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날의 쥐불놀이
달러 할머니와 분선 씨가 만나게 된 것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가 일으킨 대보름 사건 때문이었다. 어떤 인연이 이어질 때, 사람이 벌여놓은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새로운 인연을만들어지기도 한다. 그것의 형태가 악연이든 인연이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는 금옥 씨의 둘째 딸로, 새로운 상상을 좋아했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어른들을 다양한방식으로 놀라게 하곤 했다. 변명을 하자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가 악의를 가지고문제를 일으킨것은아니었다. 그녀의 엉뚱한 행동의 대부분은언제나 순수한 호기심에서비롯되었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하나의 사건을 발생시켰다. 작은 형태 또는 큰 형태로 사건은 발생했고, 사건이 발생한주기는 1년에 한 번 정도였다.
작년 해가 가장 짧다는 동짓날 저녁이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며칠 전 책 속에 등장하는 히어로가 나무와 나무 사이에 끈을 묶은 후,함정을 만들었고 그 끈에악당들의 다리가 걸려 넘어지면서 악당들을 물리치는 장면을 읽었다. 이 장면이 너무나 흥미로웠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이런 함정이 실제 가능한지궁금증이 일었다.
결국 해가 가장 짧다는 어두운 동지 저녁, 골목길 양쪽에 서있는 전봇대를 두툼한 실로 묶은 후 그 실을 다른 전봇대에 묶는 작업을 시작했다. 하나의 실은 약 7개 정도 되는 전봇대에 사람들 무릎 높이로 지그재그로 연결되게 되었다. 그 실 때문에 어두운 동짓날 저녁 사람들은 골목길을 걷다 두꺼운 실에 넘어질 뻔하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넘어진 사람은 없었다. 실이 사람들을 넘어뜨릴 정도로 두껍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전봇대마다 실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눈치챈 동네사람들은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범인을 찾는다고 난리가 났던 일이 있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났고 동지 때사건이 잊힐만할 즈음이었다. 그날은 정월대보름 저녁이었다.
빨간 양옥집 지하에 살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정월대보름 저녁, 서둘러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정월 대보름이라고 오곡밥을 하고 있던 분선씨는 부산하게 준비를 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를 보고웃으며 말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아, 어디 가냐?"
"할머니, 나 오빠랑 동생이랑 오금 공원에 가서 쥐불놀이하려고요."
쥐불놀이에 쓸 깡통을 준비하면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가 말했다. 정월대보름 저녁은 동네 친구들 모두 쥐불놀이를 하기로 약속된 날이다. 정월대보름 저녁에는 암묵적으로 오금공원에나가 쥐불놀이를 하는 것이 이 동네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행사로 여겨졌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아, 할미도 같이 갈까?"
어린아이들이 불놀이를 한다길래 할머니 분선씨는 아이들만 보내기내심 걱정스러운 마음이 일었다.
"에이, 할머니 우리 막 뛰어다닐 거라 괜찮아요. 춥잖아요. 쥐불 조금 돌리다가 금방 와서 오곡밥 먹을게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는 우리끼리 잘 다녀올 수 있는데 왜 고생하시냐며 분선씨에게 자신 있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할머니, 근데 제 깡통 어때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한 손에 들고 있는 반짝 거리는 은빛 깡통을 흔들어보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며칠 전부터 쥐불놀이에 적합한 깡통을 찾느라 온 동네 쓰레기장을 뒤졌다. 쥐불놀이를 하기 위해선 적당히 넓은 깡통이 필요했다. 너무 좁으면 불이 작아 흥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깡통은 후루츠 칵테일 통이었지만,후루츠 칵테일은 고급 음식이었기에 그런 깡통을 찾기는 어려웠다. 만약 구했다면, 그날 밤 쥐불놀이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결국,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마지막집 문 앞에버려진 꽁치 통조림 깡통을 하나 발견했다. 조금 좁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어젯밤, 아버지께 부탁해 깡통 옆면에 이미 송곳으로 구멍을 내어 놓은 상태였다. 거기에 준비해 놓은 철사를 끼워 손잡이처럼 만들었다. 깡통 양면에 철사를 단단히 고정한 뒤, 깡통 안에 탈 것을넣으면 준비 완료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깡통 안에 종이 조각들과 구해놓은 마른 나뭇가지를 넣었다. 조금 더 불이 잘 붙도록 성냥을 몇 개 부숴서 안에 함께 넣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야~ 안 갈 거야? 빨리 나와!”
