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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양연화 Feb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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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 미술관 기획전<빛나는 여백:한국 근현대 여성 미술가들을 보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응노 미술관 전경

대전 예술의 전당과 시립미술관 옆에 나란히 이응노 미술관이 있다. 미술관 두 개에 예술의 전당까지 함께 있으니, 여기가 대전 예술의 메카인 셈이다. 지금 이응노 미술관에서는 <빛나는 여백: 한국 근현대 여성 미술가들이 기획전시(1월 7일~4월 6일까지)로 열리고 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제대로 된 평가 받기 어려웠던 여성 작가들의 빛나는 작품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전시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가는 금동원, 김윤신, 나혜석, 김순련, 박래현, 나희균, 문은희, 박인경, 심경자, 천경자, 최성숙으로 총 11명인데, 이번엔 나희균과 박래현을 중점적으로 다루려고 한다(천경자 화백은 서울시립미술관 편에서, 나혜석은 수원시립미술관 편에서 따로 다룰 예정이다).


나희균(1932~)은 신여성의 상징인 나혜석의 조카다. 그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중풍에 걸린 나혜석이 몸을 떨며 집으로 찾아왔던 것을 기억한다. 처참한 몰골로 자신의 집을 찾아왔던 나혜석을 나희균의 아버지(나혜석의 오빠)는 집안으로 들이지 않았다. 누구보다 똑똑하고 기대했던 동생이 망가져 온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였다(결국 나혜석은 행려병자로 쓸쓸히 죽음을 맞게 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나희균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 ⓒ 안상철 미술관


나희균은 나혜석만큼이나 강인하고 진취적인 인물이다. 이번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나온 그의 작품을 보면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흐름 A, 흐름 B, 이웃과 함께 2, 무지개, 구성으로 모두 5개의 작품이다. 나희균을 일컬어 현대미술 1세대라고 부르는데, 위 작품들은 1970년대에 그려진 추상화 작품들로 지금 그렸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나희균은 1950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해 1953년에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에 입선, 2년 후 파리 국립미술학교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했다. 당시 국내 여성 화가가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한 건 최초였다. 이후 1957년, 베네지트(Galerie M. Benezit)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면서 파리에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이즈음 파리에 온 김환기와 작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키웠고 2020년, 환기 미술관에서 나희균의 회고전을 열었었는데, 이때 인연이 발화된 것이다.


3년간의 파리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나희균은 동양화가 안상철과 결혼한다. 이후 4명의 자녀를 출산하고 육아하느라 십 년의 공백기를 갖는데, 그 와중에도 새로운 예술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그는 1970년, 마침내 국내 누구도 선보인 적 없는 네온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삼각의 네온'을 들고 미술계에 복귀한다.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미국 팝아트 조각가인 크리싸(Chryssa Vardea-Mavromichali)로부터 영감을 얻었는데, 이후 그의 네온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점점 초자연적이고 종교적인 느낌으로 발전한다. 또한 이때부터 PVC, 철 등 상업 오브제를 이용하여 파격적인 추상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만들면서 소재의 다양성과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런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국내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독창적인 것들이었기에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1993년, 남편 안상철이 사망하고 양주 기산저수지 앞으로 작업실을 옮긴 그는 일련의 작업을 멈추고 다시 회화에 몰두하게 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고요2(좌), 나의 미리내(우) ⓒ 안상철 미술관


위 작품은 '고요 2'(왼쪽)와 나의 미리내(2015년 작, 오른쪽)라는 작품이다. 고요 2는 다분히 명상적이고 정적인 데 반해 나의 미리내는 강렬하면서 몽환적이다. 위 작품에서 보듯이 80세가 넘어가면서 그의 작품들은 점점 관조적이고 종교적인 색채를 띠는데, 90세가 훌쩍 넘은 현재까지도 그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은 그의 아들이 설립한 안상철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지금은 동계 휴관이고 4월부터 다시 전시가 시작되니 홈페이지 확인 후 방문하시길).


▲여인과 고양이 ⓒ 개인소장


다음 소개할 작가는 박래현(1920~1976)으로 위 그림은 '여인과 고양이'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밤과 낮' 두 개의 연작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수묵화 느낌이 나지만 인체를 간결하게 표현한 방식은 현대적이라 동서양이 조화롭게 합쳐진 느낌이 든다. 가부좌를 하고 앉은 여인과 그 무릎에 기대 누운 고양이가 그림 안팎의 소음을 소거한 듯 사색적이고 정적이 흐른다.


박래현은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대지주의 장녀로 태어나 1925년 군산으로 이주했다. 그는 학창 시절 독특한 이력이 있는데. 1936년 경성 여자 사범학교 재학 중, 학교 대표로 제14회 '전조선여자올림픽대회'에 출전해 60미터 3등, 200미터 1등, 400미터 계주팀 1위를 차지해 '조선육상십걸'에 선정되었다. 게다가 성적도 우수해 도쿄 제국여자의학전문학교에 합격했다.


집안 좋아 운동도 잘해 머리까지 좋은 수재였던 그가 화가가 되려고 마음먹은 계기는 경성 여자 사범학교 재학 시절 미술 교사였던 일본인 에구치 게이시로를 만나면서부터다. 그는 동양화가로 박래현은 그의 지도하에 자연스럽게 동양화에 입문하게 된다.


