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로 살아간다는 것(61)
(사진 - 뮤지컬 '웃* 남*')
지난달에는 첫째가 카지노 게임 추천에 가겠다고 했다. 사실 첫째는 작년에 안타깝게 입시에서 미끄러졌다. 생각한 만큼 성적이 안 나왔기 때문에 올해는 과감히 '재수'를 선택했었다.
"그래, 긴 네 인생에서 볼 때 1년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 좋은 보약 먹었다 생각하고 올해는 진짜 열심히 해서 네가 바라는 대학에 가 봐~"
난 이렇게 첫째를 격려했지만 첫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하기야 그도 그럴 것이, 같이 공부한 다른 친구들은 다 대학에 척척 합격했는데 자기만 못하고 있으니 첫째의 맘이 맘이 아닐 테지. 그런 생각으로 집사람과 나는 맘을 졸였었다.
"낮은 성적에라도 입학 가능한 대학에 가라고 할까요?"
내가 이렇게 물어보자 집사람은
"그래도 지금까지 공부한 게 있는데 아깝잖아요, 한번 더 해 볼 기회를 줘 보죠. 본인도 그걸 원하고 있고..."
이렇게 말했다. 그래, 본인이 원한다니, 그게 답이 아니겠는가?, 부모가 자식의 앞길에 조언을 해 줄 순 있어도 결국 결정하는 건 자식 본인이다, 본인의 선택에 따라 인생을 나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부모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우리 부부는 항상 생각해 왔다.
그런데 첫째가 뜬금없이 지난달에는 카지노 게임 추천에 가겠다는 것이었다.
"왜?"
난 카지노 게임 추천에 재수학원이라도 알아보러 가는 줄 알고 처음엔 살짝 긴장했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재수학원이라면 익히 그 명성(?)을 들어본 적이 있었기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학 진학한 애들하고 뮤지컬 보러 가기로 했어요, 웃* 남*"
"응?"
난 의아했었다. 재수라면 모름지기 와신상담(臥薪嘗膽-복수를 위해 거북한 섶에 누워 자고 쓴 쓸개를 맛본다는 중국의 고사), 절차탁마(切磋琢磨-옥돌을 자르고 쪼고 갈아 빛을 낸다는 뜻)의 자세로 임해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라떼는 그랬다. 난 사실 재수의 경험은 없지만 주변에서 재수하는 친구들을 보면 두문불출하고 일년 동안 오직 공부에만 매진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야 다음 입시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막 재수하는 처지에 카지노 게임 추천에 뮤지컬이라니? 이건 뭥미~?
그래서 누구하고 같이 보러 가냐고 물어보니, 카지노 게임 추천에 sky등 쟁쟁한 대학에 합격한 친구들하고 간다는 것이었다. 오 마이 갓~!난 사실 말은 안 했지만 그 말을 듣고 첫째가 둘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생각이 없거나 아니면 정말 성격이 좋거나...
아니,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이 그렇게 쟁쟁한 학교에 턱턱 붙었으면 사실 질투도 좀 나고 배가 아파서 나 같으면 그들 얼굴 보기도 좀 그럴 텐데, 그래서 '내년에는 나도 꼭 저 학교에 들어가야지!'하고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그들과 함께 카지노 게임 추천에 뮤지컬을 보러 가?
하지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아빠인 내가 좀 옹졸(?)해 보일 수도 있고 또 요즘 젊은 애들의 분위기는 라떼와는 달리 그렇게 거기에 연연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지나치게(?) 쿨~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카지노 게임 추천에 가서 맘껏 놀다 오렴, 실컷 놀아야 나중에 공부도 잘 되는 법이니까, 걔들한테 맛있는 것도 좀 사주고, 아빠가 용돈 줄게, 얼마 필요하니?"
그러니까 첫째는 신이 나서 아빠 멋지다며 필요한 금액을 말히길래 난 그 즉시로 첫째의 모바일통장에 그 금액을 꽃아(?) 주었다.(어휴 속 쓰려~ㅋ)
저녁에 첫째가 스카(스터디 카페)에 가고 나서 집사람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했다.
"첫째가 성격이 좋은 건지, 아무 생각이 없는 건지 모르겠어, 나 같으면 열받아서 눈에 불을 키고 공부할 텐데 말이야..."
와이프는 웃으면서 내 말을 받았다.
"잘했어요, 요즘 애들은 그렇게 해라, 해라 하면 더 안 해요, 자기가 하고 싶어야 하지, 거기 가서 스트레스 좀 풀고 놀고 오라 하세요, 대학 붙은 애들과 함께 가면 더 자극도 되고, 갔다 와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할 거예요"
나도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집사람 말이 맞았다. 3일간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뮤지컬도 보고 스트레스를 풀고 온 첫째는 내게 말했다.
"아빠, 나 내년엔 꼭 카지노 게임 추천 갈래, 이번에 카지노 게임 추천 가서 롯데 타워에 올라가 봤거든, 거기 올라가니까 나 중학교 때 뉴욕으로 어학연수 가서 봤던 그런 감흥이 나더라, 카지노 게임 추천은 정말 넓고 살아 움직이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어,세계의 대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국제적인 도시인 것 같아, 나도 카지노 게임 추천 가서 살고 싶어 졌어. 올해는 정말 공부 열심히 할 테야."
첫째는 아직도 롯데 타워에서 본 카지노 게임 추천의 풍광이 생각나는지 우리 집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기야 열 아홉소녀가 카지노 게임 추천에 가서 맘을 뺏기지 않으면 이상한 일일 테지, 네가 본 뮤지컬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가 집중돼 있는 그 도시로 사람과 자본, 교통등, 모든 것이 빨려 들고 있는 게 현실이니, 꿈 많은 젊은이가 당연히 동경할 만도 하지...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속으로 또 이렇게 말했다.
'딸아, 그렇게 국제적인 도시만 사람들이 사는 건 아니란다. 좀 촌스럽고 느리긴 하지만 노인과 바다밖에 없는 이 부산에서 바다를 보며 노인에게 봉사하며 좀 느리게 사는 건 어떻겠니? 늙어가는 이 애비곁에서 말이다... 물론 네가 카지노 게임 추천이 그렇게 좋다면 할 수 없지만...'
하지만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차마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진 못했다. 그것 역시 첫째의 인생이고 첫째의 생각이니까... 우리는 부모 된 입장으로서 아이의 생각과 인생을 뒷받침해 줄 뿐이니까...
그렇게 우리 부녀의 짧은 대화는 끝이 났고 첫째의 재수 생활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올해 말이 되면 어떤 결과가 첫째의 손에 주어질지는 알 수 없다. 첫째의 바램대로 좋은 성적이 나와서 친구들처럼 카지노 게임 추천에 있는 유명대학에 척하니 합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첫째야, 그런 입시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응원한단다. 그러니 언제나 당당하게 너의 꿈을 펼쳐 가렴, 우리는 언제나 너의 뒤에서 널 지켜보고 있다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당장 달려갈거란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