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기쁨을 담은 꽃의 기도
꽃이 피는 계절이 오면,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 Albert Camus -
꽃은 정원의 고운 선물이다. 꽃은 햇빛과 물, 온도가 다 맞아야 피어나기에 정성을 기울인 정원사의 자랑이다. 갓 데려온 화분에서 꽃을 피우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그다음에 같은 꽃을 풍성하게 피워내는 것은 생각밖으로 어렵다. 손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같은 식물이라도 어떤 해는 꽃이 풍성하다가 어떤 해는 꽃이 한두 송이 피고 지나가고 만다. 매해 피는 꽃들은 다년초라 한다. 이렇게 반려식물하고 몇 해를 같이 지내다 보면 늘 꽃이 만개하진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닫힌 환경에서 알뜰하게 햇살을 모아 꽃을 피워낸 식물들을 보면 정원사는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정원이 정원사에게 주는 꽃다발처럼.
한 시절 화려하게 피고 나면 스러지는 꽃들도 있다. 그 해를 기념하는 스페셜한 존재, 일년초들이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꽃이 몇 주 훅 피어나서 그 시간을 더욱더 특별하게 해 준다. 한눈에 눈을 사로잡기 위해 평생의 에너지를 쓰는 존재들. 와, 그저 아름답다. 그래도 가혹한 야생의 환경이 아니라면 정성껏 베란다에서 가꾼다면 다음 해도 꽃을 볼지 모르겠다. 물론, 꽃 없는 긴긴 시간들을 묵묵히 견디어 내야 하겠지만. 그래도 그 아름다움의 기억이 있기에 정원사는 일년초도 고이 돌본다. 그래서 정원사의 정원에는 일년초든 다년초든 모두 소중한 대접을 받는다. 피어남 그 자체로 위안이 되는 고마운 존재들이기에. 애니시다의 불꽃같은 아름다움, 베고니아와 임파첸스의 여리여리한 봄, 가을의 향소국 와 유리호프스, 추운 겨울을 막 지낸 강한 동백의 톡, 떨어지는 소담한 아름다움까지. 꽃은 봄부터 겨울까지 각자의 계절에서 피고 지니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난 꽃들도 있다. 허브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난 꽃들도 있고 나무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난 꽃들도 있었다. 보랏빛 종모양의 귀여운 프로스탄테라 꽃은 로즈마리와 닮은 허브다. 멋진 라인을 자랑하던 꼭지윤노리는 원래 열매를 관람하는 분재식물이지만 올리브나무도 열매를 맺기 전 꽃을 피웠고, 보리수나무도 작은 종과 같은 꽃을 피웠다. 눈에 띄지 않지만 진한 향기를 갖기도 하는 고운 존재들이다.
아무리 침엽수들을 사랑하고 연둣빛 새순을 유달리 좋아하는 정원사지만, 정원에 꽃이 핀 날은 종일 즐겁다. 유독 초록 잎의 식물들이 주인공인 정원에서 한두 송이 피어난 꽃은 당연하게도 아름다움, 그 자체! 그렇다, 꽃은 정원사의 기쁨이다. 하지만 꽃은 매순간 피어있지 않다. 꽃은 피어난 날이 있으면 언젠가 지는 날도 온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아무리 오랜 인연이라도 늘 한결같지 않다.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는 법. 유한하기에 더 기쁘고 소중한 우리의 인생처럼. 꽃은 고단한 일상에선 위로가 되고, 기쁜 날에는 축하가 되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오색빛깔 어여쁜 꽃들은 한 송이송이마다 나름의 이야기를 품고 피어난다.
때로는 아무도 봐주지 않더라도 피어나는 꽃들도 있다. 남몰래 감춰둔 이야기처럼 아무도 모르게 피고 또 져버린다. 그저 바라만 보지 못하고 그 흔적만 볼 때도 있다. 때로는 너무 작고 너무 금방 피고 져버려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꽃도 있다. 어쩌면 우리 집 꼬마가드너, 정원이 이야기 같기도 하다. 눈여겨보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아도 피어나는 아이의 느리디 느린 작은 이야기. 정원사는 이 느린 꽃의 이야기를 늘 귀 기울여 듣는다. 그의 정원에서 가장 느린 꽃. 아, 가장 낮은 곳에서 서럽게 피어난 내 여린 마음이기에.
꽃은 모두에게 위로를 주고 기쁨을 준다. 선물처럼 찾아온 꽃의 현재에 머무르며 인생의 한 장면을 꽃과 함께 기억해 둔다. 어떤 꽃은 지금도 피고 지지만 어떤 꽃들은 이렇게 사진 한 장으로만 남아 있다. 기억은 지지 않는 한 송이 꽃이다. 마음은 가장 약한 꽃마저 안아주는 따듯함이다. 정원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꽃을 만나고 키운다. 아름답지 않아도, 그저 한 송이라도 애써 피운 그 마음을 기억해 준다면 꽃은 행복할 것이다. 의미는 그저 사람이 붙였을 뿐, 꽃은 자신의 계절에 피어날 것이다. 조금 늦든 빠르든 그것은 꽃의 몫이다. 햇살 아래에서 화려하든 작든 모두가 그저 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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