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작가 히랑 Jan 25. 2025

(미대 졸업 카지노 게임) 튀어야 사는 여자

(미대 졸업 카지노 게임전) 튀어야 사는 여자


"Excellent보다는Different하라.”

“남들과 같다면 튀지 못한다.”

서울디지털 대학교 미대 졸업전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여행1(여행의 기쁨) (100x72.6cm, silk on woodpanel, 2024) 여행2(여행의 고통)

카지노 게임 설명

실크로 패치워크와 아플리케로 여행의 기쁨과 여행의 고통을 표현했다.


여행1(여행의 기쁨)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대성당 돔, 조토의 종탑, 빨간 지붕 피렌체 도시, 그 도시 위에 다비드상과 이탈리아에서 주로 먹을 수 있는 피자, 파스타, 에스프레소, 젤라토를 얹었다. 피자와 파스타가 튀어 올라 경쾌하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수많은 사람이 일몰을 보며 피렌체 시내를 바라보며 사진 찍는 모습, 블라우스에서 떼어낸 레이스로 아르노강이 흐르게 하고 베키오 다리를 놓았다. 성당 돔 뒤로 산과 노을로 붉게 물든 하늘이 보인다.

여행2(여행의 고통)

유명 여행지에 가기 위해 많은 고통이 따른 점을 표현했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바르셀로나 사그라다파밀리아 성당 건축물을 위에 세웠고 아래 땅 속에 뿌리가 얽혀 있다. 그 사이사이에 달러, 케리어(여행 중 늘 짐을 싸고 풀어야 하는), 화장실, 100달러, 소매치기 손, 자동차(꼬불꼬불한 길을 운전해야 하는)를 넣었다.


졸업전을 준비하며

졸업카지노 게임전(이하 졸전)은 7월 Zoom meeting으로 시작했다. 거의 5개월에 걸쳐 진행되었고 12월 6일, 하필 내 생일날 밤샘 작업까지 진행해서 완성되어 7일에 최종심사에 합격했다. 졸전 준비는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온라인 미팅에 참여한 사람만 스튜디오아트‘ 과목을 들을 수 있고 졸업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데(물론 1학기 때 카지노 게임연구스튜디오를 들어도 되지만, 난 듣지 못했다) 하필 미팅 날이 이탈리아 여행 중이었다. 친퀘테레 가는 기차에서 하게 되었고그 기차에서는 WIFI가 되지 않았다. 로밍해 간 폰으로 접속했는데 터널이 많아 계속 끊겼다. 겨우 교수님께 출석체크만 하고 접속은 끝났다.

이탈리아 여행 중 베니스 비엔날레 작가관에서 발길을 멈추게 하는 카지노 게임들이 있었다. 2024 베니스 비엔날레 주제는 ‘Forigners everywwhere(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예술감독인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는 외국인·이민자·실향민·망명자·난민 예술가들의 작업에 초점을 맞추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나아가 이방인의 의미를 넓혀서“오늘날 성 정체성으로 박해받고 소외되는 퀴어 예술가,독학으로 작업 활동을 시작한 예술가와 민속 예술가처럼 미술계 변방에서 겉도는 인물들 그리고 모국에서 여전히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토착 예술가도 조명한다”)’이며 텍스타일 카지노 게임을 많았다.천은 옷을 만들거나 장식하는 재료이며,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담당했던 재료였다. 천재료 카지노 게임은 전시했다는 사실도 남성 위주의 사회,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도 이방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강요당해 왔던 임무, 얼마 되지 않는 사회활동의 수단을 여성 자신들만의 무기, 표현 수단으로 삼아 남성 위주의 사회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이다(출처 : 한국미술신문(https://www.kmisul.com)
‘나도 천, 특히 실크를 좋아하는데... 천으로 카지노 게임을 제작한 경험이 없어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천 소재 카지노 게임을 본 후 맘이 요동쳤다.


제작 동기

사물이나 풍광을 캔버스에 단순히 재현하고 묘사한다면 진정 의미 있는 카지노 게임일까? 여행지를 수채화드로잉으로 그려 출간한 후 미대 공부를 하면서 들었던 고민이다.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이 허접하고 민망해서 모두 거둬들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졸업카지노 게임전에서 나를 드러내야 했다. 프로이트는 카지노 게임 속에 예술가의 무의식적 욕망,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언제나 반영되어 있다고 했다. 나의 욕망을 담아내고 관람객이 감동받을 수 있는 카지노 게임을 창조해 내기엔 경험이 짧고 얕아서 자신이 없었다.

