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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상작가 해원 Feb 14. 2025

4-1. 사후카지노 게임, 인간의 가장 치명적인 착각

4장. 영주권자 되다


눈부신 8월의 금빛 햇살을 안고, 한 대의 비행기가 포틀랜드 공항 활주로 위로 부드럽게 미끄러져 들어왔다. 탑승객들이 하나둘 입국장으로 들어오는 가운데, 영무와 영주도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그들의 앞에는 한눈에 봐도 그들의 아이임을 알 수 있는 세 아이가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공항을 빠져나와 파웰북스(Powell’s Books)에서 제공한 리무진에 오르자, 차창 너머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웅장한 만년 설산이 그들을 반겼다.


오리건주에서 가장 장엄한 봉우리, 마운트 후드(Mount Hood). 영무는 그 눈부신 설산을 보자 가슴 한쪽에 기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깎아 놓은 듯 날카로운 정상과 균형 잡힌 산허리가 너무나 익숙했다. 마치 오래전, 꿈속에서 수없이 보아온 풍경처럼 느껴졌다. 처음 마주하는 포틀랜드라는 도시, 처음 바라보는 풍경, 처음 마주하는 하늘인데도 그는 이 모든 게 낯설지 않았다. 멀리 한적한 도롯가에 길게 늘어선 노숙자들의 텐트를 보자 영무의 긴장감은 비릿한 아픔으로 바뀌었다.


흥분으로 가득 찬 리무진 안, 창밖을 바라보던 큰아이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카지노 게임에게 물었다.


“아빠, 여기가 아빠 소설에 나오는 그 포틀랜드 맞죠? 아빤 여기 처음 오시는 거라고 하셨잖아요. 근데 이상해요. 아빠 소설 속에 묘사된 산이랑 저기 보이는 산이 너무 똑같아요. 심지어 산 위를 감도는 구름까지도요.”


카지노 게임는 깜짝 놀라 아이를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듯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곧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오, 주인공! 너 아빠 소설을 그렇게 꼼꼼히 읽었단 말이야? 정말 대단한걸. 기특한 녀석, 네가 없었다면 아빤 어쩔 뻔했냐?”


“아빠,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이 세상에 없다니요? 참, 그리고 저는 아빠 아들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소설가이기도 하거든요. 교과서에도 실린 아빠 소설을 제가 모를 리가 있겠어요? 소설가 주영무를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아빠의 <평행이론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걸요. 그건 카지노 게임적으로도 마찬가지고요.”




20년 전, 49일간의 혼수상태카지노 게임 깨어난 영무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했다. 죽음의 경계카지노 게임 다시 삶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이미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교통사고로 인한 육신의 고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정신은 겨울 새벽의 고요처럼 맑고 또렷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삶에 대해 막막함도 더는 남아있지 않았다.


얼마 후, 그의 경험은 소설 <평행이론으로 탄생했다. 그가 49일 동안 본 카지노 게임를 생생히 써 내려간 작품. 한국을 넘어 카지노 게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은 영무를 작가이자 강연가, 그리고 영성가로 이끌었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에 열광했고, 그는 카지노 게임 각국을 돌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파했다.




리무진은 이윽고 파웰북스(Powell’s Books) 앞에 멈춰 섰다. 카지노 게임에서 가장 큰 독립 서점 중 하나인 이곳에서, 영무의 강연이 열릴 예정이었다. 차에서 내린 그를 향해 한 여인이 다가왔다. 단정한 정장 차림의 그녀는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아 명함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는 서점의 총괄 지배인, 세븐 디아즈(Seven Diaz)입니다. 작가님을 직접 뵙게 되어 정말 영광이에요. 먼저 책에 사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작가님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책의 맨 앞장을 펼치며 영무의 곁으로 바짝 다가섰다. 영무의 첫 소설 <평행이론이었다. 책에 사인하며 바라본 그녀의 환한 미소, 따뜻한 눈빛, 세련된 손놀림, 그 순간, 영무의 머릿속에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다. ‘기시감(旣視感).’ 그리고 그녀의 향기. 그것은 분명 꿈카지노 게임 느꼈던 그 향기, ‘천사의 향기’였다. 영무는 조용히 속삭였다.


‘세븐, 네가 이렇게 아름답게 살아줘서 고마워. 정말 다행이야.’


잠시 후, 영무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그의 강연을 들은 것만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카지노 게임 벗어났다는 소문 때문일까. 강연장은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이 붐볐다. 보이지 않는 기대감과 알 수 없는 경건함이 가득 찬 공간 속카지노 게임, 사람들은 숨죽이며 그의 입을 바라보았다. 영무는 언제나 그랬듯,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강의를 무료로 진행했다. 상처받은 마음과 영혼을 어루만지는 것이야말로 그가 경험한 지혜의 참된 목적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의 소설카지노 게임 인용한 <카타 우파니샤드 제4장을 스크린에 띄웠다. 잔잔하면서도, 신비로운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목소리로 한 구절씩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의 음성이 공간을 타고 퍼질 때, 사람들의 눈빛에도 점차 변화가 일었다.


