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단절을 원한다면 게로카지노 쿠폰(下呂温泉)

1부. 우연히 만난 천연기념물

앞으로 2,3년 정도 더 살 수 있을 거야.
그 안에 꼭 다시 와서 만나요.

- 게로카지노 쿠폰에서 만난 카지노 쿠폰장 할머니 -

내가 원하는 건 단절이었다. 오롯한 단절. 나와 연관된 모든 것과 관계를 끊고 어떤 것도 과거와 연속되지 않았으면 했다. 시야에는 가짜들이 보인다. 자신들의 실체보다 부풀려 안일한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것들. 그것들을 피하려면 내가 눈을 감던지 떠나야 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난다. 일상과의 단절을 위해.

여행계획을 모두에게 알린다. 혼자 몰래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도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여행사실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알린다. 그래야 즐거운 여행 중 불편한 연락을 안 받을 수 있다. 아무리 배려심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상대의 휴가일정을 모르면 실수할 수 있다. 물론 알고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미 조용한 손절 상태라 상관없다. 그저 평소 내가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계속 좋게 생각하기 위해 여행계획을 알린다.

다들 묻는다. 왜 또 일본이야.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일본과 관련된 일을 했다. 오래 여행을 갈 거면 유럽이나 미국, 아니 최소한 동남아라도 가지 왜 지긋지긋한 일본에 가냐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가장 편안하고 한가롭게 있을 수 있다고. 관광지로 여행을 가면 도장 깨기 하듯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일본은 그럴 필요가 없다. 유명한 관광지나 대도시는 업무상 거의 다 가본 상태였다. 일본은 어딘가를 더 찾아가 볼 필요가 없다. 분주함을 피해다니는 로컬처럼 관광객이 없는 곳만 골라 편히 쉴 수 있었다.

업무상 일본을 자주 가면서도

휴가를 일본으로 가는 건

일상과 단절되기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행선지는 게로카지노 쿠폰(下呂溫泉)이다. 게로카지노 쿠폰은 에도시대 유학자 하야시 라잔이 자신의 저서에 일본의 3대 명천이라 표현하며 유명해졌다. 군마현의 쿠사츠 카지노 쿠폰, 고베의 아리마 카지노 쿠폰과 함께 오랜 시간 일본의 3대 카지노 쿠폰으로 불리며 카지노 쿠폰욕을 즐기는 일본인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여행지를 이곳으로 정한 이유도 이곳이 한국, 중국 관광객보다는 일본인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어서였다.

게로카지노 쿠폰에 가기 위해서는 나고야역에서 특급열차를 타야 한다. 1시간 40분 남짓 타고 가는 특급열차 히다 익스프레스는 편도 가격이 4,500엔이다. 속도는 무궁화호 수준인 데다 좌우로 심히 흔들리는 기차가격이 상당하다 느낀다. 일본을 오가면서 아직까지 적응이 안 되는 건 교통비다. 엔저다 뭐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여행하기 비싼 나라다. ‘일본이 싸다’는 건 요시노야(일본의 김밥천국)에서 규동만 먹었을 때 가능한 명제일 것 같고.

승차권을 매만지며 아직도 기차가격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차량이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여행하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발차(發車)의 미동을 느꼈을 때다. 카지노 쿠폰의 노천탕에서 유유자적하는 시간을 상상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기차가 거꾸로 가고 있다. 화장실을 가는 길에 만난 역무원에게 내내 역방향으로 가는 거냐 물었다.

この列車はずっと逆方向で行くんですか？
(읽기) 고노렛샤와 즛또 갸쿠호코우데 이끈데스까?
(번역) 이 열차는 계속 역방향 입니까?

다행히 나고야에서 기후역까지 약 20분 동안만 반대로 가고 기후역부터는 정방향으로 간다는 설명을 들었다.

기차 안에서 먹는 병아리푸딩 (표린)

안도의 마음과 함께 의문이 피어오른다. 처음부터 정방향으로 갈 수는 없는 건가? 역무원의 말에 의하면 기차에 탄 모든 사람들이 지금 역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데 이 불편함을 해결할 생각은 없는 것인가. 한국이었으면 코레일 홈페이지가 불나고 어떻게든 수정이 되었을 것 같은데 일본은 불편함에 대한 개선보다는 주로 시민들이 참는 쪽으로 진행된다.이런 방식이 잘 이해되지 않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나도 참아야 한다. 거꾸로 가는 창밖을 내다보니 속이 니글거려 레몬맛 캔디 하나를 꺼내먹었다.

혓바닥과 입천장 사이에 사탕을 두고 살살 굴리니 메슥거림이 사라진다. 이제 좀 속이 진정되는 듯해서 다시 창밖을 본다. 뒤로 달리는 기차를 타고 있으니 이상하게 시간이 반대로 가는 기분이다. 비디오테이프가 뒤로 감기 되듯 역방향으로 가는 기차에 타고 있으니 과거로 빨려가는 기분이랄까.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본의 다른 카지노 쿠폰이 생각난다. 창문 밖으로 항상 폭포 소리가 들리던 구로카와의 카지노 쿠폰. 게로카지노 쿠폰에 가고 있으면서 구로카와 카지노 쿠폰이 그리운 마음은 참 이상하다. 그만큼 내가 가본 카지노 쿠폰 중에 최고였다. (구로카와 카지노 쿠폰에 대해서는 다다음 화에서 다룬다.)

역방향 불편함과 시간여행의 환상사이에 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데 다시 기차가 정방향으로 달린다. 시간여행이 끝났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기차는 앞으로 달려야 안정감이 든다. 실전 인생은 항상 시간여행을 할 수 없는 현실이니까. 마침 정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기차가 산속으로 들어간다. 지금부터가 진짜 카지노 쿠폰여행이다 싶은데, 기차에서 안내방송이 나온다.

“지금부터 보이는 곳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히스이쿄입니다.”

안내방송을 들으며 오른쪽을 보니 에메랄드색 물빛을 품은 계곡이 펼쳐져있다. 히스이쿄(飛水峡)는 약 12km에 이르는 계곡으로 20억 년 간 물과 돌이 새긴 조각으로 알려져 있다. 험준한 지형 때문에 사람 손이 타지 않아 계절마다 절경을 이루는데 바로 옆으로 기찻길이 뚫려있어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감상하고 싶은 분들은 https://www.youtube.com/watch?v=R3hu_xccvss참고)

암벽에는 포트홀로 불리는 원형모양의 구멍이 다수 보이고 그 수는 약 1,000개나 된다고 한다. 일본여행을 다니면서 천연기념물을 많이 본 적은 없었는데 계획 없이 만난 귀한 풍경이 선물 같아 이번 카지노 쿠폰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어느새 기차가 카지노 쿠폰역에 정차했다. 작고 오래된 기차역 위로 눈이 흩날리니 마치 영화 <러브레터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역 입구에서 료칸 직원분과 만나 료칸으로 이동하는 길, 히다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밑에 족욕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한겨울 강은 차가워 보이는데 바로 옆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나고 있다. 주로 잘 만들어진 카지노 쿠폰도시만 다녔는데 일본의 3대 명천에 오니 비로소 다듬을 필요 없는 날것의 카지노 쿠폰을 만난 느낌이다.

친절한 응대를 받으며 키를 받아 방으로 올라갔다. 곳곳에 서있는 직원분들이 환영인사를 한다. 도시의 일반 호텔들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니 그럴만하다 싶다. 그런데 나고야역에서 게로역까지 길고 긴 여행에서도, 역방향으로 가던 기차에서도 볼멘소리 한번 안 하던 아이가 비명 지르듯 울음을 터트린다.

<2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