여행작가니까 어찌 됐든 카지노 게임 주제는 여행으로 결정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회화과는 온라인 대학으로 만학도들이 많고, 그림에 대한 소질과 오랜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에 비해 난 수채화만 좀 그려보았고 유화나 아크릴화는 수업에서 처음 접해보았다.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천소재카지노 게임을 본 후 요동친 맘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유화나 아크릴 물감을 만지기가 싫었다. 일단 유화나 아크릴 물감이 화학성분이어서인지 눈이 너무 아프고 코가 간지러웠다. 기획전을 준비할 때도 고글과 마스크까지 쓰고 문을 열고 작업을 해야 할 만큼 심각했다.

과감히 패브릭(실크)으로 작업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우울하고, 삶이 지루할 때 실크로 옷 만들기를 좋아해 그동안 모아둔 실크 옷이 많았다. 교수님은 도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으나 실크로 카지노 게임 제작은 첫 도전이라 잘될 거라는 확신도 없이 시작했다.


카지노 게임모아둔 실크 옷들
아이패드로 그린 에스키스

카지노 게임 제작과정

1. 에스키스를 아이패드에 그린다.

2. 원하는 크기(P40호)의 패널 위에 가장 잘 맞는 아이템의 크기를 가늠해 보고 프린트한다.

3. 가위로 오려 패널 위에 디자인해 보고 아이템 하나하나를 접착천에 디자인해서 자른다.

4. 디자인하고 오린 접착천을 원하는 컬러의 실크 안쪽에 대고 다림질한다.

5. 주름 없이 잘 붙으면 시접은 남기고 그대로 오린다.

6. 준비된 아이템의 시접을 다리미로 다리고 에스키스에 계획된 디자인대로 재봉틀이나 감침질로 하나하나 연결한다.

7. 땅, 도시, 강, 산, 하늘을 표현한 바탕도 디자인해서 서로 붙이고 그 위에 연결된 아이템을 붙인다. 패널 뒤로 넘어가도록 천을 넉넉하게 디자인한다.

8. 판판하게 잘 완성된 상태를 확인하고 면천이 깔린 나무 패널 위에 놓고 타카질을 해서 고정한다.


첫 에스키스 심사 때, 생각나는 대로 그대로 표현했다가 교수님께 지적받았다. 상징화, 이미지화, 시각화시켜야 한다고. 인터넷 검색하며 에스키스를 수정했고 이제 진행해도 된다는 교수님 지시를 받고 아이템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모두 그동안 입었던 실크 옷을 활용했다. 조각 이불이라도 만들려고 20년 정도 모아두었던 옷이다.

무엇을 표현할지 전체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고, 물감이 아니라 천으로 표현해야 하기에 어디에 어떤 색을 사용할까 결정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바느질 힘든 실크~ 아주 작은 아이템까지 디자인해서 패치워크, 아플리케로 붙이는 일은 생각보다 힘든 작업이었다. 중간중간 교수님께 올려 피드백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아이템을 한 땀 한 땀 연결할 때 단 1mm만 틀려도 균형이 맞지 않고 주름이 생겼다.


돔 만들기 연습해서 6번째에 성공


피렌체 도시를 패치워크로



카지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피렌체 대성당의 돔의 크기와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다. 돔을 여러 가지 스타일로 5개 만들어보았고 6번째 돔이 맘에 들었다. 브루넬레스키가 자신의 삶을 받쳐 피렌체 대성당 돔을 완성했듯이 나도 돔과 성당을 완벽하고 존재감 있게 만드느라 사력을 다했다. 빨간 지붕이 많은 피렌체 집들은 1mm 오차도 없이 재단해서 재봉틀로 박았다. 손바느질을 하면 매끈하지 않을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힘들고 오래 걸렸다. 손바닥만 한 마을의 집들도완성하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다. 그래도 고생한 만큼 맘에 들었고 집들이 멋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한땀한땀 손으로

서너 시간 투자해 만들었어도 맘에 들지 않으면 버리고 다시 만들었고 바늘땀 크기가 다르면 과감히 실밥을 풀어냈다. 집중하다 보면 목에서 쓴 물이 올라오고 눈알이 빠질 듯한 고통이 느껴질 정도로 힘이 들었다. 그런데 매 순간 재미있다는 게 치명적 매력이었다. 매일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할 게 많아 자기 싫어도(머리를 싸매고 다음날을 위해 잠을 청했다. 피렌체 성당 돔은 5번 연습 6번째거로 사용, 사그라다파밀리아는 두 번째, 구겐하임 미술관도 두 번째 만든 걸로 사용했다. (한 개씩 완성할마다 어질어질, 눈은 침침) 옷을 펼쳐놓고 정육점에서 고기 잘라 팔듯이 실크 옷에서 잘라왔다. 어떤 치마는 바탕색으로 좋아서 허리만 남기고 다 사용했다.

아이템을 하나씩 완성하고 서로 연결한 후 마지막에 당겨서 나무 패널 위에 타카로 고정시켰다. 그러니 최종 심사날 아침에야 카지노 게임이 잘 완성되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작업하는 내내 마무리 작업이 판판하게 잘될까 의심스럽고 걱정했었다. 다행히 하나하나 꼼꼼하고 철저히 한 덕분에 단번에 마무리가 잘 되었다.

