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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Mar 29. 2025

아이가 카지노 쿠폰 신고 유치원에 가려고 한 이유

남들과 다른 나만의 길을 가는 것

어느 날 아침, 수지가 갑자기 카지노 쿠폰을 신고 유치원에 가겠다고 했다.


지금 카지노 쿠폰 신는 계절이 아니라서 카지노 쿠폰은 신발장안에 넣어놨었는데 우연히 신발장안에 있던 자기 카지노 쿠폰을 본 수지가 카지노 쿠폰을 신발장 밖으로 꺼냈다.


나는 아직 밖에 날이 추워서 안된다고 말렸다.


"수지야 카지노 쿠폰은 여름에 더울 때 신는 거야. 지금 신는 게 아니야."


"그래도 신을래."


"유치원에 다른 친구들 아무도 카지노 쿠폰 안 신는데?"


내가 이렇게 말하자 수지는 별다른 대꾸를 하진 않았다.


그런데 잠시 후 세수를 하려고 욕실에 들어갔는데 수지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내가 왜 다른 친구들이 안 신는 카지노 쿠폰 신으려고 하는지 알아?"


"왜?"


"다른 친구들이 안 신으니까 신는 거야. 내가 신으면 친구들이 아 이쁘다고 할 거야."


이 말을 듣고 잠시 머리에 뭔가를 맞은 듯했다.


사실 내가 수지에게 다른 친구들이 안 신는 카지노 쿠폰을 네가 왜 신으려고 하냐고 이 말을 하면서 뭔가 잘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친구들이 한다고 해서 수지도 하고, 안 한다고 해서 수지도 안 할 이유는 없는 거였다. 모든 아이들이 같지 않고, 모든 사람은 다 각자의 인생을 산다.


그런데 나는 아직 추운 날, 카지노 쿠폰을 신으려고 하는 수지를 설득한다는 말이 고작 '다른 애들 안 신는데 네가 왜 신어'였다. 이 말을 하면서도 이 말이 참 마음에 안 들었는데. 수지가 이 말을 완전히 깨부수어주었다.


'다른 친구들이 안 신으니까 자기는 신는다고.'


남들이 안 하니까 자기는 한다는 것.

남들은 안 해도 자기가 좋으니까 당당하게 한다는 것.

아이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수지의 이 말을 들은 후엔 수지에게 더 이상 카지노 쿠폰이 안된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 수지 신고 싶은 카지노 쿠폰 신어!'

(양말 신고 신으면 되지 뭐.)


그렇게 이 날 수지는 자기가 좋아하는 카지노 쿠폰을 신고 한껏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원했다.




다른 친구들이 안 신으니까 자기는 신을 거라는 수지의 이 말은 나를 깊게 생각하게 했다.


나는 내 아이가 자기만의 고유한 길을 갈 수 있게 응원해 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자주 생각했는데 사실 현실에선 그러지 못했던 모습, 남들과 같아야 한다는 정서를 나도 모르게 마음 바탕에 깔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 아이만의 고유한 특성과 성향을 존중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서도 돌아보았다.

나도 남들과 같은 길을 가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나답게 나에게 맞는 길을 갈 때 진정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 해도, 그 좋은 게 나에겐 안 좋을 수도 있다. 내 삶은 남들 기준이 아니라 내가 기준이 되어 살아야 한다. 그래야 진짜 '내 삶'이다.


아이와 아침에 있었던 이 일을 생각하며'남들과 같은 길을 가는 게 아니라 나만의 길을 가는 것' 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나도, 내 아이도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 맞춰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나답게 살기를 바란다.


남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게 아니라 나에게 더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며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게 하는 것으로 내 삶을 풍성하게 채우는 게 진짜 나로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나만의 길을 오롯이 가면 된다.

남들과 같지 않아도 된다. 나는 나만의 삶을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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