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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지노 쿠폰독서 Feb 26. 2025

‘카지노 쿠폰 듦’이 가져다준 선물 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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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새롭게 카지노 쿠폰 들 수 있습니다

김녹두 지음 / 340쪽 / 20,000원 / 한겨레출판



가끔 지인들이 정색을 하며 묻는다. “정말 빗자루 타고 날아다니는 건 아니지?”

강릉에 있는 도서관에서 강연을 하나 싶더니, 어느새 또 통영 카지노 쿠폰에 가 있냐며 혀를 내두른다. 하긴 나 스스로도 뒤늦게 웬 역마살이 끼었나 의아할 때가 많다.

공부나 잘하는 우등생이었지, 야생의 콧바람을 쐬어보지 못하고 소심하게 자랐다. 고등학교 때 기껏해야 단체로 수학여행 가면서 열차를 처음 타봤으니 말 다했지. 대학생이 되고 나서 밖으로 나다니긴 했지만 그래봤자 친구들 꽁무니를 따라다녔다. 서울이라는 큰 울타리, 부모님의 관심 밖으로 탈출할 기회가 없었다.


20대 후반에 아이를 낳으면서, 남아 있는 인생에 대한 기대감을 접었다. 엄마로 살다가 할머니로 죽나 보다 싶었다. 더구나 한창 회사에 매인 몸이니, 혼자 시간을 보낸다거나 여행을 떠나볼 자유는 참으로 요원했다. 그러다 마흔 살에 철인3종이라는 엉뚱한 운동을 시작하면서, 잔잔했던 인생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데뷔한 지 39년 만에야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홍콩 배우 양자경은 의미심장한 수상 소감을 날렸다던가.

“여성 여러분,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로 믿지 마세요.”


쉰 살 넘어선 내게도 금빛 찬란한 날이 찾아올 줄은 짐작조차 못했다. 글을 쓰면서 저자가 된 것도 신기한 일인데, 전국을 누비며 독자들을 만나다니. 천하의 소문난 길치가 휴대폰 하나 들고서 ‘빗자루 탄 마녀’처럼 돌아다닌다.

여수, 울진, 의령, 논산처럼 태어나 처음 가본 도시가 수두룩하다. 기왕 갔으니 지역의 맛있는 밥을 먹고 유명한 관광지를 구경한다. 때론 배낭을 메고 때론 슈트케이스를 끌면서, 열차와 고속버스를 갈아타고, 젊을 때 못해본 홀로 여행을 즐기고 있다. 예순을 바라보는 지금이야말로 내 인생의 절정이자 황금기 아닐까.


현재 내가 누리는 자유와 도전은 바로 ‘나이 듦’이 가져다준 선물이다.노쇠와 상실로만 가득하리라 여겼던 생의 후반부에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몸소 깨달았다. 그러려면 다양한 방면에서 ‘미리, 슬슬 노후대책’이 필요할 터. 『우린 새롭게 카지노 쿠폰 들 수 있습니다』는 그중에서도 특히 관계 정립과 마음공부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인 김녹두 저자의 고민과 임상 경험이 어우러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기보다 마치 다정한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읽는 내내 따스했다.덕분에 나를 키워준 부모님, 내가 키운 자녀들, 같이 살아가야 할 배우자와 가깝고도 먼 형제자매에 이르기까지 짚어보았다.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에 대한 상처와 갈등, 치유의 방식까지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제는 나를 키워야 할 시간이 도래했으며, 내가 나의 친구가 되고 보호자가 되어 보살펴야 한다는 귀한 조언을 얻었다.


모든 노후대책의 마무리는 ‘노쇠와 죽음’으로 귀결된다. 자조 능력을 유지하며 ‘운동화를 신은 채 죽고 싶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하지만 이 또한 고정관념이고, 결국엔 타인을 신뢰하여 돌봄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인생의 마지막 성장임을 배웠다. 아마도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새롭게 나이 들어갈 수 있을 듯하다.


이영미(마녀체력)_작가, 『미리, 슬슬 노후대책』 저자


- 이 콘텐츠는 <카지노 쿠폰 2025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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