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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이 Jan 04. 2025

Chap.37 화농성 카지노 게임의 수술적 치료에 대하여

왜 환자들은 피부과가 아닌 외과를 먼저 가는가

화농성 한선염을 2019년에 진단받았으니 벌써 5년이 넘었다. 나는 이전에 "건선" 경험을 통해 피부질환은 로컬병원을 가는게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아서 바로 대학병원을 가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주변 피부과만 보더라도 대부분 미용목적이라 피부질환으로 가는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피부과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는 의아한 것이 도대체 왜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은 피부과가 아닌 외과를 먼저 가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추측해 보건데 부위가 엉덩이에 생겨서 항문외과를 먼저 찾아가게 되는 것 같다. 게다가 딱 봐도 종기같으니까 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외과를 먼저 찾아가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딱 보면 종기는 종기지만 어쨌든 "피부질환"아닌가? 그럼 피부과를 먼저 가야하는게 아닌가? 나는 사고회로가 이렇게 돌아갔는데 나와 다른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는 겨드랑이에 처음 생겼을 때부터 외과를 갈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많은 환자들이 외과를 먼저 찾아갔다.


문제는 화농성 한선염은 동네병원에서 하는 외과적 시술로는 절대 완치도 치료의 효과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부위가 겨드랑이든 사타구니든 항문이든간에 수술을 하고 나면 그때뿐이지 결국 같은 부위가 또 생긴다. 보통 항문 부위에 종기가 나게 되면 외과를 가서 염증을 긁어내는 수술을 하게 된다. 배농은 그래도 쥐어짠 다음 드레싱만 하면 끝이지만 염증제거 수술의 경우 꽤나 큰 수술이기 때문에 엄청 아프고, 드레싱을 하는 것도 매우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감염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최근 환우 카페에서 엉덩이쪽 종기제거 수술을 했다가 한 달 동안 아물지 않아서 거즈에 피가 엄청 묻어나오는 분을 봤다. 나는 이런 분들을 보면 안타깝다. 도대체 왜 외과를 먼저 가서 이 고생을 하시는지...


화농성 한선염의 수술적 치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수술적 치료는 정말 "최후의 보루"같은 것이다. 우선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대학병원 피부과를 가서 정말로 "화농성 한선염"인지 진단을 받는 것이다. 내가 왜 대학병원을 강조하냐면 화농성 한선염은 우리나라에서 희귀질환(환자수 1만명 이하)에 속하기 때문에 애초에 공부를 지겹게하는 대학병원 교수급이 아니면 이 질병 자체를 모른다. 게다가 유사질환으로 피지낭종, 표피낭종같은 것이 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려면 많은 임상경험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동네에 있는 큰 외과에 가서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했다고 해서 재발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수술을 하면 이제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화농성 한선염은 면역질환이기 때문에 또 생긴다. 염증을 긁어내봤자 염증이 또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고장나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유전자를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막을 수가 없다. 따라서 수술을 해도 같은 부위에 또 생기거나 그 근처에 또 생긴다. 수술을 여러 번 하게 되면 수술 자국으로 흉터가 여러 곳 생길 뿐만 아니라 화농성 한선염으로 인해서 생긴 농루관까지 생기게 된다. 피부는 너덜너덜해지고 돈은 돈대로 나가고 정말 낭패만 보게 된다. 세 번째, 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만 산정특례 혜택을 볼 수 있다. 자신이 중증 이상의 화농성 한선염이라면 산정특례 혜택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화농성 한선염에 효과가 가장 좋은 치료제는 휴미라와 코센틱스다. 두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최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조건 대학병원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백날 외과에서 몇 년 동안 다니면서 수술을 해봤자 산정특례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대학병원이라고 해서 화농성 한선염 질환에 대해 다 아는 것은 아니다. 화농성 한선염은 이유없이 땀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이것도 일각에서는 아포크린샘이 아니라 어디든 그냥 생긴다고 얘기한다) 땀샘 제거 수술을 권유하기도 한다. 심지어 빅5에 속하는 병원이 말이다. 결국 이 환자는 수술을 받았고 나름 기대를 했지만 결국은 재발했다. 면역성 피부질환은 수술로 완치가 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물론, 수술을 하는 경우는 있다. 나 또한 지난 5월쯤에 왼쪽 겨드랑이에서 화농성 한선염이 계속 재발하고 농이 꽤나 깊게 있는 것 같아 교수님으로부터 수술을 권유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휴미라의 효과로 인해서 수술을 진행하지는 않았다. 만약 수술을 하게 되었다면 안에 문제가 되는 염증을 제거하고 봉합했을 것이다. 염증 부위를 크게 절제하는게 아니라 부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만 제거할 것이라고 들었다.


