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용 /@@fyCT 소설가. 주로 '영상화'를 목표로 사람과의 유대감이 담긴 'SF소설'을 씁니다. 출간 저서로 《아직은 새벽이지만 한낮의 따사로움을 기다려》 가 있습니다. ko Tue, 22 Apr 2025 05:58:33 GMT Kakao Brunch 소설가. 주로 '영상화'를 목표로 사람과의 유대감이 담긴 'SF소설'을 씁니다. 출간 저서로 《아직은 새벽이지만 한낮의 따사로움을 기다려》 가 있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yCT%2Fimage%2F802DO38Fv4l7BX4KgXtIxckBGAc /@@fyCT 100 100 《시간을 품은 달》3회: 위기의 서막 - 장편소설 /@@fyCT/244 창덕궁의 가을이 깊었다. 단풍이 떨어졌다. 붉은 잎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마당을 채웠다. 저녁 무렵, 하늘이 피처럼 붉어졌다. 그 아래 궁궐은 고요했다. 정조는 홀로 걸었다. 어둠이 내린 뒤였다. 달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마루 끝에 도달한 그가 문득 멈추었다. "누구냐." 소리 없는 발자국이 그의 등 뒤에서 나직이 울렸다. Sun, 20 Apr 2025 01:34:33 GMT 엄태용 /@@fyCT/244 《시간을 품은 달》 2회: 왕이 된 자 - 장편소설 /@@fyCT/243 창덕궁 인정전의 새벽이 밝았다. 달이 저물고 별이 지고 있었다. 햇살이 지붕 위 처마 끝을 물들였다. 우뚝 선 인정전의 기둥들이 새벽 안개를 뚫고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다. 기둥은 오랜 시간을 버티고 서 있었다. 왕들이 오고 갔으나, 기둥은 그대로였다. 나무도 사람도 죽고 태어났으나, 기둥은 그 자리에 있었다. 정조는 곤룡포 앞에 서 있었다. 손끝이 떨렸 Sat, 19 Apr 2025 01:32:00 GMT 엄태용 /@@fyCT/243 《시간을 품은 달》 1화: 시간의 틈 - 장편소설 /@@fyCT/242 창덕궁의 밤이 깊었다. 달빛이 처마 끝에 걸렸다가 미끄러졌다. 은은한 빛이 기와를 타고 흘렀고, 돌담과 단청이 밤빛에 젖어 고요했다.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궁궐은 침묵 속에 또 하나의 밤을 맞이했다. 연못에는 달이 비쳤다. 흰 연꽃 몇 송이가 떠 있었다. 꽃잎 위로 이슬이 맺혔다. 바람이 스쳤다. 은행나무 잎이 떨렸다. 시간마저 멈춘 듯 고요했다 Thu, 17 Apr 2025 13:06:02 GMT 엄태용 /@@fyCT/242 난 바보다, 아내밖에 모르는. /@@fyCT/241 아내의 따스한 문자 한 통에퍽퍽한 직장 생활에도 한 줄기 빛이 스며들었다.나는 오늘도 열렬히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Mon, 14 Apr 2025 08:58:11 GMT 엄태용 /@@fyCT/241 미움도 '정'이었다. /@@fyCT/240 할머니를,미워했다.울 엄마를 시집살이 시키셨던 분이니까.그 시절, 엄마는 울음을 삼키며 설거지를 했고나는 그 등을 보며 자랐다.할머니 목소리는 늘 단단했고,그 단단함 속에서 엄마는 점점 말라갔다.화장이 끝난 할머니의 유골함에다른 가족들은 조용히 손을 얹고기도를 올렸다.나는 하지 않았다.차마, 아니… 굳이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Fri, 11 Apr 2025 15:56:52 GMT 엄태용 /@@fyCT/240 운수 좋은 날 - 파란 하늘 /@@fyCT/239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게, 부부였다.퇴근길, 괜히 발걸음이 가벼웠다. 좋은 소식을 들은 날엔, 뭔가 바삭한 게 어울릴 것 같았다.속으로만 생각했다. ‘오늘 같은 날은 치킨이지.’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내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여보, 오늘같은 날은 치킨이지?”입꼬리를 살짝 올린 그 미소에, 나는 속으로 웃었다.역시, 통한다. Wed, 26 Mar 2025 10:22:07 GMT 엄태용 /@@fyCT/239 신이 내린 '형벌'이자 '선물'. /@@fyCT/238 나는 그것을 처음 느꼈다. 아침 잠에서 깨어나 창가로 걸어갔을 때였다. 창문 밖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커튼이 보였다. 