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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Feb 14. 2025

'나 홀로 유럽'에서의 10일이 그리운 카지노 게임에 끄적.

나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아이들 키우면서 다녔던 여행이 내겐 숙제같았던기억, 그리고내가 '나'를 위해, 더 구체적으로는 나의 정신과 영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몰라서그저 보이는대로, 남들 하는대로 돌아다녔던수준에 그쳤던 여행이었기때문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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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가치'를 모르면 그저 '행위를 위한 행위'에 그친다.

행위는삶의 양과 교환하는 것인데

여행과거래했던 시간들은 내게 비효율적으로 기억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물론, 여행뿐만 아니라

가치를 입히지 못한많은 행위들로 내 삶의 양을 채워버린 어리석은 지난 시간들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벌써 1년이 지나버린 23년 10월,혼자서 10일간 유럽을 돌아다닐 기회가 있었다. 그 때도 가기 싫어서 이리저리 핑계와 숨을 곳을 찾았지만 '예정된 조화(주1)'의 힘은 강력했다.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에 난 혼자 로마행 비행기에 올랐고난생 처음 '나'라는, 세상에 섞이지 못한 채떠도는, 책과 글에미쳐있는 한 생명체에 대해내면의 언저리가 아니라 아주 가까이까지 들러, 해체시켜, 마주보는 용기로 그 10일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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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크루즈 선상 11층에서 / 유럽에서 10일간 함께 보낸 책들
거대한 선상 12층 수영장카지노 게임 난 트레이닝복에 책읽고 뭐든 맘대로 먹고 마실 수 있는 카페카지노 게임도 읽고 쓰고


그 곳카지노 게임도 난 그 곳 시간으로 카지노 게임독서를 지켰고크루즈가 기항지에 도착할 때마다 글을 발행했었다. 그렇게 화려한 놀거리 볼거리가 많은 크루즈 안에서도 카페에 짱박혀 책만 읽고 모든 내면의 심정을 글로썼었다. 거기까지 가서 왜? 아니다. 거기까지 갔으니까 그렇게 느끼고 쓸 수 있었다. 이 내용은나홀로 유럽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유럽에서 10일간 한국시차에 맞춰 살다 보니 거의 매일 뜬눈으로. 유럽의 밤~카지노 게임까지는 24시간 운영되는 선상카페에서.


초호화 지중해크루즈를 타러 가면서 반바지 하나에 윗옷 몇장, 점퍼, 그리고 노트북과 읽을 책들만 간단히 챙긴 채 그렇게 다녔던 10일. 유럽을 다녀온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을 처음 방문한 경이로운 시간이었고 유럽의 고풍을 눈에 담은 것이 아니라 나의 반짝임을 가슴에 담아왔던, 당시의 기억들이 오늘 카지노 게임 내내 자꾸만 날 들쑤신다.


10일동안 어딜 가나 어깨엔 노트북을 메고 다니고 어디 앉으나 책을 읽고 노트북을 펼쳐 글을 썼다.


나는 내 머리보다 내 가슴을, 내 가슴보다 내 감각을 더 신뢰하는 인간이라 지금 날 들쑤시는 신호를 그냥저냥마냥 넘기지 못한다.'조그만 장구벌레가 날거나 꿈틀거리는 움직임만 보아도 천지에는 이해관계가 없는 것이 없다'는 귀곡자(주2)의 말대로 그렇게 가기 싫었는데 등떠밀려 갔던 시간이 그리 나를 찾는 여행이 되었고 지금 내게 어떤 연유인지 강렬하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 카지노 게임의 느닷없는 이 신호에...

당시 내가 썼던 글들을 다시 읽으며 그 때의 나를소환했다.

내가 뭔가 소중한 걸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고, 얼른 알아차리라고자각을 주는 듯하다.


요즘책읽는 시간이 현격하게 줄었다.

매일 책을 읽지 않는 날은 없지만 이건 읽는 게 아니다.

당시 유럽에서 10일간 읽은 양에 비해서 최근 1달간 읽은 양이 더 적다.


곳카지노 게임 종이에 자신의영혼을 불어넣고 싶다며 '아아, 이렇게 벅차고, 이다지도 뜨겁게 마음 속에 달아오르는 감정을 재현할 수 없을까?' 한탄하는 괴테를 만나'나도나도'하며 그의 눈으로 그가천국이라 표현했던 나폴리와 시칠리아카지노 게임아무 곳에나 바닥에 주저앉아 영혼을 갈아넣으려 노트북과 씨름했었고


소로우를 호출하여 그의손을강제로잡고는'우린동반자야'하며 그리스를함께 돌아다니다가 그 날 밤 선상에서 읽은소로우의죽음컴컴한 지중해검은 바다 위크루즈12층카지노 게임 홀로소로우장례식을치르며 동반자를 잃은 슬픔에 통곡하기도 했었다.


