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오랜만에 친구랑 통화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친구가 한 무료 카지노 게임 때문에 받은 상처를 말했다.
왜 나한테 그렇게 말을 한 거지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지
그냥 나를 무시하지
10년도 더 된 말이었다.
혼자 있으면 문득
이런 적도 있었지 싶은 게 떠오르곤 한다.
기억의 저편에 넘어가
내가 경험했던 것 같지 않은 일들 말이다.
그럴 땐 우린 모두 기억을 먹고사는 존재라는
생각을 한다.
점점 상처 줄 것 같은 무료 카지노 게임을
애초에 피하게 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 무료 카지노 게임을 떠나보내도 그 무료 카지노 게임이 남긴 말과 행동은
기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지우고, 잊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