이것 말고도 염증 부위를 아주 깊게 제거하는 것이 있는데 이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화농성 한선염을 수술적 치료를 진행했을 때 환부를 얼마만큼 도려낼지는 전적으로 의사한테 달렸을 뿐 가이드라인은 없다. 예전에 "화농성 한선염" 서브레딧에서 수술을 한 사람을 봤는데 굉장히 깊게 제거하여 정말 징그러웠다. 목 뒤를 수술했는데 봉합하지 않고 열어두었으며 상처가 아물기까지 몇 개월이 걸렸다. 우리나라 대학병원에서 이러한 수술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드레싱은 다른데가서 해야 할 것이고 그 기간 동안 회사를 다니지 못하므로 생계 유지도 사전에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감염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패혈증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사실 이게 제일 걱정이다. 실제로 환우회 카페에서 예전 글을 찾아보면 수술한 후 패혈증에 걸려 응급실로 실려간 사람도 봤다.


피부병은 환자입장에서 참 아쉬우면서도 열받는게 난치성 질환이라는 이유로 온갖 과들이 돈벌려고 달려들뿐만 아니라 대체의학에도 너무 휘둘리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화농성 한선염만 보더라도 각종 외과는 물론이고 한의원에서도 홍보를 하고 있는데 외과적 시술은 둘째치더라도 한의원 치료로는 절대로 효과를 볼 수 없다. 조선시대 여러 왕들은 물론이고 유명한 인현왕후도 종기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한의원 치료가 가능하다면 조선시대 최고의 어의들은 왜 높으신 분들의 질병을 못고쳤는가? 한의원에다가 수천 만원을 쓰고 나중에 후회하며 대학병원을 오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갔을텐데 결국 돈날리고 시간만 날리게 되었으니 허탈감이 많이 느껴졌을 것이다. 또한, 피부병은 이상하게 대체의학이 판치는 곳으로 각종 식단은 물론이고 이상한 영양제에 화장품까지 팔아제낀다. 건선만 하더라도 이런게 심한데 화농성 한선염도 그러하다. 건선의 경우 환자 수가 꽤 많아서 이상한 대체의학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화농성 한선염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다보니 이런거에 휘둘리거나 지나치게 집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식단, 물론 하면 좋다. 근데 식단을 한다고해서 나아질 것이였으면 의사가 식단하라는 소리를 했을텐데 나는 병원다니면서 이런 얘기 한 번도 못들어봤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면서 정말 완벽하게 탈 탄수화물하고 저탄고지 식사로 평생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국 오래 유지할 수 없는 방법에 본인이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식단을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비만이거나 알러지가 있거나 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일부 식단 하는 사람들은 양식이 몸에 나쁘고 한식이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데 생각 의외로 우리나라 음식은 몸에 그렇게 좋은게 아니다. 탄수화물 덩어리 식사가 많기 때문에 한식=좋은 식단이라고 생각하면 큰일이다. 최소한 식단을 병행하고 싶다면 어떻게 식이조절을 해야 할지 영양학적 공부를 먼저 한 다음 실시해야 한다.


식단을 할 때 칼로리 조절을 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극단적인 식사는 지양해야 한다. 특히 항생제 카지노 게임를 병행하고 있다몬 속이 메쓱거리거나 설사를 하는 일 등이 있어 몸이 약에 휘청거릴 수 있다. 이럴 때는 영양이 중요하기 때문에 탄단지를 골고루 먹을 수 있는 식사를 해야 한다.또한, 영양제는 말 그대로 "영양제"일 뿐이지 절대 치료제가 아니다. 커큐민이든 비타민이든 카지노 게임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의사의 권유없이 자기 멋대로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추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카지노 게임 치료를 하게 되면 항생제를 쓰게 될텐데 항생제가 간독성이 있어 간수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소티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에 각종 영양제까지 먹어버리면 간이 맛탱이가 가버릴 수 있다.


