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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피종결자 Mar 19. 2025

3주 동안 무료 카지노 게임 먹은 것들 (1)

페로제도에서 제일 맛있었던 건 대구탕...!

덴마크와 페로제도를 여행한다고 했을 때 가장 기대하지 않은 것은 무료 카지노 게임이었다.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맛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이 없을 것이다!라는 것은 아니었다. 여행 전 미팅에서 피디님이 나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예산이 작아서 숙소에서 끼니를 많이 해결해야 해요..”라고 미리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건 입이 까탈스럽고 배앓이가 잦은 내게는 희소식이었다. 괜히 밖에서 잘못 사 먹었다가 이동하는 길에 배탈이 나면 그거야 말로 낭패니까. 약하디 약한 나의 소화 기관 때문에 여태 배탈로 악명 높은 인도, 중국, 동남아는 가보질 못했다. 첩첩산중으로다가 나는 화장실도 무척이나 가린다. 그래서 여행 중에는 밖에서 무언가를 먹을 때 아주 조심스럽다.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장실이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잘 마시지도, 먹지도 않는다. 그러니 나는 많은 곳을 돌아다니긴 했어도 전문 여행가도 아니고, 온갖걸 체험해보는탐험가도 절대 아니다. 어쨌든 그래서 숙소에서 많은 끼니를 해결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매우 반가웠다. 다른 여행객들이라면 “아니 거기까지 갔는데, 거기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들을 최대한 많이 먹어야지!! 내 돈 주고라도 사 먹어야 되는 게 아닌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나는 세계테마기행에 최적화된 저렴이 여행객이었다. (술도 못 먹는 알쓰니까식비는 엄청나게 아낄 수 있다)


그런데 또 덴마크 북부지역과 페로제도에서는 뭐가 참 맛있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것이 없다. 빵과 버터가 아주 맛있지만 그것이 덴마크에서만 맛있는 것이 아니고. 감자를 많이 먹지만 감자는 독일에서도 아주 질리도록 먹었으며. 대구살, 연어살 요리가 유명하지만 그것 또한 모든 북유럽 국가 친구들이 먹는 것이다. 심지어 피시 앤 칩스는 영국 친구들이 자기들의 스페셜티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그런 메뉴들을 다 빼고 나면 남는 것이 많지 않았다. 덴마크에서는 미트볼과 절인 생선을 올려 먹는 오픈 샌드위치. 페로제도에서는 숙성시킨 고래고기나 대구찜요리정도. 이 무료 카지노 게임들은 의외로 맛이 꽤나 좋아서 먹는 순간 어라, 요놈 봐라~ 하는 반응을 내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다 먹고 나면 이상하리만치 라면이 미친 듯이 당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촬영 때문에 현지 무료 카지노 게임을 먹은 날에는 숙소에 돌아와 밤 10시든 11시든 라면 한 개를 끓여 남은 찬밥을 후루룩 말아먹곤 했다. 그렇게 등산을 갔어도 살이 빠지지 않은 이유다.


촬영 첫날 숙소에 도착했을 때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피디님이 꺼내놓은 무료 카지노 게임 가방이었다. 나도 혹시 몰라 한국에서 육개장 컵라면 3개를 싸 오고는 자랑스럽게 꺼내 놓았는데 피디님이 가져온 무료 카지노 게임은 어마어마한 사이즈였다. 김, 볶음김치, 스팸, 라면, 즉석카레 등 외국에 있는 작은 아시아슈퍼마켓인 양 가방 하나가 온통 먹을 것이었다. 대박!!! 그것을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니 뭘 이렇게 바리바리 싸오셨냐는 내 하찮은 질문에 피디님께서는 이건 5일이면 끝날거예요라고 현명하게 답하셨다. 아, 앞으로 내가 못먹어서 힘들일은 없겠구나 싶었다.


