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수술 소식을 전해 놓고 무책임하게 눈물을 흘린다. 사실 누구보다 말하고 싶었던 사실. 나 너무 무서워. 나 너무 두려워.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언제나 덜컥 와 버리는 이별처럼 그래서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었던. 그 무게를 누군가에게 전가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적이었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진 않지만 어느 정도의 소분 효과를 가지고 있다. 말한 순간부터 나의 마음은 조금은 가벼워졌다. 이기적 이게도. 내 말을 들은 가없는 사촌은 마음이 무거워졌겠지.
나이 먹으면 이런 건 혼자 감당해야 하는 무게인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말하고 말았다. 나누고 말았다. 나 혼자 갖고 있기 힘들어서 버거워서 그래버렸다. 다들 웃고 즐겁게 보낸 설날의 기억이 무색하게 엄마의 암이 재발해 버렸고 14일 날 수술하게 되었다고 난 말해버렸다. 거짓이여 발가벗어라 외친 시인은 이런 사사로운 일을 다룬 것은 아니었겠지만은 난 이런 일에 버틸 수가 없기에 말해버리고 외친다.
거짓이여. 발가벗어라.
네 가식적인 작은 어떤 조각도 남기지 말고
발가벗고 내 앞에 서주라.
그러면 난 훨씬 가벼워질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