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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와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
박현정, 이응노, 엄정원 지음 / 84쪽 / 25,000원 / 연립서가
“화가는 빨간색, 황금색, 파란색 비단이 뒤덮은 도시를 석 장이나 그렸다.”
『이응노와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의 표지는 이응노 화가가 1980년에 그린 「동방견문록」 시리즈의 한 장면이다. 안 표지를 보면 이 책의 부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거짓말쟁이 소년의 여행”이 쓰여있다. 20세기에 살았던 화가 이응노(1904~1989)와 13~14세기에 살았던 탐험가 마르코 폴로(1254~1324)가 이야기 공간에서 만난다. 문학이자 역사 자료인 『동방견문록』과 이응노의 「동방견문록」이 바탕이 되어 독자에게 두 작품을 이어주는 카지노 게임 추천 『이응노와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으로 출간되었다.
정방형 판형의 책 페이지를 아래에서 위로 넘기면 독자는 이야기를 따라 이응로 화가의 그림 「동방견문록」과 마주하게 된다. 1964년 파리에서 ‘파리동양미술학교’를 세워 동양화를 가르친 화가는 1967년에 ‘동베를린 사건’으로 한국 교도소에서 1년 8개월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풀려난 이후 프랑스에 귀화할 수밖에 없었다. 이응노 화가는 유럽에서 더 유명한 화가가 되었지만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고국을 걱정하고 그리워하며 그림을 그렸다. 「군상」 시리즈를 그렸고 「동방견문록」을 그렸으며 문자추상을 발전시켰다. 「동방견문록」에 그려진 풍경은 산수화처럼 친근하다. 작은 집들은 무리 지어 마을을 이루고, 비단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가고 있으며, 소금산 위에 그려진 탑과 절은 화가의 소망을 담은 듯, 여백 속에 번지는 선이 신비한 풍경을 그려낸다.84쪽으로 구성된 『이응노와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이 페이지가 없는 건 어느 페이지를 펼치건 이응로 화가의 그림에 빠져들도록 하는 건 아닐까?
이응노의 「동방견문록」을 토대로 글을 쓴 박현정과 카지노 게임 추천을 그린 염정원은 독자가 상상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사잇길을 만든다. ‘거짓말 소년’ 마르코 폴로에 대해 연보도 알려주고 전시실로 들어가는 두 아이를 통해 카지노 게임 추천 속 장소가 어디인지 상상의 실타래를 풀어준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마르코 폴로는 열일곱 살 때, 상인이었던 아버지와 삼촌을 따라 중국, 몽골, 베트남까지 다녀온다. 스무 해가 넘어 다시 베네치아로 돌아왔지만, 1298년 전쟁에서 포로가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당시 감옥에서 만난 작가 루스티켈로 다 피사에게 동양의 여러 나라를 여행했던 경험을 이야기로 들려준다. 그때 기록된 구술담이 『동방견문록』이고 원본은 없어졌지만 이후 수많은 판본이 다시 쓰였으며 동양과 서양을 이어준다. 이응노 화가의 그림도 동양과 서양을 이어준다. 비단길 같은 선이 풍경과 풍경을 이어준다. 반추상으로 그린 그림은 독자를 “달과 강이 대화하는 곳”으로 데려간다.
김시아(KIM Sun Nyeo)_연세대 매체와예술연구소 전문연구원
- 이 콘텐츠는 <월간카지노 게임 추천 2025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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