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4
1. 논문 프로포절을 앞두고 도피성 카지노 게임 추천관람을 이어가고 있다... 마침 영상자료원에서 마이클 파웰&에머릭 프레스버거(+스콜세지) 기획전을 하길래 몇 편을 관람. 마이클 파웰이 프레스버거와 조우하기 전 공동연출로 참여한 <바그다드의 도둑(1940)은 퍽 감동적이다. 물론 '천일야화'의 일부를 각색해낸, 지금은 <알라딘으로 알려진 이야기를 반복할 뿐이며, 동시에 앞서 라울 월시가 무성카지노 게임 추천로 제작했던 작품을 총천연색의 테크니컬러로 다시 만들었을 뿐이기에, 이야기에서 어떤 감동을 느꼈다는 것은 아니다. 이 카지노 게임 추천는 충실한 모험카지노 게임 추천다. 장르에 충실하고, 관객이 바라는 것을 깔끔하게 모아두었다. 마법적인 특수효과, 테크니컬러가 자랑하는 색감, <세상의 끝(1937)이나 <천국으로 가는 계단(1946) 등에서도 빛나던 얼굴 클로즈업... 그러니까 레이 해리하우젠의 '신밧드' 시리즈가 주는 감동이 여기에도 있다. 사실 이 카지노 게임 추천를 보며 가장 많이 떠올린건 조지 밀러의 <3000년의 기다림이다. 이 카지노 게임 추천는 '알라딘'이 아니라 '지니'의 이야기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바드다드의 도둑도 '알라딘'의 이야기는 아니지 않는가? 알라딘이라는 캐릭터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이후 팝컬쳐에 안착했음을 떠올려보면 말이다. <바그다드의 도둑에는 기다림이 있다. 물론 그것이 조지 밀러의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처럼 수백 수천년의 기다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왕자 아메드와 거지 아부 사이의 기다림, 아메드가 인생의 여자 바스라의 공주와 재회하기까지의 기다림, 아메드&아부가 자파와 재회하여 한 방 먹이는 순간의 기다림... 모험카지노 게임 추천는 사건의 연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주체를 기다리는 대상의 존재를 통해 사건의 긴장감을 더한다. 그 기다림을 어떻게 단축할 것인가? 여기에 카지노 게임 추천의 마법이 있다. 극작술이 아니라 환영의 마법이.
2. 키니마에서 권희수 특별전을 봤다. 이틀 동안 상영작 8편을 봤고, 그 중 몇 편은 라이브 퍼포먼스의 기록영상을 스크리닝용으로 재편한 것이다. 권희수의 작업을 처음 본 것은 2021년 인디포럼 프로그램노트를 쓸 때였는데, <셀 스코프를 스크리너로만 본 것이 못내 아쉬웠다. 스크리닝 환경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랄까. 특별전을 기획한 윤아랑 평론가의 글에도 적혀 있지만, 권희수의 작품은 카지노 게임 추천를 재현의 도구가 아니라 재현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그러니까 권희수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 자체로 하나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카지노 게임 추천의 무엇이 그 대상인가? 카지노 게임 추천가 프로젝터-스크린이라는 장치를 필요치 않게 된 이후로 카지노 게임 추천의 존재론에 관한 논의가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한 가지를 합의할 수 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빛이다. 빛을 뿜어내는 무언가다. 그렇기에 <코어에서 사각형의 조명이 텅 빈 갤러리의 벽을 비출 때 우리는 스크린을 떠올린다. 그렇기에 <셀 스코프에서 산란된 색들로 쪼개지는 빛을 바라본다. 그렇기에 <내벽에서 평면의 스크린을 봄에도 빛과 빛 사이에 놓일 레이어를 상상한다. 그렇기에 <몬순의 사운드몽타주를 들으며 완전한 암전 속에서 빛의 부재를 감각한다. 권희수의 작업은 우리가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빛을 어떻게 감각하는가를 질문한다. <현상자들의 강렬한 플리커와 <창 불 흐르는의 녹아내리는 이미지, 눈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에스레베르의 환영은 그 감각의 끝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듯하다. 과잉된, 혹은 (<몬순에서처럼) 배제된 빛은 지겹도록 반복된 질문(카지노 게임 추천란 무엇인가?)으로, 나아가 강화된 질문(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광학적 현상은 무엇인가?) 우리를 재차 인도한다. 아직 한 주차 상영이 남았으니 모두 '체험'하러 가시길.