1940년 도쿄의 여자미술 전문학교에 입학한 박래현은 1943년 '단장'이란 카지노 게임 사이트으로 조선미전에 참가해 특선과 총독상을 받는다(이 학교 1년 후배가 천경자 화백이다). 시상식을 위해 귀국한 그는 운명의 남자를 만난다. 바로 동양화가 김기창 화백이다. 김기창은 7살에 장티푸스를 앓고 난 뒤 청력을 잃었고, 당시 조선미전에 여러 번 수상하면서 이미 이름이 알려진 터였다.


실력 있는 유학파 여자와 촉망받는 청년의 만남은 대중의 관심을 받았고, 두 사람은 1947년 결혼한다. 박래현은 그해부터 1971년까지 총 12회의 부부전 (남편과 함께)을 열어 새로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발표했다.


두 예술가는 동양화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늘 고민했고, 부부가 공동 작업으로 만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래현은 괄목할 만한 실력이 있음에도 누구누구의 아내로 설명되곤 했는데, 이는 박래현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었다.


▲이른 아침(좌), 노점(우) ⓒ 개인 소장, 국립 현대 미술관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1956년에 박래현이 발표한 '이른 아침'(좌)과 '노점'(우)이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으로 같은 해에 '대한미협전'과 '국전'에서 각각 대통령상을 받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한 해에 두 개의 큰 상을 휩쓸며 2관왕에 오른 것이다. 두 카지노 게임 사이트 모두 한국 전쟁 이후 가난했던 여인들의 삶을 주제로 그렸다.


먼저 '이른 아침'을 살펴보면, 맨 앞에 검은 닭을 든 여자와 그 뒤로 광주리를 인 채 아기를 등에 업고 남은 한 손으론 큰 아이의 팔을 잡은 여인이 보인다. 아이는 가고 싶지 않은 듯 몸을 반대 방향으로 비틀고, 그러거나 말거나 여인은 주변 사람들보다 한 걸음이라도 앞서려는 듯 꿋꿋이 나아간다. 모두 광주리를 이고 가는 걸로 보아 여인들의 행선지는 장터일 것이다. 빨리 가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면 지체할 수 없다.


등에 업힌 아이는 고개가 뒤로 젖혀져 안쓰러운데, 이 와중에 그 뒤 여인이 머리에 인 광주리엔 수수꽃다리로 보이는 꽃 한 송이가 대롱거린다. 여인들의 표정은 삶에 찌들기보다 오히려 기대에 찬 것 같다. 이고 간 물건을 모두 팔아 자식들 입에 넣어줄 음식을 장만하리라는 소박하지만 절실한 기대.


'노점'은 판잣집을 배경으로 여인들이 길에서 물건을 팔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여인들은 피부색이 진하고 몸은 팔등신처럼 길쭉길쭉해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특히나 이 작품은 큐비즘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녹인 작품으로 동양화를 새롭게 그리고자 했던 그의 의도가 잘 녹아든 그림이다.


1957년 박래현은 관습적인 한국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예술가들과 백양회를 결성해 꾸준히 전시회를 열었고 여성 작가 그룹 '영란회'를 조직해 활동했으며 아동에서 대학 일반부까지 미술에 재능있는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박래현은 미국, 타이완, 일본, 필리핀 등 다양한 해외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예술에 눈을 뜨게 되는데, 특히 원시 고대 미술에 매료된다. 이에 더해 뉴욕, 파리, 이집트, 인도, 잉카, 남미 각국을 여행하면서 동양화의 한계에서 벗어나 세계화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체득해 간다. 그 결과, 1960년대에 이르러 구상화이던 그림이 차차 추상으로 넘어가면서 그만의 독자적인 걸작들이 탄생한다.


박래현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고 판화로 이어져 1969년, 50살의 나이에 미국 프랫 그래픽 아트센터(Pratt Graphic art center)에서 판화 공부를 시작한다. 그에게 판화는 새로운 예술에 대한 열망이었다. 공부를 마친 그는 6년 만에 귀국해 생애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첫 번째 개인전은 결혼 전) 개인전에는 판화 58점과 태피스트리 6점이 포함되었다.


▲생 ⓒ 개인소장


위 작품은 그렇게 탄생한 에칭 작품으로 제목은 '생'이다. 여자의 자궁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도 이번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인생 2막이 열리는 순간 뜻밖의 불행이 찾아왔다. 급작스럽게 간암에 걸린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온 지 2년 만에 생을 마감하고 만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박래현은 예술가로서 창작에 매진함과 동시에 남편과 공동으로 열었던 해외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그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김기창은 어린 시절 청력 상실로 말을 하지 못 함) 영어도 배우고 수어도 배워 카지노 게임 사이트 통역사까지 도맡았다. 그리고 동양화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양식을 시도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화가였음에도 자신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평생 고군분투했다.


박래현과 나희균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음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장해나갔고 그 뒤를 잇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가 중 부부 화가는 총 네 명이다. 박래현과 김기창, 나희균과 안상철, 박인경과 이응노, 최성숙와 문신. 여성 화가로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이들이 누구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개별적인 예술가로 온전히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이응노 미술관에서는 여성 화가 기획전 외에도 상설 전시를 통해 이응노의 걸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바로 앞에 한밭 수목원이 있고, 넓은 공원에 조각 작품도 많다. 인근에 맛집도 많아 밥 먹고 소화도 시킬 겸 공원을 산책해도 좋고 바로 옆 시립미술관 '열린 수장고'에서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을 봐도 좋겠다(프랙탈 거북선은 오후 2시부터 불이 켜지니 그 시간에 가시면 멋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거나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길이라서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추천한다. 이들의 작품이 망설이는 당신의 마음에 도화선이 되기를.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김철호 평론가의 평론 '나희균, 고요의 빛'과 '박래현 삼중통역자'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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