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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리 Mar 04. 2025

2025년 첫 카지노 게임 기록하다

이만하면 잘했다

아침 6시. 알람에 눈이 떠졌다. 오늘 개학이라 새 밥을 해야 하는데. 5분만 더 잘까. 잠시 후 일어나 어젯밤에 계획했던 아침 메뉴를 준비한다. 국은 두부랑 시금치가 있으니 시금치 된장국으로 하고, 반찬은 뭐가 좋을까. 어쩌다 보니 냉장고에 달걀이 쌓여있고, 어젯밤에 현관 앞에 배달된포프리 달걀 2팩까지 달걀이 너무 많네. 달걀 소진을 위해 달걀말이도 해야겠다. 좋아하는 선생님의 '월요일 아침엔 소시지로 등교를 돕자'는 말이 떠올라 소시지는 없으니 1등 국민 반찬 스팸도 준비해 본다.


시금치를 씻고, 두부를 자르고, 된장을 풀고 국 완성. 쌀을 씻어 밥을 짓고, 달걀말이와 스팸구이까지 이 정도면 새 학기를 시작하는 개학날의 완벽한 한상 차림이라는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아이들을 불렀다.


"얘들아, 아침 먹자."

역시 젓가락은 스팸으로 향하고, 부추가 들어간 달걀말이는 간간히, 어랏 숟가락은 아예 놓지도 않았구나. 시금치 된장국은 안 먹을 계획인가 보군. 먹든 안 먹든 아이들의 자율을 존중해 주는 셈 치며 이거 먹어봐라 저거 먹어봐라 잔소리는 잠시 넣어두자. 오늘은 새 학기 첫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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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아침을 먹는 소리에 남편도 안방에서 나왔다. 아이구 오늘 어쩌고 하며 등교, 개학이라는 단어가 나오려고 하자 눈치 빠른 첫째가 '아아아앙' 하면서 제발 그 단어는 꺼내지 말아 달라 아우성친다. 왜냐하면 어제도 아빠한테 많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알지만 요즘 부쩍 예민한 남편은 또 자기 말을 가로막았다며 서운해할까 두려운 마음이 한발 앞으로 나왔다.


"좋은 마음까지는 막지 말자. 아빠는 너희를 응원해 주고 싶어서 그래."

담백하게 한 마디만 하고 나도 그만해야지. 오늘은 새 학기 첫날이니까. 네 식구가 오붓하게 모여 앉아 오늘 하루 힘을 보태줄 아침을 먹는 따뜻한 시간. 서로의 하루를 응원해 주고 따로 잘 지내다 저녁에 다시 만나자 다짐하는 행복한 시간이다. 각자 양에 맞게 뱃속을 채우고, 한둘 자리에서 일어난다.


카지노 게임들이 양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책가방을 챙기는 동안 나는 오랜만에 카지노 게임들의 필통에 넣어줄 쪽지를 썼다. 작년에도 매일 써서 넣어주었는데 어느 순간 읽지 않는 카지노 게임들을 보며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던 필통쪽지. 새로 시작하는 오늘만이라도 넣어줘야지 하고 어떤 말을 쓸지 고민하다 적어 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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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8시가 넘었다. 긴장된다고 말하는 둘째를 꼬옥 안아주고, 교실 위치를 확인해 준다. 어젯밤에 다 못 본 책을 잡고 5분이라도 독서를 하는 첫째. 이 정도 아침이면 그럭저럭 훌륭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얇은 후드집업을 입으려고 계획했던 첫째가눈소식을 듣자 잠시고민하다가 패딩을 집어든다.

"입고 싶은 거 입어."

오늘은 기분을 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마디 얹어보았다.

"패딩이 아니면 나는 추워 죽을지도 몰라."

늘 따뜻하게 입어라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옷을 얇게 입고 다니는 첫째인데 방학 때 메타인지가 자라나기라도 한 건지 내 마음에 쏙 드는 말을 한다. 이뻐 죽겠다.


둘째가 먼저 출발. 엘리베이터 앞에서 배웅을 한다. 카지노 게임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문이 절반쯤 닫힐 때, 사랑의 총알을 쏘아 카지노 게임를 웃음 짓게 한다.첫째는 아직도 책을 보고 있다. 지각 잔소리가 나오려는 찰나 첫째도 출발한다. 똑같이 사랑의 총알을 쐈지만 첫째는 엘리베이터 안 거울을 보느라 나를 보지 못하였다. 암만. 총알 쏘는 엄마보다 거울 속 스스로를 챙기는 모습이 13살에게는 더 어울리지.


현관문을 닫고 들어왔다. 끼야호.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왜 학교가 있는 것인지, 왜 학교를 보내야 하는 것인지, 대한민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새삼 깨닫는다. 주방으로 갔다. 요리를 많이 한 것도 아닌데설거지가 산더미이다. 에어팟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설거지를 한다. 남편과 아이에게 따순 밥을 지어 든든히 먹이고, 집안을 정리하고 다시 식구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전업주부의 아침이 평화롭게 지나가고 있음에 감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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