모두 손으로 하다 보니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수록 더 포기할 수는 없었다. 몇십 년 삶의 열정을 모두 담아내고... 이제 좀 한가하게 살겠다는 맘으로 졸업카지노 게임에 열과 혼을 담아냈다.


카지노 게임의 의의

현대 미술에서 ‘어떤 재료를 쓰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 하는 문제와 긴밀히 연결된다고 한다. 이번 졸업카지노 게임은 이미지보다는 실크라는 소재가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릴 적 트라우마, 살면서 늘 느꼈던 열등감, 뭔가 보여주겠다며 오뚝이처럼 끝없이 도전하는 콤플렉스와 남과 똑같기를 싫어하는 4차원적 욕망을 실크 작업이 신기하게도 부드럽게 감싸주고 치유해 주었다. 작업하는 3개월 동안 힘들었지만 실크를 만지고 있다는 자체가 재밌고 행복했다. 여행작가, 미술공부가 다 나이 들어서 하는 도전이라 늘 느꼈던 열등감은 실크로 한 독특한 카지노 게임으로 다소 해소가 되었다.

“excellent보다는Different하라.”

남들과 같다면 튀지 못한다.”

남과 달라야 하고, 튀어야 직성이 풀리는 강한 개성도 좋아하는 실크와 바느질로 카지노 게임을 완성하고 나니 이제 뭔가를 안 해도 될 만큼만족스러웠다. 그동안 좋아하고, 하고 싶었었던 일을 완성한 느낌이다.


졸업전시 후기

1. 2024년은 전시회로 1년을 보냈다. 상반기에는 기획전 ‘거꾸로 된 드로잉’에 참여해서 아크릴화로 자화상을 완성해 전시했다. 내친김에 졸업전시회까지 참여해 보자는 욕심이 났다. 미대를 시작할 때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다.

브루넬레스키의 피렌체 두오모성당 돔(여행 1), 세계 3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여행2)를 내 카지노 게임에 담아낼 수 있어 영광이었다.

우울하고 계속 속보가 나오는 TV 소리(24,12.03 윤석열 대통령 계엄선포)에 속이 울렁거렸다. 머릿속 정리에 한계를 넘으며 종일 서서 빠른 손놀림으로 마무리를 향해갔다. 모든 일에 늘 마무리가 힘들어 미리 해놔야겠다 다짐하고 2주 전부터 서둘렀지만 기어이 밤을 새워야 했다. 12월 7일 최종심사를 앞두고 하필 6일은 내 생일날, 물 한잔 마실시간도, 화장실 갈 시간도 없었다. TV는 계속 속보, 속보... 구역질까지 났다.

평소에 우울함을 느껴질 때, 입고 싶은 옷을 찾아도 살 수가 없을 때 동대문시장에 가서 실크 천을 사서 만들기를 좋아했다. 블라우스, 원피스, 바지 등등 한계는 없었다. 왜? 그냥 실크를 만지는 일이 좋았으니까. 심할 때마다 실크로 옷을 만들려고 주물럭거렸던 경험과 여행- 나의 soul을 담아냈다.

2. ‘미술 전공하셨어요?’

’ 꿈꾸는 자들의 도시 뉴욕을 그리다 ‘ 출간한 후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 얼떨결에 간 미대.

3번째 학사이고 석사 졸업 후 역행한 편입이다.

가방끈이 길어도 너무 긴~

학교 가는 게 취미?

이제 학교는 완전 졸업이다. 이 두 카지노 게임에 내 열정을 모두 쏟아내고 이제 좀 잠재우려 한다. 책출간, 대학원과 미대 8년을 쉼 없이 달렸다.

학업에 전적으로 자극과 도움을 주신 유정현교수님, 정성스럽게 피드백해주신 김이진 교수님, 모두 어려워 한 과제로 A+ 주셔서 ‘ 나 소질 있나 봐’ 자신감을 갖게 해 주신 최기창 교수님 그리고 모든 학우들 감사합니다.

3. SDU 졸업카지노 게임전시가 끝나고 집에 설치. 근사하고 뿌듯. 졸전 참여는 생각도 안 했는데~ 소중한 인연과 노력 덕이다.

실크로 작업한 카지노 게임~성공했다.

꽃과 화분 들고 방문해 준 여행작가들, 여중, 여고, 대학교, 대학원 친구와 동료들 감사, 감사.

전시 보고 밥, 술, 커피 마시는 시간- 행복했다. 매일 평소와 다른 방문에 뱃속 전쟁이 일어나 매일 죽으로 잠재워야 했지만 ~

잊지 못할 추억이다.

졸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