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글에서 이어집니다.
동료의 맛집 여행에 끌려가서 개고생 하다 들은 대박 식당 사위의 사연을 들으니 옛 생각이 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입사했던 시절이었다.
사실 월급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재계 4대 그룹에 신입사원 정직원으로 들어가서 이상한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봐야 좀 더 나은 직장인이고 실제 월급 실수령액은 그리 크지 않은 액수였지만, 대기업에 합격했다는 기쁨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직장인으로 만들기 위한 세뇌 과정? 표면적으로는 그룹 연수라고 이름 붙여진 그런 것에 참여하다 보니 절로 그랬던 것일지도.
예를 들면, 우리 그룹이 대한민국 수출액 혹은 GDP의 20%-30%를 차지한다는 말을 들으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몇백조라는 말이, 몇백억도 아니고 통장에 몇백만원도 없는, 얼마 전 취준생이 들으면 껌뻑 죽게 되는 것이겠지. 결국 나중엔 몇천억, 몇조 짜리 계약서와 클레임을 다루지만, 정작 호주머니엔 몇백도 없는 삶을 살다 보면 그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말이다.
그리고 연수를 받으면서 세끼 밥 다 주고 일도 안 하는데 월급까지 챙겨주는 걸 경험하면, 대학 시절 알바하며 최저 시급을 받으며 도시락 정도나 챙겨주던 때가 생각나서 더 차이를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식사는 5성급 으리으리한 호텔에서 다 모아놓고 비싼 호텔 뷔페를 맘껏 먹게 해 주니 더 그럴 수 밖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들어가면 일보다는 교육, 교육보다는 인사가 더 많다. 환영회를 비롯해서 각종 회식에, 이런 저런 모임에 많이 불려 다닌다. 동기 모임부터 학교 모임 등등.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임 사랑은 참 대단하다는 걸 그때부터 더 실감했다.
신입 때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관심을 많이 받게 되는데, 그 중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여직원들과 여비서들의 채팅과 밥상 그리고 술자리에까지 자주 오르내린다. 아주 좋은 안줏거리, 아니, 먹잇감(?)이라고 까지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다. ㅎㅎ
“걔 잘 생기지 않았냐? 몸도 좋고.
근데, XX대 나왔대! 꺄악!!”
그 분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한다.
메시지를 보내서,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느니,
어디 갈 때 같이 가자느니,
짐 들 일 있을 때 부른다던지,
조금 친해지고 나서 자기들 모임에 부른다던지.
방법은 책을 써야 할 정도로 많다.
거기다 혈기 왕성한 신입 때고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같이 자주 보게 된다.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요즘은 코로나 이후 조금 덜해진 것 같은데, 그땐 술 마시고 누구 자취방으로 다 가서 먹고 거기서 자기도 하고 그럴 정도였다.
거기서 사달이 (?) 나서 사귀고 결혼까지 하기도 하고, 젊은 남녀가 몇 날 며칠 하루 종일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같이 보게 되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지어낸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죽하면 같이 일하는 게 최고의 데이트라는 말도 있지 않나.
하지만, 난 그 대열에서 약간 배제되어 있었다.
“XX씨는 여자친구 있어요?”
“네”
드라마에선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느냐고 들이대는 남녀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현실에선 전체로 보았을 땐 생각보다 그리 쉽진 않다. 보통 물러선다.
맞다. 난 그 꽃다운 신입사원 시절 초반 소개팅 자리에서 이미 포획되어 있었다.
대학 때 학교에서 하는 알바를 하다 알게 된 여자 후배가 있었다. 그 후배가 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인턴을 하다가 알게 된 선배를 소개 시켜줬는데, 첫날부터 눈이 맞아서 그 친구 집에 가서 자버렸다.
뭘 했는지까지는 구체적으로 쓰면 좀 그렇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이었다는 것만 말씀 드리련다. 어렸을 땐 어떻게 그렇게 겁이 없었던 건지, 첫만남에 술을 많이 먹고 늦게까지 놀아서 집 앞까지 데려다 준다는 게 집 안까지 들어가 버렸던 거다.
“잘 들어가. 연락할께 ^^”
“응, 근데, 부모님 여행 가셨는데, 라면 먹고 갈래? ^.^”
그 시절에도 이 레전드 메뉴는 그대로였다.
“아, 그럴까? 술도 많이 마셔서 속도 풀 겸 흐
집에 라면은 있어?”
“응응”
참고로, 집에 라면은 없었다.
그렇게 급속도로 가까워진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고 못 보면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몇시간씩 통화하다보면, 이럴거면 차라리 오늘 볼걸.
