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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Apr 18. 2025

주름과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

우리, 나이 드는 존재

고금숙 외 8인 / 204쪽 / 16,800원 / 휴머니스트



“난 할머니란 말이 참 좋아요. 남들은 나이 먹은 것 같아서 싫다지만 난 좋더라고요. 뭔가 커다래진 느낌이랄까? 내가 푸근하고 인자한 존재가 된 것 같아.”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베이킹 수업에서 같은 조에 속한 오십 대 회원이 한 말이다.


실은 언젠가부터 거울을 볼 때마다 살짝 침울해졌다. 둔탁해진 허리의 선, 탄력이 떨어진 피부. 겉모습뿐 아니라 체력과 집중력 또한 예전 같지 않았다. 세상은 카지노 쿠폰에 대해 자연의 이치라며, 나이 듦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인정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동안’이 최고의 찬사이자 ‘저속카지노 쿠폰’가 핵심 키워드인 시대에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역시 머리로는 알면서도 어떻게든 저항하고자 했다. 변화를 막기 위해 운동이며 식이요법 등 갖은 애를 써왔다.


그러던 와중에 일찍 아이를 낳은 조카 덕에 남들보다 빨리 할머니가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고. 카지노 쿠폰를 그토록 부정하고 거부하던 건 어쩌면 두려움이 큰 원인일지 모른다.이야기의 주인공이 늘 젊은이들인 곳에서, 그 후에 일어나는 어두운 면만 잔뜩 부각되는 세상에서, 카지노 쿠폰가 무서운 것은 한편으로 당연하니까.


『우리, 나이 드는 존재』는 이런 상황에서 만난 이정표와도 같은 책이다. 상점 대표부터 식물학자, 음악가, 그리고 산부인과 전문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홉 명의 여성은 각자의 방식으로 카지노 쿠폰를 받아들인다. 누군가는 불혹의 나이에 시작한 운동을 통해 여전히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일상의 루틴을 만듦으로써 홀로 잘 지내는 방법을 연구하기도 한다. 또 다른 이는 먼 훗날의 장례식을 미리 준비하며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기도 한다.

카지노 쿠폰ⓒ정멜멜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평범한 아홉 명의 ‘젊음 그 이후’를 엿보는 동안 불안이나 초조함 대신 편안함을 느끼고 공감했던 까닭은 이들의 이야기가 세상의 흐름과 같이 카지노 쿠폰를 늦추고 젊음의 생기를 유지하는 비결이 아닌, 나이 듦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강박 대신 ‘저럴 수도 있겠구나, 저래도 되는구나’라는 안심. 물론 카지노 쿠폰는 어디까지나 현실이다. 건강하던 신체와 정신이 낡아가는 과정이 늘 유쾌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노쇠가 결코 나이 듦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나만 외롭거나 무섭지 않다는 것을, 젊음이 사라지더라도 또 다른 즐거움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일까,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 거울 속 주름이나 흰머리가 이전처럼 마냥 보기 싫지만은 않았다. 카지노 쿠폰의 증거이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 일종의 이정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런 표식 없이 망망대해처럼 펼쳐져 있던 지도에 하나둘씩 나타나는 이정표. 때마침 책의 부제 역시 “멋진 주름을 만들어 가는 여자들”이다.


한승혜_작가, 『다정한 무관심』 저자


-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5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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