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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은권 Jan 01. 2025

[은행원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두 온라인 카지노 게임

직장편 세 번째 이야기

여기 같은 부서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 2명이 있다.

A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B온라인 카지노 게임.


A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정말 완벽하다. 업무적으로 말이다. 회사 내부지침을 마치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부장의 신뢰를 독차지하고 있다. 호사가들은 왕의 남자 또는 부장의 오른팔이라고 사석에서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한다. 그렇다고 A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온종일 손바닥을 비비며 아부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A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누구보다도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한다. 말 그대로 모든 일에 회사가 먼저인 사람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창백한 얼굴과 충혈된 눈 그리고 축 처진 어깨의 모습의 A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자주 목격된다. 그리고 한 손에는 약봉지를 들고 출근하는 날도 많아졌다. 걸을 때마다 약봉지와 오른발 허벅지에 부딪혀 만드는 특유의 마찰음은 A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시그니쳐가 되었다.


이에 반해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항상 웃고 있다. 모든 일에 설렁설렁이다. ‘사람 좋다’라는 표현으로 딱 적합하다. 팀원들의 실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는다. 일침을 가하는 말보다 ‘다음부터 잘하면 돼’라며 항상 위로가 먼저다. 하지만 업무력이 부족해서 타 부서와 협업을 할 때면 다른 부서 일까지 가져올까 봐 팀원들은 늘 불안해한다.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낮은 업무성과 때문에 이를 질타하는 부장의 목소리가 회의실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면 얼굴이 붉어진 채로 회의실을 나온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바로 웃는 얼굴로 팀원들에게 나 때문에 기죽고 다니지 말라며 오히려 위로해 준다. 오히려 위로받을 사람은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인 것 같은데.. 그리고 부장이 있던 없던 퇴근시간이 되면 누구보다 정시 퇴근한다. 워라밸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인사시즌이 다가오면서 호사가들은 A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승진을 당연시했다. 하지만 막상 인사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버렸다. A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B온라인 카지노 게임 모두 승진을 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의 인사 결과에 대한 나름의 평가가 바로 이어진다.


“A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렇게 맨날 회사에서 일말 하더니 잘됐네”

“역시 회사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은 인정해 주는 건가”


“그나저나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승진한 것은 좀 의외네요. 일도 그렇고 A온라인 카지노 게임보다는 많이 밀리는데”

“어차피 랜덤 승진이야. 괜히 실적 스트레스받으며 회사 다니는 것보다 B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다니는 게 나을 것 같아”


언뜻 보면 다양한 의견인 듯 하지만 공통적으로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승진에 놀라는 반응이었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회사생활은 B온라인 카지노 게임처럼’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그리고 1년 뒤. 사내게시판에 올라온 퇴직 공문에서 놀랍게도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이름이 발견되었다. 이제 부장을 단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누구나 다 선망하는 부장의 자리라서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퇴직 소식은 정말 의외였다. 더구나 회사에서 퇴사를 종용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자발적으로 신청한 것이라고 한다.


들리는 바로는 승진 후 새로운 부서의 부장으로 간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실적 스트레스로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정신을 잃어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고 한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마음 편히 회사 다닌다며 B팀장을 부러워했지만 나름의 고민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은 승진을 하고 난 뒤가 아닌, 훨씬 이전부터 직원들 앞에서 억지웃음을 지었을 때부터 쌓였을지도 모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A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어떨까? A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승진 후 별도 이동 없이 현부서에서 계속 일하고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 부장으로 직함만 바뀐 채로 말이다. 부장이 되니 보고를 하는 것보다 보고를 받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부서원들의 업무처리나 보고서를 검토할 때면 한숨부터 나온다. 직원들을 하나씩 불러 개선할 곳을 설명을 해보지만 그 횟수가 늘어날수록 지쳐만 간다. 차라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 때로 돌아가 본인이 직접 실무를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A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대한 부서원들의 불만도 점점 높아만 갔다. 상세하게 알려주는 건 좋은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것 같다. 본인보다 업무를 모른다며 실무자들의 의견을 매번 무시된다.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보고서는 늘 재기안의 재기안이 반복되고 있다. 결재가 지연되다 보니 타 부서의 업무협조를 구하는 게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역시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부장 책상 한편을 가득 채운 약봉지를 바라보면 안쓰러움이 생기기도 한다.


분명히 다르지만 묘하게 비슷한 A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B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이야기이다. 누구의 방식이 옳다고 단정할 수 없다. 동일한 회사, 같은 사무실에 있지만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고 그 사연을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 일을 잘한다는 것은 연차와 직급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직급에서 일하는 방식만 고수해서는 이전만큼의 실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본인의 완벽함만 내세우기보다는 오히려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채워주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은행원이 딸에게 3줄 요약)

1. 회사생활 정답은 없다.

2. 누구처럼 되기보다는 내 업무 스타일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자.

3. 아프면 아무것도 의미 없다. 제발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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