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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책방 Apr 02. 2025

내란과 카지노 게임 추천

매일 밤 잠 못드는 한 시민의 마음

탄핵 선고 2일 전, 다시 한번 시간을2024년 12월 3일 밤으로 돌려본다. 그 밤 느닷없이 선포된 비상계엄 이후 120일이 지났다. 평생 불면증을 모르고 살았던 내게 지난 120일은 계엄성 불면증, 내란성 불면증과 함께 하는 나날이었다. 증상이 심하지는 않지만 좀처럼 잠들지 못하는 날이 많고, 잠들었다가도 자주 깨며, 깨서는 속보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고, 낮에도 밤에도 신경이 곤두선 듯 날카로웠다. 원래도 날카로운 사람이 툭하면 화내고 큰 소리를 내는 날이 이어지는데 우리 모두 피해자라고 하면 피해자인 셈인데 우리끼리 이렇게 부딪힐 일인가 싶어 괴로울 때가 많았다. 어쩌면 이미 누군가가 내란과 카지노 게임 추천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한 유의미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탄핵을 찬성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도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을 테니 그들 역시 내란성 혹은 계엄성 불면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들, 내란을 부정하고 탄핵을 반대하는모두가 진심으로 윤석열을 지지하는 건지 궁금해서 온갖 언론사 뉴스를 찾아보고 댓글을 따라가고 게시글들을 읽으며 보낸 밤도 여러 날이다. 그렇게 알게 된 건 진정으로, 진심으로 윤석열을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과 그들의 진정성에 한치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서글픈 건 그런 진정성이 어떤 세력의 이익과 어떤 기업의 돈과 어떤 사람들의 속셈에 이용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뉴스에서, 여러 기사들이 "내란이라는 혼란을 틈타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증거를 내놓아도 그건 다 음해요 조작이 됐다. 반대로 상대편의 발언, 행위 등은 비판의 빌미, 부당한 탄핵 추진의 근거가 됐다. 어차피 처음부터 진실이라는 대지가 기울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금만큼 우리 사회와 우리나라가 분열된 적이 또 있었을까. 상대방의 말은 모두 거짓, 나와 내 편의 말은 모두 사실. 사실은 거짓이나 진실은 이미 의미 없고 그저 우리 편이 이기면 그만인 상황처럼 보인다.


상대를 모욕하고 혼란을 부추기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고 맥락을 벗어나 어떤 표현 혹은 발언을 떼어다가 자기 입맛에 맞게 주석을 달아 퍼뜨리고, 같은 행위를 자기편에서 하면 눈 감고, 오로지 상대편을 비난하는데 몰두하는 기이한 장면들은 불면을 더 깊어지게 한다. 이제 저들 위선자들이 아니어도 해외 뉴스에서나 보던 자살폭탄테러의 실행자들처럼 광기로 무장한 광신자들이 언제든지 또 다른 내란을 일어키는 게 아닐까 떨게 만드는 것이다. 민간인이거나 아이이거나 할 것 없이 희생에 휘말리게 하는 테러범들 역시 그들의 나라, 그들의 세계에서는 영웅일 것이다. 대를 위해 피할 수 없이 생기는소의 희생. 그들의 믿음이 굳건할수록 평화와 소박한 행복은 멀어질 것이다. 그렇게 죽거나 죽이고 그들이 얻은 것이라고는 대를 이어 이어지는 또 다른 갈등과 전쟁. 누구를 위한 행복인가. 그들에게 죽으라고 혹은 죽이라고 명령하는 신의 목소리는 실재하는 걸까.


