수 있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짐

노동조합 전임자의 편지 8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하지 말라거나, 끈기 있게 계속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혹여라도 부모님에게 무엇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면 중도에 그만두기가 어려워집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 후에 들어야 할 말이 너무 싫기 때문이죠. “네가 그렇지 뭐. 내 그럴 줄 알았다.” 그 일이 꼭 중요해서가 아니라 이 핀잔, 이 힘 빠지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 멈추고싶던 일을 계속한 적도 많습니다. 중도에 그만 두는 것을 죄악으로 인식한 것이지요. 물론 그 덕에 일을 완성해 낸 것도 많습니다. 이 관념이 내적 협박으로 작용하여 나를 그 일에서 떠나지 못하게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성과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이 협박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미화될 수도 없습니다.


중도 카지노 게임 추천를 죄악으로 보는 것이 꼭 고리타분하거나, 40대 이상 아재들만 가지고 있는 관념은 아닙니다. 얼마 전 ‘중꺽마’라는 인터넷 밈(meme)이 유행했습니다. 밈의 진원지는 프로 게이머였던 DRX팀의 김혁규(데프트) 선수가 팀의 패배 후에 기자와 한 인터뷰였습니다. 기자가 인터뷰를 요약하면서 그 제목을 <DRX 데프트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라고 지은 것이지요. 그 후 DRX팀이 역전을 달성해나가며 최종 우승까지 거머쥐게 되자, 이 문구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끝을 볼 때까지 첫 카지노 게임 추천을 굳건히 할 것. 이것은 성공에 중요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내적 다짐에 그쳐야 합니다.


첫째, 내적 다짐이어야 한다는 것은 공포와 두려움, 혹은 그 이전의 계율로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드라마 <런온의 미주(신세경 분)는 이를 멋지게 표현한 바 있습니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극복이라는 게 꼭 매 순간 일어나야 되는 건 아니예요. 주말엔 쉬어도 돼. 그러니까 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그게 뭐든.”
카지노 게임 추천드라마 <런온 제3화

둘째, 개인적이라는 것은 본인이 혹시 이것을 혹시 계율이라고 인식하더라도, 이 계율을 타인에게까지 적용시켜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이것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는 이것을 잣대로 타인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그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카지노 게임 추천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그 상황을 모두 안다손 치더라도 우리가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조직내에서 내가 어떤 의제를 추진할 때, 이 의제가 매우 중요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여겨질지라도, 이건 어디까지나 내 판단이라는 것입니다. 만일 다른 이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반대를 표한다면 깨끗하게 접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사후적으로 그떄 내 판단이 옳았다고 회고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 성찰해야 할 사항은, ‘그 떄 더 강하게 밀어부칠 것을’이 아니라 내가 어디서 조직원들과 소통이 부족했나와 관련된 것입니다. ‘회의에 올리기 전 조금 더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것을’, ‘한 번 더 뒤집어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해볼 것을’과 같은 반추입니다.


저번 두 개의 글에서 집행부 첫 워크숍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이번 글은 그에 이어진 글입니다. 안건은 총 11개였습니다. 그 중 4개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아이디어를 풀어놓은 것이었습니다. 임기가 시작된 후에 생각한 것도 있었고, 몇 년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현업에서는 제 담당 업무가 아니었기에 풀어 놓은 어딘가를 찾지 못했던 생각들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내 업무도 아닌데 굳이 일을 사서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노동조합 지부장이 되었으니, 풀어보아야겠다, 바꾸어보아야겠다 생각했었던 거죠. 야근을 하면서 머릿속에 있던 것을 구체화하고 정돈했습니다. 법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은 판례와 행정해석을 뒤졌으며, 실무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알고자 개인적으로 노무사 자문까지 거쳤습니다. 제도의 장점만 보이는 것이 우려되어 뒤집어 생각하고, 예상되는 단점을 안건에 넣었습니다. 집행부로 하여금 더 깊게 고민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4건 모두 추진 불가로 결정났습니다. 제가 카지노 게임 추천하지도 못 했던 우려사항이 강하게 제출되기도 하였고, 적어놓았던 단점이 카지노 게임 추천보다 매우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예상보다 큰 반대 목소리를 처음 접하면서, 저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마 속으로 이랬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지부장이 고민 끝에 내어 놓은 의견인데,
이렇게 반대가 심할 수가 있나?’


카지노 게임 추천Image byGordon JohnsonfromPixabay


하지만 안건이 하나, 둘 지나고 감정은 차분해지고 카지노 게임 추천은 정리되었습니다. 처음 바랐던 상황이 이거 아니었던가 싶었습니다. 결론이야 어찌 됐건, 물론 추진하자고 결론이 났다면 매우 좋았겠지만서도, 문제에 모두가 달려들어 심도 깊은 논의를 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카지노 게임 추천했습니다. 워크숍이 아니었다면 언제 이런 문제로 함께 고민해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함께 많은 공부를 했구나 싶었습니다.


첫째 안건에 대해서 ‘drop'을 말하던 저와 넷째 안건에 대해서 ’drop'을 말하던 저의 기분은 달랐습니다. 처음의 ‘drop'에 아쉬움과 찜찜함에 흥분이 약간 섞여 있었다면, 맨 나중의 ’drop'에는 후련함이 가득이었어요. 안건을 거치면서 회의에 임하는 목적과 자세가 정돈되었던 것입니다. 내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공부하는 장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런 카지노 게임 추천이 점차 자리 잡았습니다.


회의를 마치고는 이런 반문도 들었습니다. 내가 지부장이 되기 전 지금 올린 의제들을 접했다면 어땠을까? 한 명의 연구자로 찬성 의견을 낼 수 있었을까? 찬성할만한 의제도 있었지만 반대할만한 의제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대할만한 의제는 왜 내놓았던 것일까요? 지부장이 되었다고 카지노 게임 추천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아마 조합원의 문제 해결에 함몰되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이것만 되면 그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카지노 게임 추천해서였습니다. 그 대신에 조합 밖으로 발생될 문제에 대해서는 눈감아버렸습니다. 하지만 집행부 구성원들이 회의를 통해 그 문제점을 크게 부각시켜 주었습니다. 여기까지 카지노 게임 추천이 이어지자 집행부에 대한 고마움이 일었습니다. 제가 간과했던 것을 짚어주었으니 말입니다.


회의가 끝나고 저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대단히 편안해졌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들었습니다. 열어놓고 맡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회의에 이어진 술자리는 매우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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