영양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연, 금주, 비만관리다. 화농성 카지노 게임에 제일 나쁜건 흡연이다. 흡연은 염증성 질환의 적으로 염증유발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화농성 카지노 게임 환자라면 무조건 금연을 해야 한다. 병때문에 고통스러운데 금연을 못하겠다면 이는 환자 본인의 잘못이다. 금주도 마찬가지다. 알코올은 염증유발뿐만 아니라 간에 유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항생제, 이소티논 등의 치료를 하면 간수치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어 술을 피해야 한다. 회사생활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술먹는 순간이 오지만 그럴 때를 제외하고는 금주를 하는 것이 좋다. 비만 또한 염증 유발의 주 원인이다. 특히 화농성 카지노 게임 환자의 경우 비만 환자가 많은 편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농 자체가 접히는 부위에 많이 생기기 때문에 본인이 비만이라면 체중 관리를 반드시 해야 한다.


화농성 카지노 게임을 진단받았더라면 인터넷에 있는 이상한 말들이나 대체의학에 의지하지 말고 본인의 병이 어떻게 발병하고 어떤 치료법을 사용하지부터 알아야 한다. 이미 유튜브만 검색해도 비온뒤에서 이희정 교수님, 최유성 교수님이 강의를 했다. 그 자료만 보더라도 이 병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본인 질병에 대해서 최신 논문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희귀질환인 만큼 내가 직접 발품팔아야만 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다. 요즘에는 챗GPT가 논문 번역을 기깔나게 해주기 때문에 영어라서 못읽고 이해 못하는 경우도 없다.


본인 몸에 뭔가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면, 그게 더더욱 피부질환이고 몇 개월이 된 상태라면 무조건 대학병원을 가자. 요즘에는 대학병원 예약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그냥 네이버에다가 대학병원 이름 검색하면 "진료예약"이 뜬다. 콜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회원가입을 해서 예약을 하면 된다. 전화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유명 병원은 온라인 예약을 막아놓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콜센터 예약이 제일 간편한 방법이다. 대학병원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일반 의원처럼 예약하면 금방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의정갈등 이전부터 유명한 의사들은 예약이 1년씩 걸리기도 했고 지금은 의정갈등 때문에 어지간한 병원은 최소 3개월 잡아야 한다. 예약을 당기고 싶으면 수시로 전화해서 취소자리를 얻어 걸리는 수밖에 없다. 환우회 카페랑 브런치를 운영한 이후 내가 진료보는 선생님도 이 분야에서는 꽤나 유명해지셔서 지금은 초진 예약이 매우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안다. 분당차병원의 이희정 교수님도 마찬가지다.


대학병원 피부과 처음 가보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의사가 정말 대충대충 보는 것 같으니깐 말이다. 근데 이는 대학병원 시스템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도 처음에 서울아산병원에서 건선 진단받았을 때 진료시간 1분이었다. 이후 다른 선생님을 찾아가고 나서는 그런 경험을 해보진 않았지만 지금도 이런 의사들이 많다. 피부과의 경우 로컬피부과가 사실상 진료의 기능을 잃었기 때문에 대학병원에 환자가 굉장히 많다. 의사 1명당 100명은 족히 보는 것 같다. 보통 교수가 진료를 보면 1주일에 2-3번 정도 외래가 있고 이마저도 오후 아니면 오전진료 둘 중 하나만 보는 경우가 많다. 고작 3-4시간 진료보면서 100명을 봐야하기 때문에 한 사람당 오랜 시간을 쏟을 수가 없다. 의사가 건성건성 보는 것 같아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감내하는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 지금 다니는 병원 교수님이 워낙 세세하게 봐주시기 때문에 이런 경험은 하지 않지만 대신 그만큼 대기 시간이 매우 긴 편이다.


처음 진단 받았을 때 나처럼 덤덤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이홍기씨가 앓고 있는 병이라고 해서 "희귀질환"이라는 것이 인터넷에 떡하니 나와 걱정카지노 게임 사람들이 많다. 이미 진단을 받은거 되돌릴 수 없으므로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 자신의 병에 대해 공부하고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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