누군가의 부정, 불법을 보고 벌떼 같이 들고일어나 공분하던 목소리가 지금은 들리지 않는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관여했지만 그 관여가 중대하지 않으므로 무죄, 아들의 퇴직금이 기이하다 할 정도로 많지만 청탁의 대가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무죄, 영상 속의 인물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무죄, 우연의 우연이 겹친 결과 정당하게 채용됐지만 우연은 우연일 뿐 거기에 어떤 비리나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기적의 논리, 우리가 헌재를 향해 요구하고 압박하는 건 문제가 없지만 반대쪽이 헌재를 향해 어떤 요구를 하거나 압박하는 건 협박, 국민이 선출한 다수의 국회의원의 표결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지만 국민의 이익을 해칠 수 있으므로 거부하는 건 정당한 권한 행사지만 국회의 정당한 입법, 표결은 정부의 마비를 노리는 반정부 세력의 입법 독재, 상대당 당대표는 1심 법원의 판결에 승복하는 게 당연하지만 대통령실이나 검찰은 대법원의 판결조차 무시하는 게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는 태도, 야당 주도로 통과시킨 특검법은 위헌의 여지가 염려되므로 거부하는 게 당연하고, 위헌이긴 하지만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 않은 국무위원의 탄핵 기각은 승복해야 하지만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건 위헌이므로 임명해야 한다는 헌재의 결정이 있더라도 '즉시', '언제까지' 임명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으므로 미뤄도 문제없다는 식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돈을 위함이거나 공범이거나 약점 잡힌 게 아니라면 도대체 이런 이들을 어떤 이유에서 옹호할 수 있다는 말인가. 법치주의 국가이므로 법에 따라야 한다고 말하면서 다만 그 법이 우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기울어진 장면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카지노 게임 추천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더 평등하다" 그런 논리일까.

법이 만인에게 동등하고 평등하게 적용될 거라는 기대는 전혀 없다. 다만 바라건대 지나치게 기울지는 말았으면 할 뿐이다. 아무리 다른 쪽에서 봐도 억지에, 합리적으로 봐줄 만한 논리도 없으며, 자기주장 혹은 윽박지름 혹은 법보다 가까운 권력의 폭력, 우리 편 감싸기, 그러다 다 죽어, 이기는 편 우리 편 아닌가.


오래전 부모님은 법과 규칙에 엄격하게 구는 내게 "다 지키며 사는 사람이 어딨 느냐"라고 했다. 그 말씀처럼 나 역시 늘, 항상, 모든 법을 지키지 못했고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껴야 카지노 게임 추천 일이 많았다. 어쩔 수 없는 게 아님에도 귀찮다거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거나 카지노 게임 추천 이유로 규칙을 어기는 날도 적지 않았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무신경한 사람을 향해 화를 내다가 상대방이 너도 이런 규칙을 어기고 있지 않느냐는 논리의 반격을 당했을 때 며칠을 괴로워하기도 했다. 규칙을, 법을 모두 다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법전을 모두 외우고 판례를 다 기억한다고 해도 단 한 번도 법을 어기지 않을 수는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정상참작이 있고 용서가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 책임지려 하지 않는 사람들, 책임이 없다고 말카지노 게임 추천 사람들, 우리는 그래도 괜찮다고 당당하게 말카지노 게임 추천 사람들을 정말 한 번 더 용서하고 용납해야 카지노 게임 추천 걸까. 그런 용납, 용서를 고맙게 여기고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위기를 벗어나고 뒤에서 비웃으며 전보다 더 태연하고 대담하게 일을 벌이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일제 강점기 친일 행위를 했지만 청산되지 않았던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그랬고, 정직한 사람을 음해하고 모함해서 쉽게 이익을 얻은 사람들이 부끄러움도 없이 당당한 모습들이 그랬고, 판사 앞에서는 반성문이며 눈물이며 사과며 남발하던 죄수가 피해자 앞에서는 빨갛게 웃는 기괴한 장면들이 그랬다. 그런데 다시 한번 더 용서하라고 한다. 그럴 수 있을 리가. 그래도 괜찮을 리가.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잘못을 모르는 사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 책임지지 않는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은 늘 옳고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행동한다. 큰 부를 가질수록 강한 권력을 휘두를수록 좋아지기보다 나빠진다. 큰 권력에는 큰 책임 따른 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지 않으면 다음에는 더 나쁜 일, 더 악몽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정치는 결말을 보지 않아도 예측이 되는 뻔한 소설처럼, 보는 사람들을 안절부절못하게 하고 답답하게 하고 화나게 카지노 게임 추천 게 목적인 막장 드라마처럼 지나가지 않는다.


소설과 드라마의 권력은 작가와 제작자에게 있지만 국가의 모든 권력은 국민, 시민에게 있다. 더는 계엄성 카지노 게임 추천증, 내란성 카지노 게임 추천증에 시달리는 나날이 이어지지 않도록.

2025년4월 4일 11시 29분, 그 순간이 권력의 부당한 횡포를 끊어내고, 털어내는 새로운 시작의 날이 될 것이라는 걸 의심하지 않으며.

내란, 계엄의 혼란 속에서 쓰는 마지막 글을 마친다. 오늘 밤은 카지노 게임 추천과 마주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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