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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바람 Mar 07. 2025

눈 올 때마다 생각나는 사랑 이야기! 일곱 번째!

러브 레터 Love Letter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개요멜로 로맨스 일본 117분

개봉1999.11.20 개봉

감독이와이 슌지 岩井俊二



1. 오프닝


단발머리의 여자가 눈밭에 누워있다. 표정은 편안하고 눈은 감겨있다. 곧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깨어난다. 이 영화의 오프닝은 이 영화가 눈이라는 소재로 죽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부활시켜 생명력을 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는 눈밭 위를 걸어가고 카메라는 고정된 채 전경만을 잡는다. 그녀는 점점 작아져 집 안으로 들어간다.누구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위에서 영원히 잠들 수는 없다.


2. 추모식


눈발이 거세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하얀 눈과 대조적으로 검은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 앞에 한 남자가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바쁘신 와중에 제 아들 이츠키의 3주년 추모식에 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츠키(남)는 3년 전 산행을 하다 눈이 오는 산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것은 분명 사고였지만 함께 산행하러 갔던 동료들은 여전히 죄책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의 연인이었던 히로코는 여전히 그의 가족과 엮이고 있다. 이 영화에서카지노 게임 사이트는걸음을 멈추게만드는 폭설처럼 자꾸만 ‘현재’라는 시간을 부여잡으며 등장인물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든다. 마치 하나의 생물처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끈질긴 힘은 그렇게 현재를 유예시키고 등장인물들이 뭔가를 꾸미고 연기하게 만든다. 이츠키의 아버지는 바쁜 척하며 술을 잔뜩 마시고, 엄마는 두통이 와 아픈 척 그 자리를 벗어난다. 그리고 오늘 자리를 못 한 선배들은 몰래 ‘야간 습격’을 할 참이다. 이츠키의 엄마를 따라 아주 오랜만에 이츠키가 살던 방에 들어온 히로코는 이츠키의 중학교 졸업앨범에서 그가 살았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주소를 슬쩍 자신의 팔목에 적어둔다. 그녀도 이제한 가지‘꾸밀 일’생긴 것이다.


3. 잘못 보내진 편지


이츠키(남)의 엄마 말로는 이제 도로가 생겨 없어졌다는 주소로 히로코는 편지를 보낸다. 이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는 닿을 리 없지만. 그렇게 그녀는 인사를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지 후지이 이츠키에게 답장이 온다. 이렇듯 이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잘 못 보내진 편지로 시작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연인과 이름이 같은 여자. 알고 보니 이름이 같을 뿐 아니라 그와 중학교 동창이라 내가 모르는 그를 알고 있는 그녀. 사실 히로코가 슬쩍한 주소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연인이었던 이츠키의 주소가 아니라 그녀의 주소였던 것이다. 히로코는 이츠키(여)에게 중학교 때의 추억을 공유해 달라 부탁한다. 그렇게 둘은 아니 히로코와 두 명의 이츠키, 이렇게 셋은 편지를 매개로 이어지게 된다.


이 영화 속 눈은 고인(故人)을떠오르게 만드는 소재이며 히로코와 두 명의 이츠키를 한 원안에 머무르게 하는 하나의 가상‘공간’으로 기능한다. 눈이 한 철 내리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의 ‘가상공간’으로 기능한다는 점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3명의 등장인물은 이 가상공간에 존재하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시간을 공유한다. 그 공간 안에는 두 명의 이츠키가 살고 있으며 그 원의 경계에 히로코는 단 한 명의 청자로 존재한다. 이 특이한 액자식 구조는 이 영화의 정서를 풍부하게 만드는 동시에 화자와 관객의 거리를 좁히고 또한 고인의 존재를 추모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첫사랑의 대상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4. 호명(呼名)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호출


흥미롭게도 히로코와 이츠키 모두 다른 이에게 호명당함으로써 이름이 정확히 밝혀진다. 이츠키(여)는 첫 등장 때 우편배달부에 의해 무려 7번이나 이름이 불린다. 그래서 그녀의 호명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불러내는,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이츠키(남)를 부르는 주문 같기도 하다. 앞서 히로코를 누군가가 불렀을 때, 그녀는 이츠키(남)의 비석 앞에서 잠시 묵념 중이었는데, 잠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가 있던 그녀를 누군가 호명함으로써 현재로 되돌아온다. 이츠키(여)는 누군가 여러 번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그녀의 이름이자 또 누군가의 연인의 이름이 쓰인편지를 받음으로써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회상하게 된다. 이 영화 속 호명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빠져있던 이를 현재로 호출하는 것과 동시에 반대로 그저 편안한 일상을 살아가던 이를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호출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편지를 받은 이츠키(여)는 ‘와타나베 히로코’라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암호를 여러 번 외운 뒤 답장을 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설핏 잠든 그녀는 자신의 이름의 호출에 죽었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뒤돌아보아서 사랑하는 이를 구원하지 못하고 끝내 ‘소금기둥’이나 ‘돌’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뒤돌아보는 행위를 하나의 금기로 여기게 만든다. 우리는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며 뒤돌아보는 행위는 우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주저앉게 만든다고소돔과 고모라 그 외 많은 전설은 우리를 그렇게 믿게 만든다. 그렇듯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회상하는 행위는그저 우리의 발을 묶는 장애물일까?