피디님의 이 인스턴트 보물창고를 넘어서 나를 행복하게 한 것은 요리사 못지않은 감독님이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와 함께한 감독님은 두 아들을 둔 아빠인 데다, 엄청난 요리 실력을 자랑하는 어머니를 두었고, 게다가 미래의 꿈이 식당을 여는 것인 그런 예비요리사였다. 그는 계량을 하지 않고 턱턱 양념장을 넣어서 간을 맞추는, 없는 재료는 있는 재료로 대충 대체해서 비슷한 맛을 내는 그런 베테랑이었다. 더 나아가 덴마크의 큰 슈퍼마켓에는 제법 그럴듯한 아시아 무료 카지노 게임 재료가 잘 구비되어 있었다. 심지어 인구 5만명의 작은 페로제도에도 고추장을 파는 아시아마트가 하나가 있었다. 나는 진정으로 이렇게나 운이 좋은 여자였다. 만쉐이~


무료 카지노 게임남아있는 볶음 김치 두 봉지를 다 털어서 끓여주신 김치찌개. 건더기가 별로 없는데도 맛있었다.

그러므로 여행 3주 동안 나는 이틀에 한 번 꼴로는 피디님이 가져온 라면과, 쌀밥, 볶음 김치, 김을 먹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루는 감독님이 요리해 주신 된장찌개, 돼지고추장찌개, 삼겹살구이, 생선구이를 먹었다. 우리가 먹은 것 중 가장 최고는 단연 감독님이 해준 대구탕이었다. 하 대구탕이라니! 대구탕은 한국에서도 잘 사 먹지 못하는 귀한 무료 카지노 게임이 아닌가. 요즘은 파는 곳도 많이 없다. 감독님은 슈퍼마켓에서 커다란 냉동대구를 한 봉지와 유럽의 자색무를 덥석 들더니 "기다려봐요. 내가 대구탕 해줄게요" 라고 자신 있게 말씀하셨다. 정말 희한하게도 치킨스톡과 고춧가루, 후추, 소금. 이 정도의 재료를 가지고 삼각지 원대구탕에서나 먹을 법한 고오급 요리를 해오셨다. 게다가 이 대구탕의 대구는 온통 순살이라 발라 먹을 것이 없어 그냥 한 수저씩 푹푹 떠먹으면 됐다. 자색무는 어찌나 시원한지.. 한국의 무가 그리울 짬이 없었다. 이 날 새벽 12시가 거의 다 된 시간에 다들 두 그릇씩 쌀밥과 대구탕을 비우고선 오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늘어져 있던 기억이 있다. 아 대구여!


여행 만찬의 화룡점정은 출국 하루 전날이었다. 이 날은 페로제도에서 덴마크로 다시 돌아온 날이었는데, 현지 코디네이터로 도움을 주신 한인 회장님 같은 분이 집으로 초대를 해주었다. 조금 어색하게도 회장님은 바쁘셔서 집에 계시지 않았고, 회장님의 사모님만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사모님은 우리를 먹인다고 덴마크 마트에서 가장 좋은 삼겹살을 2킬로나 사 오셨다. 그리고 직접 담근 김치와 장아찌, 그날 바로 해주신 부침개를 내어주셨다. 여행하는 동안 삼겹살을 몇 번이나 구워 먹었는데 이상했다. 우리는 마치 삼겹살을 한 달 동안 한 번도 못 먹은 사람들처럼 계속해서 먹어댔다. 3시간을 멈추지 않고 계속 먹었고 아 이제 진짜 더 먹으면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 때 멈추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한국인이 앓고 있는 만성 질환 같다. 한국을 떠나면 한국 무료 카지노 게임을 굶은 사람처럼 행복해하며 먹게 되는 병.

무료 카지노 게임이게 어딜 봐서 덴마크냐. 이것은 아무리 봐도 우리 집에서 찍은 사진 같은데...


이러니 여행을 다녀온 뒤 친구들이 뭐가 제일 맛있었냐고 물으면 내 머리는 온통 대구대구! 삼겹살삼겹살! 만 외칠뿐. 다른 어떤 무료 카지노 게임도 잘 생각나지 않았다. 야 그게 무슨 여행이냐, 그 나라 무료 카지노 게임을 제대로 다 즐기는 게 여행이지, 누가 이렇게 비판한다면 다시금 나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 어떡하냐,,,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건 맞는데.. 한국 무료 카지노 게임은 사랑한다고.


추신: 무료 카지노 게임 감독님 제발 식당 내게 해주세요, 제바알!


(다음 편에서는 한식 말고 덴마크, 페로제도에서 갔던 현지 식당들을 공유하겠습니다 헤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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