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우리였지.
휴지는 안 사도 돼. 내가 호텔에서 일하는데 거기서는 휴지가 조금 남으면 버리거든 그거 내가 가져올 수 있어. 우리 그거 쓰면 돼.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룸셰어를 했다. 방하나짜리 집에 어떤 달은 다섯 명이 살고 어떤 날은 여섯 명도 살던 집.
호텔에서 일하는 친구는 버리는 휴지를 모아 가져왔다. 푸드코트에서 일하는 친구는 버리는 음식을 가져왔다. 나는 취업비자도 없어 일도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을 같이 끓여 먹는 것. 맥도널드 커피가 $1불 프로모션을 할 때 제일 큰 사이즈의 커피를 사다가 나눠 먹는 일뿐이었다. 불안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생활이었다. 취업비자는 연장이 될지. 영주권은 어떻게 될지 우리는 철퍽거리는 파도 앞에 놓인 모래성 같은 애들이었고. 우린 끈끈하게 서로를 껴안고 밀도 있게 겹쳐있는 모래알갱이들처럼 잘될 거라고 밑도 끝도 없이 잘될 거라고 서로에게 말했다.
호텔에선 쓸모가 없어 버려진 몇 칸 남지 않은 화장실휴지였지만 그게 또 우리한텐 소중한 것들이어서. 나도 이런 휴지처럼 어디서는 또 쓸모 있는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