“이곳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곳에 있으리라. 그곳에 있는 것이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있으리라. 이곳에 있는 것과 그곳에 있는 것이 차이가 있다고 보는 자는 영원히 죽음카지노 게임 죽음으로 이르는 길을 걸으리라.”


“참된 마음만이 이것을 깨달을 수 있으니, 그곳은 이곳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곳이 이곳과 차이가 있다고 보는 자는 영원히 죽음카지노 게임 죽음으로 이르는 길을 걸으리라.”


이윽고, 카지노 게임가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강연장이 숨죽인 듯 고요해졌다. 그는 천천히 청중을 둘러보았다. 수백, 수천의 눈동자가 그를 향해 있었다.


"여러분, 우리는 정말 살아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숨 쉬는 이 공간, 손끝으로 느끼는 이 현실, 이것이 전부라고 믿습니까?"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카지노 게임는 시선을 들어 강연장을 가득 채운 이들에게 차분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은 그곳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모든 것도 이곳에 있습니다."


그는 한 걸음 더 다가서며 질문을 던졌다.


"자, 이제 진짜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을 짓누르는 괴로움이 있습니까? 삶이 무겁습니까? 이 자리카지노 게임 벗어나고 싶을 만큼, 때로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지쳤습니까?"


순간, 강연장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여러분은 그 해답을 찾아가실 겁니다."


카지노 게임의 확신에 찬 목소리가 강연장을 가득 채우자, 수천 명의 청중은 점점 더 깊은 몰입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 사람의 집중이 또 다른 집중을 불러일으키며,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에너지가 공간을 감싸는 듯했다.


<강의 전문


오늘 강연카지노 게임 저는 우리가 살아가며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세 가지 근원적 질문에 관해 이야기할 겁니다. 그 질문은 이미 제가 보여드린 『우파니샤드』의 한 구절 속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첫 번째 질문 - '있다'와 '없다', 우리는 정말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없는 것을 보고 있다고 카지노 게임하는 걸까요?“


두 번째 질문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면, 보이지 않는 것은 과연 아무 의미도 없는 걸까요?


그리고 마지막 질문 - '삶'과 '죽음', 삶이 시작이고 죽음이 끝이라면 실제 삶이 있고 죽음이 따로 존재할까요? 삶도 죽음도 없는 세상은 없을까요?


이 세 가지 질문이 여러분을 어디로 이끌지 곧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답을 통해, 우리는 괴로움을 넘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아갈 것입니다.


- 첫 번째 질문 - ‘있다’와 ‘없다’


여러분, 간밤에 꾸신 꿈을 기억하시나요? 그 꿈은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꿈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저에게 그 꿈을 가져와 보여주세요. 만약 꿈이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럼 대체 여러분의 머릿속에 또렷이 남아있는 꿈의 기억은 무엇일까요?


혼란스러우신가요? 그럼,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어제’는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 꿈은 없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어제는 분명 있었다고 말할 분도 계시겠죠. 그렇다면 저에게 어젯밤 꿈과 어제의 차이점을 설명해 주세요. 우리는 어제를 만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제는 있다고 믿죠. 반면 꿈은 가짜라는 이유로 아예 없다고 말합니다. 어제와 꿈은 하나도 다르지 않은데 말이죠. 결국, 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모두 우리의 생각이 만드는 카지노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여러분의 주머니에 100달러가 있다고 가정해 보죠. 이 100달러는 분명 가치 있는 것이죠. 밥을 사 먹을 수 있고, 커피도 마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100달러가 외부 카지노 게임와 완전히 단절된 아마존의 원시 부족에게 있다면 어떨까요? 그들에게 이건 돈일까요, 아니면 불쏘시개나 쓰레기에 불과할까요? 이처럼 우리가 있다고 믿는 것들은 환경과 관념에 따라 그 존재가 달라집니다. 100달러는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는 돈이지만, 전혀 다른 사회에서는 무의미한 종잇조각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100달러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없다는 것조차 인간이 만들어 낸 관념일 뿐입니다. 100달러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돈인지 아니면 쓸모없는 종이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환경과 카지노 게임 사고방식일 뿐입니다. 내일 죽을 사람이 천억 달러를 손에 쥐고 있다 한들, 그건 그에게 있는 것일까요, 없는 것일까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있다고 믿는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있음이 존재하기에 없음이 성립되는 거죠. 어제 100달러가 있었기에 소비할 수 있었고,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100달러라는 가치가 없었던 원주민에겐 100달러라는 가치는 생긴 적이 없으므로 사라지지도 않는 것입니다.


결국, 있음과 없음은 서로를 존재하게 하는 한 쌍의 그림자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붙잡고 있는 모든 것들은 결국 흩어지고 사라질 운명입니다. 이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붙들고 살아야 할까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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