그 순간 내 안에 무언가가 열렸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아픔과 기쁨이 동시에 찾아온 것 같았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그 감정.그것은 신이 내린 선물이자 형벌이다. 나는 그 감정을 모르던 시 Sat, 22 Mar 2025 22:31:42 GMT 엄태용 /@@fyCT/238 《시간을 품은 달》 - 시놉시스. /@@fyCT/237 창덕궁의 밤이 깊었다. 달빛이 처마 끝에 걸렸다가 미끄러졌다. 은은한 빛이 기와를 타고 흘렀고, 돌담과 단청이 밤빛에 젖어 고요했다. 그때 하늘이 일그러졌다. 시간이 찢어지고 다시 태어났다. 은빛 갑옷을 입은 존재가 나타났다. 양자 중첩 엔진으로 과거에 도달한 그는 이름도 정체성도 없었다. 노론 자객의 화살이 공중에 멈췄다. 화살촉에 푸른빛의 독이 배어 있 Sat, 15 Mar 2025 08:11:52 GMT 엄태용 /@@fyCT/237 《시간을 품은 달》 -3화- - SF사극 /@@fyCT/236 3회: 푸른 비가 내리던 날 비가 내렸다. 창덕궁의 지붕 위로 빗물이 흘러내렸다. 빗소리가 처마 끝에서 울렸다. 세상은 푸른 빛으로 젖어 있었다. 정조는 규장각의 서책들을 살피고 있었다. 며칠 전, 그가 규장각 설립을 명한 이후 서둘러 모아진 책들이었다. 그의 손가락이 낡은 책장을 넘겼다. 종이 위에 빼곡히 적힌 글자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가 사라졌다. Thu, 27 Feb 2025 12:05:45 GMT 엄태용 /@@fyCT/236 《시간을 품은 달》-2화- - SF사극 /@@fyCT/235 # 2회: 즉위식과 의심경희궁 숭정전. 1776년 3월 10일의 아침이 밝았다.하늘은 맑았다. 봄바람이 부드럽게 불었다. 마치 하늘이 새 왕의 즉위를 축복하는 듯했다.숭정전 앞뜰에는 백관들이 정렬해 있었다. 붉은 단청과 푸른 기와가 햇빛 아래 빛났다. 조선 왕조의 권위와 전통이 이곳에 응축되어 있었다.정조는 흐트러짐 없이 걸었다. 곤룡포의 금 Wed, 26 Feb 2025 11:43:07 GMT 엄태용 /@@fyCT/235 《시간을 품은 달》 -1화- - SF사극 /@@fyCT/234 창덕궁의 밤이 깊었다. 달빛이 처마 끝에 걸렸다가 미끄러졌다. 은은한 빛이 기와를 타고 흘렀고, 돌담과 단청이 밤빛에 젖어 고요했다.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궁궐은 침묵 속에 또 하나의 밤을 맞이했다.연못에는 달이 비쳤다. 흰 연꽃 몇 송이가 떠 있었다. 꽃잎 위로 이슬이 맺혔다. 바람이 스쳤다. 은행나무 잎이 떨렸다. 시간마저 멈춘 듯 고요했다. Mon, 24 Feb 2025 13:04:22 GMT 엄태용 /@@fyCT/234 내 주말의 작은 행복 /@@fyCT/233 더없이 평범하고 사소한 주말의 한때.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몽환적인 편집샵 음악을 틀어놓고,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인 채 음악감상을 한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세상의 무거운 짐들을 벗어두고, 잠시나마 현실에서 탈출하는 기분. 이런 나의 모습이 누군가에겐 지독히 찌질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Sat, 15 Feb 2025 09:12:15 GMT 엄태용 /@@fyCT/233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실현 가능성: 종합 분석 /@@fyCT/232 1. 기술 발전과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현대 사회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노동시장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 약 3억 7500만 개가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감소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본소득은 다 Sat, 08 Feb 2025 14:50:06 GMT 엄태용 /@@fyCT/232 할머니의 트로트, 그리고 나는 /@@fyCT/231 나는 안다. 시간이 흐르는 소리를. 할머니의 주름이 깊어지던 소리를. 