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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 Mar 24. 2025

어른들만 먹을 수 있는 팥카지노 게임

난징, 카지노 게임(酒酿)

중국 난징을 걷다 보면 지우냥(酒酿)이란 글자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중국 다른 도시에선 좀처럼 접하지 못한 터라 글자만 보고 술지게미*같은 개념일까 짐작했는데, 바이두 검색해 보니 술지게미와 비슷하지만, 찹쌀을 누룩으로 발효시킨 것으로 난징의 특산물 중 하나라고 한다. 걸쭉한 죽 같은 비주얼로,주로 디저트에 많이 활용되는데 나름 술이라 1~2% 알코올 도수가 있다고 한다.


술지게미: 술을 빚고 난 후 남은 부산물로, 단맛보다는 쓴맛과 신맛이 강함


어른들만 주문할 수 있는 팥카지노 게임

난징 먹자골목을 걷다가, 한 입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특선 디저트로 全家福(전가복)을 내세운 사진이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중화요리 보양식의 그 전가복*이 아니었다. 팥을 포함해 여러 가지 알록달록한 재료가 예쁘게 그릇에 담긴 모양은 한국의 팥카지노 게임를 연상시켰다. 디저트에 자주 쓰이는 재료를 다양하게 넣어 디저트계의 전가복이란 비유적인 표현이구나. 그 옆의 입간판을 보니, 지우냥(酒酿)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홀려, 공간에 들어갔다.


전가복: 온 가족이 행복하다란 뜻으로, 몸에 좋은 고급 식재료 (전복, 해삼, 소라 등) 등을 가득 넣고 볶은 음식. 대표적인 중국의 보양식으로도 손꼽힌다.


복층 형태로 된 카페 공간과 같은 이곳은 지우냥 디저트로 중국 소셜미디어(샤오홍슈) 등에 "난징 가면 꼭 먹어봐야 할 곳"으로 꽤 이름난 곳이었다. 거의 만석이었지만, 고요한 콘셉트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서인지 가게가 조용했다.


지우냥을 활용한 여러 디저트 중 아까 내 눈을 이끌었던, 지우냥이 들어간 전가복을 주문했다. 나름 알코올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성인들만 주문할 수 있다. 내 옆에는 대여섯 살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와 그의 어머니가 다정하게 디저트를 즐기고 있었는데, 지우냥이 포함되지 않은 빙수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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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보통 팥카지노 게임가 2인분 기준으로 만드는 것처럼 내가 주문한 전가복 역시 마찬가지였다. 혼자 먹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오목한 그릇에 팥과 연유, 떡, 타로볼, 건포도, 산초 젤리, 두부푸딩이 원을 그리며 예쁘게 담겨 있었고 가운데에는 지우냥이 한 스쿱 올라와있다.우리나라의 팥카지노 게임와의 차이라면 얼음의 유무였다. 냉수 자체도 잘 먹지 않는 중국만큼, 디저트에도 얼음이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다.


재료별로 맛을 보고 카지노 게임과 함께 취향껏 떠먹어본다.카지노 게임 자체는 살짝 발효된 시큼한 향이 은은하게 나는데 단맛이 있기 때문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옛날 한국 전통주 담그는 곳에 방문해 술지게미를 맛본 적이 있었는데 식감과 느낌은 비슷하다. 옛날 부모님 어린 시절엔 술지게미 먹고 취했던 아이들이 많았다는데 이 카지노 게임 역시, 어린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먹으면 얼굴 벌게지지 않을까?


팥카지노 게임처럼 여러 재료를 섞어 먹으니 역설적이게도, 얼음 없는 빙수를 먹는 거 같다. 달큼하게 삶은 팥과 연유, 약간의 새콤함을 더해주는 산초 젤리와 건포도까지. 생각보다 달지 않고,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담백한 디저트였다.


이 가게에선 지우냥을 활용한 디저트뿐 아니라, 미지우(米酒)란 이름으로 지우냥을 활용한 쌀 발효 음료도 판매한다. 직역하면 쌀술인 셈인데, 굳이 구매해서 맛보진 않았지만 찹쌀로 빚은 막걸리 맛이 아닐까 어렴풋이 짐작해 본다.


카지노 게임은 왜 난징의 특산물이 되었을까?

문득 지우냥이 난징의 특산물이 된 사연이 궁금했다. 찾아보니, 환경 조건과 중국 강남 지역의 발효 음식 문화, 역사적 배경이 결합되었다고 한다.


우선, 난징은 온난 습윤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곡물 발효에 유리한 환경이다. 보통 지우냥을 만들기 위해 적합한 온도와 습도가 필요한데 난징이 여기에 최적화된 것이다. 여름에는 차갑게 즐기는 빙수처럼, 겨울에는 따뜻하게 내놓으며 몸을 덥혀주는 역할을 한다.


둘째로, 중국 강남(江南地区) 지역의 음식 문화와 관련되어 있다. 강소성,저장성, 상하이 등에 해당하는 강남지역은 오래전부터 발효 음식을 즐겼는데, 발효찹쌀술인 지우냥도 그에 해당된다. 상하이나 항저우에서도 지우냥을 활용한 디저트나 요리를 볼 수 있는데, 난징에선 특히 지우냥을 달콤하게 즐기는 디저트로 많이 발달했다고 한다. 이는 달달한 맛을 좋아하는 난징 사람들의 입맛이 반영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명나라 황실에서 즐긴 전통 간식이었다.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은 가난한 농민 출신이었는데, 떠돌이 생활하던 중 난징의 한 마을에서 한 노파가 지우냥을 넣어 만든 따뜻한 죽을 먹었다고 한다. 주원장은 그 맛을 잊지 못해 훗날 황제가 된 이후에도 지우냥을 황실에서도 종종 즐겼다고 한다. 특히 지우냥은 단순 맛뿐 아니라 장 건강 및 소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건강식으로도 인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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