하는 뜨거워진 휴대폰보다 더 달궈진 사이가 되었다.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좋아서 계속 그렇게 붙어 있었던 것 같다.
살다 보면, 계속 같이 있으면 싸우게 된다고 하는데,
돌이켜 보면 진심 계속 같이 있고 싶고, 같이 있으면 좋고,
싫은 게 있어도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오해나 갈등이 있어도 싸워서 풀던지 잘 대화해서 풀던지 그렇게 잘 정리하는 사이가 정말 있는 것 같긴 하다.
그 친구는 상당히 적극적인 친구였는데,
(첫날부터 그랬으니 ㅎㅎ)
자기가 먼저, “우리 잠깐 쉬고 갈래?”
라는 말을 한다던지,
거울에 미친 우리 모습을 보며,
“정말 아름답지 않냐?”
하며, dirty talk (침대 위에서 하는 약간 저질스러운 야한 얘기쯤?)도 많이 했던 것 같다.
“우리 선배가 그러더라.
야근하고 있으니까 뭘 그렇게 사무실에 계속 쳐박혀 있냐고.
날씨 좋은데 젊을 때 놀고 원래 모텔이나 자취방에서 뒹구는 거라고.”
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였다.
나 또한 젊을 때라 항시 대기 상태였고, 언제든 콜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좋을 때였던 것 같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눈치도 보이고, 뭔가 하려고 해도 아직 잘 모르고,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동기들과의 이야기도 적응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생활 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지만, 그 친구에게 좀 더 내밀한 이야기를 하며 맥주 한잔 하고 맛있는 것 먹고 놀며 많이 풀었던 것 같다.
‘이렇게 오래 같이 있어도 좋고, 아옹다옹해도 잘 풀고,
속궁합도 잘 맞고,
이런 친구하고 같이 살아야 하는 건가.
평생 같은 집에서 한 이불 덮고 살아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흐’
당시 결혼했던 선배들이 말하는 인생 최고 위기의 순간을 통과하는 중이었다. ㅎㅎ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부모님을 만나도 순풍 산부인과 아니, 걍 순풍을 탄 항해와 같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어머님은 남매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로 닮은 분들이셨다.
부부는 같이 살면 비슷한 것 먹고 생활 패턴도 유사해지고 같이 자고 그러니 닮아간다는데,
이건 처음부터 외모부터 많은 것들이 비슷한 사람이 애초에 만나지 않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한 정도였다.
당연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도 판박이었다. 외모 뿐만 아니라 말투 행동까지 모두 다.
닮은 부모님 밑에서 이십 몇년을 살았으니 그럴 수 밖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사업을 하셨고 어머님은 주부셨다.
이미 사전 방문을 마쳤던 집에 가는 것도 그리 불편하진 않았는데,
조금 놀란 건 그 건물이 부모님 소유였고 맨 위층에서 살고 있었다.
어렸을 때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만나면서 부모님이 뭘 하시는지 그리 궁금하진 않았는데,
어렴풋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사업하신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거 우리 아빠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만든 거야!”
얘기하면 너무 큰 힌트가 될 것 같아 그 제품을 말하진 못하겠지만, 일상 생활에서 자주 보는 것이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제품으론 우리나라 업계 1위였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였다.
그리고 보통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직원이면 우리 아빠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만든 거라고 굳이 잘 말하진 않는다.
처음 만난 날,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집으로 초대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처럼, 부모님도 저돌적인 면이 있으셨다.
상견례 프리패스 상 모범생 출신 전 법학도, 현 대기업 정규직 사원인 날 꽤나 맘에 들어 하셨다. 저녁에 뵙고 술까지 마시고 나선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하셨다. 너무 늦었고 집도 머니까.
참고로 그때 난 혼자 자취방에 살고 있었다.
“ㅎㅎ 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럴까요? 지난 번에도 한번 자봐서 낯설지도 않고 편해서 좋네요. 그럴께요.”
술 퍼 마시고 편하게 대해준다고 정신 줄 놓고 그런 말 했으면 당장 쫓겨 났겠지.
다행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 다니며 필름 끊길 정도로 술 퍼 마시고 헛소리 했다가 된통 당한 적이 있어서 술 마시면 더 조심하는 나의 조심성이 빛을 발했다.
다행히 오바이트를 하는 등의 불상사는 없이 푹 잘 잤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어머님이 한 상 가득 차려 두셨는데,
‘아이고 내가 지금 이 집 사위인가?’
싶을 정도였다.
