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리는 셋이 가족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둘만 남았다.
밥을 차리는 카지노 게임,
놀이공원에 가는 길,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순간,
같이 맥주 한잔 마시며 일상을 나눈 카지노 게임,
늘 내 옆에 누군가 있던 카지노 게임에
이제는 나 혼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그래도 아이는 밝아 보여요."
"혼자서도 잘 키우고 있잖아요."
"요즘은 다 그렇게 살아."
"혼자 아이 보며 일하는 네가 정말 대단해 난 절대 못해"
그 말들이 나를 위로하지 못하는 건,
그들이 모르는 어떤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남산타워를 지나던 날,
아이는 창밖을 보며 말했다.
“저기 아빠랑 엄마랑 갔어.”
나는 웃으며 맞장구를 쳤지만,
속에서는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 기억을 아이는 아직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카지노 게임를 나는 여전히 혼자 채우고 있었다.
아이는 점점 말이 늦어졌고,
밤마다 내 품에 꼭 안겨잠들었다.
무언가를 이뤘을 때 "아빠보고 싶어.. 아빠는 왜 안 와"하며
말끝을 흐리던 그 눈빛.
그 모든 걸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지켜봤다.
가족이란 건 무엇일까.
한 카지노 게임를 비워도 유지될 수 있는 걸까.
아니면, 그 빈카지노 게임가 삶 전체를 흔들기도 하는 걸까.
그 빈카지노 게임에서 살아가는
한 엄마의 넉두리였다.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서,
내가 나를 붙잡고 쓰는 글이다.
세상 모든 혼자 키우는 엄마와 아빠에게
조용히, 그러나 진심으로 건네는 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