트로트가 흘러나오는 낡은 라디오 속에서 할머니의 젊은 날이 춤추고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 그때의 할머니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꽃무늬 치마 자락을 휘날리며 춤을 추던 그때의 할머니를,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기억한다. 기억한다고 쓰는 순간, 나는 잠시 멈춘다. 내가 Wed, 29 Jan 2025 01:31:16 GMT 엄태용 /@@fyCT/231 향기, 그리고 카메라. /@@fyCT/230 그날의 향기가 나를 덮친 것은 불현듯, 길모퉁이를 돌 때였다. 검붉은 육즙이 숯불 위에서 톡톡 튀며 흘러내리던, 그 순간의 공기가 다시 내 코끝을 스쳤다. 스물한 살의 봄날, 우리는 그렇게 산자락에 모여 있었다. 누군가 건네준 필름카메라를 들고서, 나는 한참을 렌즈를 들여다보았다. 최대 3배까지만 당겨지던 줌 렌즈로는 멀리 있는 것들을 담을 수 없었다. Sat, 25 Jan 2025 08:10:27 GMT 엄태용 /@@fyCT/230 《러브레터》 추억 소환 - 나의 대학생 시절... /@@fyCT/229 햇살이 스러지는 오후, 도서관 서가 사이로 빛이 스며들었다. 먼지가 떠다니는 공기 속에서 책들은 숨을 쉬고 있었다. 나는 오래된 DVD 코너 앞에 멈춰 섰다. 《러브레터》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마치 오래전 누군가의 편지처럼 조용히 누워있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창가에 기대어 앉아있던 순간들, 책장을 넘기 Fri, 17 Jan 2025 03:38:22 GMT 엄태용 /@@fyCT/229 《무의식、 통제사회》를 쓰며 - 원고를 마친 소회... /@@fyCT/228 처음에는 단순한 디스토피아 SF를 구상했다. 통제 사회에 대한 이야기, 저항과 해방에 관한 서사. 하지만 이야기를 써나가면서, 작품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내가 구사하는 서정적 문체는 차가운 SF적 설정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제주도라는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살아있는 존재가 되었고, 이야기는 통제와 자유라는 이분법을 넘어 더 깊은 질 Sat, 11 Jan 2025 12:19:04 GMT 엄태용 /@@fyCT/228 20화(마지막 화): 영원한 춤 - SF소설 《무의식、통제사회》 /@@fyCT/227 그 거대한 존재의 눈동자 속에서 별들이 쏟아지는 듯한 파동이 일렁이고 있었다. 눈동자 속에는 단순한 빛의 반사가 아니었다. 그 속에서 서윤희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제주의 오름들, 나즈라의 방주,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와 폐허, 그리고 우주 그 자체가 모두 그 속에 담겨 있었다. "이제 알겠어요." 윤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마치 눈동 Sat, 11 Jan 2025 12:09:17 GMT 엄태용 /@@fyCT/227 19화: 우주의 눈 - SF소설 《무의식、통제사회》 /@@fyCT/226 처음에는 그것을 빛이라고 생각했다. 우주의 심장에서 퍼져나오는 마지막 진동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달랐다. 그것은 우리가 알던 어떤 존재와도 다른 것이었다. 나즈라의 완벽한 질서도, 인류의 혼돈스러운 의식도, 이 땅의 오래된 기억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무엇이었다. "저건..." 서연의 존재가 떨렸다. 그녀의 의식은 이제 더 이상 푸른빛을 띠지 않았다. Fri, 10 Jan 2025 15:02:13 GMT 엄태용 /@@fyCT/226 모래성 /@@fyCT/225 그날,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는 아이를 보았다.파도가 곧 밀려올 것을 알면서도, 아이는 여전히 모래를 쌓아올렸다.손끝에서 흘러내리는 모래알들.그것은 시간처럼, 권력처럼, 쉼 없이 흐르고 있었다.나는 안다.우리가 쥐고 있는 모든 것이 얼마나 덧없는지를.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저 수평선처럼 멀고도 가까운 죽음이우리의 모든 것을 평등하게 만든다는 것 Mon, 06 Jan 2025 11:16:19 GMT 엄태용 /@@fyCT/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