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으로 살아간다는 것(70)
어제는 막둥이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생일 이벤트로 막둥이를 데리고 몇 주 전부터 벼르고 준비한 딸기 체험을 하러 갔다. 작년에도 갔었기 때문에 막둥이도 올해도 딸기체험을 잔뜩 기다리고 있었다. 딸기 농장에서 딸기를 따고 딸기 퐁듀와 와플을 만들어 먹고 딸기 모종도 심어 보는 그 체험을 막둥이는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런데... 딸기 농장에 도착하자 긴급 재난문자가 왔다. 카지노 쿠폰로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통제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흘려 들었다. 그래, 봄이니까... 카지노 쿠폰이 날 철이지... 그런데 딸기 체험하는 도중에도 문자는 계속 됐다. 카지노 쿠폰이 커져서 고속도로는 완전 폐쇄 중이니 그쪽으로 가는 차들은 우회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별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울산에서 난 카지노 쿠폰이니까 뭐...
하지만 생일을 맞아 막둥이가 제일 좋아하는 쿠*쿠*에 가서 저녁을 먹고 마트에 가서 몇 주 전부터 막둥이가 골라 놓았다는 선물을 사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재난문자는 그치지 않았다. 산불이 확대되어 2단계, 3단계로 격상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결국은 내가 있는 소방서에서도 전화가 왔다.
"주임님, 내일 아침에 비상 걸린답니다. 우리 팀에서 울산에 카지노 쿠폰 끄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다 끄기까진 며칠이 걸릴지 모르니 속옷과 세면도구 등을 준비해서 아침 8시까지 센터로 나오시면 되겠습니다."
막내인 서무 직원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며칠이라...'
서무 직원의 목소리를 들으니 십 수년 전 카지노 쿠폰 진화에 투입되어 며칠간 산에서 지내며 카지노 쿠폰을 껐던 일이 생각났다.
그 당시를 회상하며 쓴 글이 위에 있는 '카지노 쿠폰'이란 글이다. 2022년에 강원도에서 난 대형 카지노 쿠폰을 보며 2010년쯤에 카지노 쿠폰을 껐던 일을 회상하며 쓴 글인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한반도의 남쪽은 카지노 쿠폰로 뒤덮였고, 그래서똑같은 제목으로 글을 쓰게 되다니...
하지만 멍청하게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배낭에 속옷과 세면도구를 챙기기 시작했다. 몇 장의 수건도 넣었다. 며칠이 걸릴지 모르니까, 그런데 마침 tv에선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그리고 울산 울주군의 카지노 쿠폰에 대해 뉴스 특보가 나오고 있었다. 낮에 경남 산청에서 카지노 쿠폰을 끄다가 카지노 쿠폰진화대원 2명 사망, 2명 실종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밤이 되니 실종자 2명이 사망으로 확인되어 4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보도되고 있었다.
"여보 괜찮겠어?"
아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배낭을 싸고 있던 나를 보며 물었다. 막둥이는 오늘의 딸기 체험이 좀 피곤했는지 방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었다.
"괜찮아, 20년 넘게 한 일인데, 뭐..."
난 이렇게 아내에게 말했다. 사실이기도 하고, 또 이렇게 말해야 아내가 안심을 할 것 같아서였다. 아내가 안심을 하고 또 맘이 편해야 막둥이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되는 법이다. 애들은 생각보다 더 엄마의 심리 상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아빠 20년 차인 내가 모를 리 없었다. 그래서 더욱 별것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당신도 거기 가봤잖아, 부산-울산 고속도로, 그 양옆에 야산에 난 불 같은데 그러면 굳이 거기 올라갈 필요도 없어, 소방차 타고 고속도로로 가면서 소방차 위에 달린 물대포로 쭈욱 양쪽 산을 갈기면 돼, 거기다 헬기도 있겠다, 별 것 아냐!, 내일이면 카지노 쿠폰 다 잡고 올 테니 걱정 꺼 두셩~^^;;"
"정말?"
아내는 나의 뻥이 참말인 줄 아는지 내 손을 잡고 눈을 빛내며 물었다. 난 역시 믿음직하게(?) 아내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모든 화재 현장이 다 그렇지만 정해진 건 없다. 이 불을 어떻게 꺼야겠다는 답이 나오는 건 거기 도착해서 내 눈으로 시뻘건 화마와 마주했을 때다. 거기까지 가기 전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 불이 어떤 불이고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꺼야 잘 껐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는 거기 가야만 알 수 있다. 그 카지노 쿠폰이 강풍에 날리는 사나운 불인지, 사부작사부작(?) 타는 불인지, 이도 저도 아닌 잡불인지는 그 불의 얼굴을 마주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경남 산청의 카지노 쿠폰은 카지노 쿠폰진화대원을 고립시켜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사나운카지노 쿠폰이었음에 틀림없다. 보통 바람의 방향에 따라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등지고 물을 뿌리든지 삽으로 두드리든지 해서 불길을 잡는데 갑자기 반대편에서 역풍이 불어오면 카지노 쿠폰을 끄는데 전문가인 카지노 쿠폰 진화대원도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다. 갑자기 불어닥친 연기와 열기는 사람의 숨을 턱 막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머지 5명은 웅덩이 같은 곳에 엎드려서 겨우 살 수 있었지만 사망한 4명은 결국 그 열기와 연기를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갈 울산 울주군의 카지노 쿠폰도 그런 스타일의 사나운 카지노 쿠폰일지, 아니면 내가 아내에게 말했던 대로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물만 뿌려도 될 정도일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다만 어떤 카지노 쿠폰이라 할지라도 내가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집사람과 아이들을 안심시켜 주는 일, 그리고 거기 가서 불을 잘 끄고 무사히 산에서 내려오는 일, 오직 그 두 가지뿐이었다.
난 다음날을 위해 눈을 감았다. 내일이 되면 나는 그 카지노 쿠폰의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있을 것이고 20년 동안 계속해왔던 것처럼 무사히 그 불을 끄고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별 것 아녔어, 아빠가 물을 뿌리니까 다 꺼지더라, 불이란 원래 물을 뿌리면 꺼지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