하지만 가끔 현재보다 생생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우리를잠시 그곳에살게 만든다. 오프닝 장면에서 눈밭에 누워있던 히로코가 느꼈던 감각은 바로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생생함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를 살아야 하고 영화 속 주인공처럼 어나 걸어가야 한다.


이제 그만 후지이를 자유롭게 해 줘.
너도 자유로워지고

히로코의 현재 애인이자 후지이 이츠키(남)의 선배인 아키바는 위와 같이 말한다. 히로코는 방금 그에게 천국에서 답장이 왔다고 보여준 참이다.


눈은 여전하고 편지는 계속 오간다.


5. 이동과 미래


우리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완전한 현재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연인을 떠올리지 않고 현재 눈앞의 연인에게 집중하는 것?당신도 알고 있는 그를 함께 추모할 수는 없을까.여타 로맨스 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주인공의 사랑의 완성을 기대케거나 사랑의 어긋남으로보는 이를안타깝게 만들지않는다. 애초에 이츠키(남)는 고인(故人)되었기에현재히로코와 이어질 수 없다. 하지만 자꾸 힘센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현재를 침범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연인을질투하는것은무용하고 허무한 것이어서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든다. 이츠키(남)의 엄마에게 졸업앨범을 내밀며 '이 사람이 저랑 닮았나요?'라고 묻는 히로코. 이츠키(남)의 엄마는 금방 의도를 파악하고 '닮았다면? 그럼 안 되는 거지?'라고 묻는다. 히로코는 울먹이며 '그럼, 그런 것이어서 나를 좋아했다면 용서할 수 없어요 '라고 말한다. 이것은 단지 현재 히로코의 질투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눈앞의 현현(顯現)한 존재의 유일성, 다른 사람의 대체제가 아닌 유일함이 사랑의 조건이라 말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깊숙이 바라보면 결국 남는 건 사랑의 정한(情恨)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한 추모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잘 보낸다는 건 무슨 뜻일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소금기둥이 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히로코의 현재 남자친구인 아키바는 끝내 답장을 보낸 이츠키(여)의 정체를 밝혀낸다. 그런데 현실을 맞이한 히로코는 낙담하며 슬퍼한다.


좀 지나쳤어. 이게 아니었는데. 다 끝났어!

천국에서 이츠키(남)가 답장한 것이라 믿고 싶었던 히로코의 소망은 현재 연인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무참히 깨진다. 우리가 현재를 직시하고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한 어떤 미련도 환상도 갖지 않은 눈앞의 사실만을 바라보는 것일까? 그것은 진정 가능한 일일까?


이사를 준비하는 이츠키(여)의 엄마와 고모부의 대화는 상징적이며 잊혀짐과 나아감에 대한 비유처럼 보인다.

고모부: 영감님은 아직 반대하시나 봐요? 아침부터 밭에 씨를 뿌리시던데. 아직 집에 미련이 있나 봐요?

엄마: 그렇다고 옛 추억만 붙들고 살 순 없죠? 몇 년 뒤에 천장이 무너진다고 했죠?

고모부: 틀림없습니다. 지금 사는 게 용하다니까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추억은 소중하지만, 거기에 집착하다간 낡아가는 집처럼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동’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곧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의 ‘안녕’이며 영원한 ‘상실’을 뜻하지는 않는다.

고모부: 감기가 가장 무서워요. 제가 사는 어떤 분은 감기가 악화되어 폐렴이 되었어요.

히로코: 죽었어요?

고모부: 폐렴으로 죽지는 않아.

히로코: 우리 아빠는 죽었어요.

고모부: 에-? 폐렴으로 돌아가셨나?

히로코: 감기가 폐렴이 되었죠!

엄마: 벌써 잊었어요? 당신 아내의 오빠라고요.

위 대화처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상실은 물리적인 ‘이동’이 아니라 기억의 ‘망각’으로 이루어진다.그리고 시간의 흐름은 망각과 함께 변화도 가져온다.

할아버지: 난 반대다! 내가 반대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냐? 그럼 이사 가는 거지.

할아버지의 ‘반대’, 이 무용한 제스처는 우리가 가진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한 애착을 대변한다. 그리고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힘 또한.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시간의 흐름은 우리를 자꾸 앞으로 등 떠민다.