북엇국까지 제대로 준비해 주셔서 잘 먹고 집에 가려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께서,
“XX야, 사우나나 같이 갔다 갈래?”
라고 하셨다.
역시 술 마신 다음 날엔 사우나 가서 뜨끈한 물에 푸욱 담구고 깨끗이 씻어야쥐.
하지만, 친 아버지 하고도 사우나를 거의 안 갔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아버님과 사우나라니.
장인어른도 아니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만난 첫날부터 느낀 친근감이 나를 사우나로 이끌었다.
“가시죠! 카지노 게임 사이트”
“허허, 시원시원해서 좋네. 가즈아!”
난 원래 성격상 작은 일에는 별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냥 될 것 같고, 문제 없을 것 같으면 기냥 Go 다.
원래 사우나를 좋아하기도 했고 ㅎㅎㅎ
사우나에서 열과 성을 다해서 등을 밀어 드리니 참 좋아하셨다.
“XX야, 내가 딸 밖에 없어서 아들내미 하고 이렇게 사우나 같이 와 보는 게 소원 중 하나였다. 핫핫핫. 아주 시원하게 잘 미네. 너도 이렇게 해봐라. 내가 밀어줄게.”
나도 회사 생활하면서, 대학 때 같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던 친구들을 못 만나서 아쉬웠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하고 계란에, 시원한 베지밀까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의 속궁합 만큼이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브로맨스도 아주 나이스했다.
어머님의 음식 솜씨도 신기할 정도로 내 입맛에 맞았고.
어릴 때고 배 고플 때라 뭐가 맛 없겠냐만은,
전에 친구 집이나 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집에 가서 밥 먹다가 입에 안 맞아서, 조금 과장하면 토할 뻔 한 적도 있어서 무척 감사했다.
그 후로 종종 부모님도 같이 뵈었다.
희한할 정도로 날 좋아하셔서 집으로 부르고 사우나도 같이 가고,
그래도 공부 좀 했다고 말귀도 찰떡같이 잘 알아먹으니 더 좋아하셨던 것 같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께서는 말씀 못하시는 밖에서 겪은 일 같은 것도 말씀하시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직원들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것도 말씀하시는 걸 들으며,
‘중년 남자는 외롭지.’
라는 고전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렇게 잘 만나고 스무스하게 잘 가고 있는데, 어느 날 어머님께서 식사를 하시다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XX야, 너 차를 아반떼 타고 다니니?”
“아, 네 ㅎㅎ”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얘기했던 것 같다.
“어이쿠, 근데 그 차 위험하지 않니? 사고 나면 안전해야 하는데.
우리 XX하고 다닐 때도 그 차 타고 다니는 거 잖아.”
헛, 나의 소중한 아방이를 헐헐
차나 사주고 그런 말쌈을 하시지.
하고 흘리고 있는데, 어머님이 말씀을 하셨다.
“엄마가 차 한대 사줄까? 우리 XX하고 같이 타고 다닐래?”
헐, 우리 부모님도 안 사준 차를 사주신다고!!!
더군다나, 결혼한 사위도 아니고 남친 나부랭이에게!!
참고로, 난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 일주일 용돈이 천원이었다.
흙수저 집안이라 돈이 없는 게 당연했고 뭘 기대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보고 싶은 책이 있어도 당연히 새책보단 헌책방을 먼저 갔었고,
정말 사고 싶은 옷이 있어서 몇 번을 가서 보기만 하고 결국 사지 못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지만, 그땐 그랬고 그렇게 자라 오다 보니 누군가 나에게 뭘 베풀어주는 것 자체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냥 없으면 없는 대로 살고, 내가 필요한 건 내가 벌고 모아서 산다.
이 주의다.
“아이, 농담하지 마세요.”
라고 말씀 드리면,
“농담 아니야! 같이 차 보러 갈래? 내가 미리 알아봐 놓아도 되고. 너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다니느라 바쁘잖아.”
정말 이렇게 나올 것 같아서,
“아, 아니예요. 월급 많이 받으니까 좀 더 모아서 안전한 차 사서 XX 모시고 다닐께요. ㅎㅎ”
하고 말았다.
다른 날은 잘 먹고 집에 잘 돌아왔는데, 그 날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유독 생각이 많았다.
누가 차 사준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더군다나, 이렇게 좋은 분들이 날 좋게 봐주셔서 하는 말씀이신데,
이상하게 기분이 막 좋지만은 않았다.
(이어집니다.
3월 아름답게 마무리 잘 하시고,
더 봄다운 4월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