3. 더 보탤 말도 없다. 일라이 로스의 최신작 <보더랜드는 쓰레기다. 원작 게임의 캐릭터 설정은 저 멀리 날려버렸고, 원작 게임의 폭력적이며 자극적이고 정신나간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다. 어떤 면에서, 이 카지노 게임 추천는 어사일럼이 만든 <가디언즈 오브 갤러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케이트 블란쳇, 잭 블랙, 제이미 리 커티스 등 유명 배우로 꾸려진 출연진은 무가치하다. 카지노 게임 추천를 보는 내내 "이것이 일라이 로스 방식의 반항인가?"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보더랜드]를 PG-13 등급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화하라니(국내에선 12세 관람가로 개봉했다)! 그것이 가당키나 한가. 이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잘못됐다. 일라이 로스가 공포 동화를 카지노 게임 추천화했던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나름의 미덕을 갖추었다. 케이트 블란쳇과 잭 블랙은 아동용 카지노 게임 추천의 풍미를 안겨주었고, 카일 맥라클란은 아동용과 비-아동용 사이의 경계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창출했다. 일라이 로스는 좋은 감독은 아닐지언정 좋은 장르 감독이다. <그린 인페르노나 <노크노크가 아무리 쓰레기 같은 카지노 게임 추천일지언정 분명한 플레저를 제공하지 않는가? <보더랜드는 일라이 로스의 실패가 아니라 스튜디오의 실패다. 이 카지노 게임 추천를 PG-13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 일라이 로스가 아니라면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 OTT로 국내 공개된 (부천카지노 게임 추천제에서 국내 첫 공개된) 일라이 로스의 2023년작 <해피 땡스기빙(원제는 그냥 Thanksviging인데 VOD로는 <블랙 프라이데이로 수입되었고, <해피 땡스기빙은 부천 상영 당시 제목이다)은 정확히 그 반대에 놓인다. 여기서의 일라이 로스는 오래 묵은 숙원사업을 마침내 해치우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도 그럴 게, 이 작품의 원본은 2007년 <그라인드 하우스 프로젝트에 수록된 페이크 예고편이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나타난 살인마가 칠면조 대신 인간을 굽는 예고편. 장편으로 완성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추수감사절 직후인 블랙프라이데이를 하나의 축으로 삼는다. 광분한 블랙프라이데이 고객이 벌인 참사에 복수를 꿈꾸는 살인마. 이 카지노 게임 추천는 80년대 슬래셔의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재림이다. 슬래셔를 '리바이벌'하기 위해 장르의 규칙을 가지로 유희하거나 클리셰를 비트는 등의 길로 빠지지 않는다. 이 카지노 게임 추천는 슬래셔의 왕도를 따른다. 단지 소셜미디어 시대의 관종들이 트리거로 작용할 뿐이다. <보더랜드와 <해피 땡스기빙을 연달아 보며, 할리우드는 일라이 로스가 무엇을 잘하는 지 아직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생각만 든다.
4. DMZ 다큐멘터리카지노 게임 추천제에서 운영하는 OTT 다큐보다에서 박수남 감독 회고전이 진행 중이다. 회고전이라기엔 다소 단출한 다섯 편의 구성이지만, 최근작 <되살아나는 목소리를 제외하면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적 없는 작품들이다. 박수남의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가리키는 것은 그가 <되살아나는 목소리에서 말했던 것과 같다. 저널리스트였던 그는 펜으로 담을 수 없는 목소리에 주목하기 위해 녹음기를 켰고, 녹음기에 담기지 않는 표정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그의 근본은 저널리즘에 있다. 알려지지 않은 것을 기록하고 전파하는 것. 그것이 박수남의 다큐멘터리의 근간을 이룬다. 그는 재일조선인 원폭 피해자의 삶을 기록하고(<또 하나의 히로시마 - 아리랑의 노래), 오키나와에 강제연행된 일본군 위안부의 비극과 투쟁을 담아내며(<아리랑의 노래 - 오키나와의 증언), 태평양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은 오키나와 교포들을 담아내고(<누치가후 - 옥쇄장으로부터의 증언), 재일교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을 기록한다(<침묵). <되살아나는 목소리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로 완성되지 못한 푸티지들을 디지털화하는 과정을 바라봤던 관객이라면, 뒤늦게 박수남의 작업들을 보는 것은 <되살아나는 목소리라는 걸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같다는, 다소 불경한 감상을 할지도 모르겠다. 우선 나는 그랬으니까. 일본제국의 피해자의 얼굴을 담아내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는 박수남의 말을 곧이 곧대로 이해하지 위해서는 그의 작업들을 보아야 한다. 그들의 일상적 무표정과 웃음 기저에 깔린 시간을 목격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얼굴을 담은 박수남의 카메라뿐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시간을 담아내는 예술이라 할 때, 거기에 담길 수 있는 시간은 종종 러닝타임을 (과하게) 초과한다. 어떻게? 박수남은 수십 년에 달하는 시간의 누적을 재일조선인 피해자들의 얼굴에서 목격한다. 때문에 <되살아나는 목소리에서 악화된 건강 상태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박수남의 목소리는 단순한 설득력 이상의 힘을 갖는다. 그의 말은 시대적 요청이 아니라 누적된 역사의 불호령으로 변모하고, 그것은 우리에게 단 하나의 행동을 요구한다. 함께 목격자가 될 것. "기록은 기억을 만든다"는 회고전의 제목이 그것을 가리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