6. 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현재를 완성시킨다


이츠키(여)는 히로코에게 보낼 사진을 찍던 중 모교의 도서관을 방문하여 자신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 학교 후배인 여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선배님을 무지 좋아했나 봐요. 이렇게 선배님 이름을 많이 적어 놓다니.

그리고 그 당시 담임의 입을 통해 이츠키(남)의 죽음을알게 된다. 이제 그녀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색채는 완연히 바뀌었다.희미했던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생생히 살아나 현재의 상실감을 도드라지게 만든다. 얼음 속 화석처럼 갇혀있던 잠자리는 현재보다 생생한 냉동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며 현재의 상실감을 떠올리게 만드는 죽음의 이미지이다. 하지만 우리의 발을 멈추게 하는 것은 언제나카지노 게임 사이트그 자체가아니라 우리 마음속두려움이다.


히로코는 현재 연인 아키바와 함께 이츠키(남)가 조난당한 산을 찾는다. 두려움이 그녀의 발을 잡지만 현재의 사랑은 그녀를 재촉한다. 드디어 그녀는 잘못된 상대에게 보냈던 인사를 산을 향해이츠키(남)를 향해외친다. 추모는 그렇게 발화되어야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아니, 가슴속 추모는 늘 발화되길 기다린다. 이 장면이 흥미로운 것은 답장을보내왔던 이츠키(여)의 입을 통해 같은 말이 한 번 더 발화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녀가 처음 받을 때는 몰랐던 편지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셋을 이었던 ‘가상공간’은 두 명이 한 명에게 완전한 인사를 보냄으로써 사라진다.그리고 히로코는 지금껏 받아왔던 편지를 이츠키(여)에게 다시 돌려보낸다. 그것은 그녀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아니기 때문이며 이제 이츠키(남)와 완전한 안녕을 하였기 때문이다.


영화가 말하듯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꼭 현재를 붙잡는 장애물인 것은 아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회상은 좀처럼 몰랐던 사실을 알게 하기도 하고, 평면적으로 보였던 사실을 입체적으로 보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현실을 침범하기도 완성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여기엔 발화된 화해가 필요하다. 두려움을 딛고 당신에게 품었던 내 마음속 원망을 보내는 화해. 그래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당신에게 보내는 인사는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인사가 된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당신을 떠올리는 것은 그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나와 만나는 일이기도 함을 이 영화는 눈의 촉감처럼 아스라이 깨닫게 만든다.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당신을 기억함으로써 현재의 나를 완성시킨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기억하는 건 현재의 양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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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카야마 미호 中山美穂

-두려움도 미움도 없이 안녕!


눈 하면 이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올랐지만 한 뉴스를 듣고 글쓰기를 한참 망설였다. 그래도 본격적으로 봄이 오기 전에 글을 완성하여 다행이다.


죽음은불가해하고 갑작스럽게 우리를 방문하여 소중한 이를 앗아간다. 추모의 시간은 그래서 필요하다. 이 영화가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끊임없이 재개봉하는 이유는 바로 이 영화가 흔한 이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상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남은 생을 잘 디디기 위해서추모의 시간은 필요하다.


겨울이 오고 눈은 또 내릴 것이고 당신은 또 그리워질 것이다. 나의 괜찮은 일상은 잠시 누군가 밟고 지나간 눈처럼 어지럽혀질지도 모른다. 난 잠시 눈밭에 누워 당신을 느끼고 당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리라. 그러다 끊임없는 기침을 유도하는 지독한 감기처럼 한 철 당신을 겪어내기도 하리라. 허나 또 봄은 오고 눈은 녹을 것이다. 난 다시 바쁜 일상을 힘차게 살아갈 것이다. 이사를 하고 새집을 꾸밀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리라. 그리고 눈이 오면 또 당신을 그리워하리라!


두려움도 미움도 없이 안녕!

내가 열일곱에 만난 그녀!


이제는 고인故人이 된 그녀, 나카야마 미호를 그리며...


눈 올 때마다 생각나는 사랑 이야기!일곱 번째!


사랑하는 자는 하나의 장소를 만나고, 다른 계절로 떠나야 한다. 그 사람의 계절은 보다 더 짧거나 더 강렬하거나 더 느릴 수도 있다. 우리가 같은 문장에 머무를 수 없는 것처럼, 생을 통해 하나의 계절을 지킬 수는 없다.

서로 엇갈리는 긴 시간보다 분명한 것은 그 기억조차 흐려지는 날이 온다는 것. 언어만이 그 계절들을 봉인한다. 어떤 사랑의 이야기는 망각의 힘으로, 망각하려는 힘으로, 다시 쓰인다. 기억보다 더 오래된 세월을 향해.

-에세이 <사랑의 미래 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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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향년(享年) 5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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