오빠 호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거의 마무리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푸른빛과 붉은빛이 섞이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해와 달이 교대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쥐불놀이를 시작하기 딱 좋은 순간이었다.
그녀는 서둘러 신발을신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막내 연이도 작은 깡통을 손에 들고 있었다. 오빠 호는 어디선가 구해 온 커다란 파인애플 통을 들고 당당히 서 있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그 통이 꽤나 멋지게 느껴졌다.
“애들 오금공원에 벌써 가 있겠네. 어서 가자.”
오빠는 이미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뒤로 흘러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막내 연이의 손을 잡고 오금공원을 향해 달렸다.
공원에는 이미 많은 아이들이 나와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도 있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처럼 혼자 나온 아이들도 많았다.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어둠 속에서 둥근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달은 이렇게, 어둠이 내려야만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다. 어쩌면 우리 인간도 그렇지 않을까. 평소에는 희미한 모습으로 무리 지어 존재하다가 자신에게 주어지는 어둠이 찾아올 때 새롭게 숨겨진 본연의 모습을 빛내는 것처럼.
어둠이 완전히 내리자, 약 스무 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쥐불놀이를 시작했다. 깡통 안에 넣어둔 탈 것에 불을 붙였다. 오빠 호는 집에서 가져온 라이터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연이의 깡통에 불을 붙여 주었다.
“야~ 돌려!”
오빠의 외침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쥐불을 돌리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불빛이 빠르게 원을 그렸다. 작은달들이공중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처음에불꽃에겁을 먹었던 아이들도 이내 용기를 내어 신나게 깡통을 돌리기 시작했다. 막내 연이도 처음에는 무서워했지만, 곧 흥분된 표정으로 쥐불을 돌리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불꽃은 아이들에게 묘한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야~ 달리자!”
누군가 외치자, 아이들은 일제히 공원을 벗어나 골목길로 달려갔다. 좁은 골목을 따라 아이들은 불빛을 돌리며 뛰었다. 아이들의 손에서 노란 원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어두웠던 골목길은이내 쥐불이 내는불빛으로 환해졌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연이의 손을 잡고 뛰었다.숨이 차고 땀이 흘렀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뛰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집 근처를 지나쳤다. 집 옆 공터에는 아이들이 모여 다시 쥐불을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공터 앞에는 4층짜리 빌라가 있었다. 그 빌라는 지하층부터 시작되었으며, 지하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지나다 멈춰 섰다. 빌라의 지하가 너무 어두워 보였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쥐불로 그어두운 지하를 환히 밝혀 주고 싶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빌라 앞에 멈췄지만 손은 계속 빛을 발하는 깡통을 돌렸다. 쥐불 불빛이 어두웠던 지하 입구를 환하게 밝혀 주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더욱 신이 나서 쥐불 돌리는 속도를 올렸다.
그러다 어느순간, 깡통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손을 벗어났다.
손을 벗어난 붉게 빛나는 쥐불이빌라의 지하로날아가 '툭' 바닥에떨어졌다. 순간적으로 빌라 지하가더욱더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시 불이 나면 어쩌지?’
겁에 질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주저앉아 깡통을 주울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옆에 서있던 연이의 손을 잡고본능적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멀리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행동을 지켜보는 한 사람이 있었다.
달러 할머니였다.
그녀는 가만히 서서, 깊은 주름 사이로 눈을 가늘게 뜨고있는 듯했다. 그리고 지하에서 퍼지는 불빛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뒷모습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메인사진: pinterest ,mind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