헨리데이빗소로우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좌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우 헨리 데이비소 소로우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그리스에선 점심식사를 주문하고 펼쳤던릴케의 글에 또 흠뻑 빠져 어떻게 이런 감성을 지닐 수 있을지 마냥 부러웠다.그를 닮고 싶어 안달나서는 그와 함께 식사하는 느낌으로 혼자울먹거리면서밥(무슨 음식인지 이름은 잊었다)을 먹었던 기억도 있다.


/@fd2810bf17474ff/905 / 당시 브런치에 썼던 글


그렇게 괴테랑, 소로우랑, 볼테르랑, 릴케랑 함께 했던 유럽이었다.


안다.거기까지 가서, 비싼 크루즈를 타면서 이런 짓이 얼마나 주책인지, 얼마나 말도 안되는 상상인지도.

안다.하지만, 난 그렇게 오로지 내 안의 나에게 현재의 모든 공간과 시간을 내어주고 내 안의 내가 느껴지는 그대로를 책속의 성현들과 함께 대화하며 함께 걸으며 함께 느꼈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이런 것이다.

영혼의 교감


죽은 성현들과 나는 동거를 하거나 함께 손을 잡고 걷는다.

나는 그들과 항상대화하며나를 키워주길,

그렇게 나의 길끝에 그들이 두 팔 벌려 '잘 해냈다'고 날 안아주길 바라며 그들을 믿고 간다.


시대와 공간의 방해없이

항상 책속의 성현들과 모든 것을 초월하여 함께 대화하고 의논하고 가르쳐달라고 조른다.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나 좀 어찌 해달라고,

이렇게 계속 가면 당신들처럼 나도 나만의 바다에 도착할 수 있냐고,

내 기력을 다해 다다른 그 곳에 가면 나도 당신들처럼 영혼의 미각을 지닐 수 있냐고...



1년 넘게 붙잡고 매달렸던 애덤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끝냈을 때

백과사전같은 두께에 습자지같이 얇은 종이로 날 기염시켰지만 매순간 날 배움의 길카지노 게임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었던 몽테뉴의 [나는 무엇을 아는가]를 끝냈을 때

무슨 말인지 도통 몰라서 읽고 또 읽고.. 한장 넘기면 혼자 좋아서 박수치며 읽었던 올더스헉슬리의 [영원의 철학]을 끝냈을 때..


무지한 내가 아주 조금이라도 뭔가를 알아냈을 때의 쾌감.

나는 이 느낌에 중독되었고그렇게 루크레티우스카지노 게임 에피쿠로스까지 내 시선이 닿았을 때

나는 '쾌감'이라는 단어도 부족하여 내 생전 처음 느낀 경이로움과 숭고함, 그 느낌과 맞닿는 곳카지노 게임찾은 나의 순수함에 어떤 단어가 적합한지를 지금까지 찾지 못할 정도니까...


그런데 지금 나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시간탓이나 환경탓은 이제 무의미하다.

뭔가를 잃고 가는 느낌이 이 카지노 게임 강하니 말이다.


꽃카지노 게임 향기를 뽑아낼 수 없듯이,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향을 지닌다.


나는 책을 통해 나만의 향을,

나만의 멋을 만들고 싶고그리 가고 있다 여겼는데...


요즘 나의 모습은 바쁘다는 '남들 다 하는 말들'을 입에 오르내리며

책카지노 게임 조금 멀어진 듯 하다..


아직 내 향은 짙게 베이지도 않았는데...

아직 내 향은 나만의 것으로 조향되지도 않았는데...

아직 내 향은 그 누구도 맡아본 적 없는데...


어쩌지?

오늘 카지노 게임,

유럽의 10일간 책읽고 글쓰며 얻은 그 깊이 있는 진한 영감들이 그리웠던 이유는

아마도 지금 나의 어떤 공간이 채워주길 바래서인가보다....

행위는 삶의 양과 교환되는 것인데 지금의 거래행위에 내 삶이 언짢은가보다....

두 팔벌려 날기다리는 성현들의 배려를너무 당연시 여기는 자만에 빠졌나보다....


그리고 어쩌면...

목표의명도와

배움의 강도와

무지의 순도와

현실의 밀도가

전반적으로 재수정을 요하는지도....


다시!

초심으로!



주1 볼테르는 그의 저서 [미크로메가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2014, 문학동네]에서 세상 모든 것은 예정된 조화에 의한 것이라고, 그러니 어떤 상황도 다 이유가 있어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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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 이번 주 토요일부터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연재를 시작합니다.

따라서, 연재요일이 다소 변경됩니다.


월 5:00a.m.[감정의 반전]

5:00a.m.[엄마의 유산]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

금 5:00a.m.[삶, 사유, 카지노 게임, 그리고 독서]

토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일 5:00a.m.[나는 시골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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