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민 HEYMIN /@@13ur 커뮤니티 디자이너 + 글쓰기클럽 '쓰는사람' 리더 ko Tue, 22 Apr 2025 12:57:50 GMT Kakao Brunch 커뮤니티 디자이너 + 글쓰기클럽 '쓰는사람' 리더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3ur%2Fimage%2FmModukJLqvAE-0nRxCNvm1UPSXs.jpg /@@13ur 100 100 [서평] 사랑은 기꺼이 - 2 - 알랭 드 보통, &lt;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gt; /@@13ur/130 (1편에 이어) 이 책은 거대한 위로다. 이 책은 거대한 위로다. 우리가 사랑이란 걸 배우는 동안, 시시각각 절절하게 느끼는 무수한 감정이 실은 누구나 겪는 아주 평범한 쾌와 불쾌라는 걸 읽는 내내 깨닫는다. 그 은은하고 은근한 깨달음이 주는 위로가 상당히 괜찮다. 기승전결 중 '결' 쯤에 다가섰을 때, 이별하는 남주를 보면서 이상하게 위안을 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3ur%2Fimage%2FyF5kuX_73GZnav0JQeeFwiSIT3E.jpg" width="500" /> Mon, 14 Apr 2025 03:00:02 GMT 헤이민 HEYMIN /@@13ur/130 [서평] 사랑은 기꺼이 - 1 - 알랭 드 보통, &lt;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gt; /@@13ur/129 그래서 왜 사랑한다는데? 그러게 말이다. 도대체 왜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한단 말인가. 우리는 왜 사랑에 빠지냔 말이다. 솔직히 책을 다 읽고도 제목은 계속 난제였다. 대신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는 게 아닌가, 질문을 바꿔 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는가'라고 묻는 게 맞지 않을까? 왜냐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3ur%2Fimage%2FDYFU6RsYpAmy1xpihJVgOfVkxIE.jpg" width="500" /> Mon, 07 Apr 2025 10:00:54 GMT 헤이민 HEYMIN /@@13ur/129 나이브한 것에 대하여 - #나 #우리 /@@13ur/127 다음 중, 맞춤법이 틀린 것을 고르시오. 1. 나이브하게 2. 나 이브하게 3. 나이브한 나 이브하게 4. 이브한 나 나이브하게 무얼 찍든 그건 답이 아니다. 똑똑히 보자. 이건 다 맞는 것이다. 문제가 틀린 것이지. 맞춤법만큼 소극적인 법이 있던가, 지키지 않아도 지장 없는, 지키는 척만 해도 충분한 것 따위, 한낱 비웃음 값이면 충분한, 틀려도 괜찮 Fri, 28 Mar 2025 13:52:39 GMT 헤이민 HEYMIN /@@13ur/127 회복탄력을 위한 10행시 - #회복 #소진 /@@13ur/126 [감] 동하는 연습과 [사] 랑한다고 말하는 연습은 자주. [연] 연하게 되는 건 결국, [민] 사람이지, 당긴 사람이 아니라. [수] 용하는 마음과 [용] 납하는 마음의 다름을 구분하는 진심. [의] 리있게 내가 나를 지키는 영리함은 [미] 안하다는 말을 남 아닌 나에게 할 줄 아는 역발상. [용] 감하다는 건 사실 시도의 축적이지, [서] 서히 Thu, 27 Mar 2025 16:02:41 GMT 헤이민 HEYMIN /@@13ur/126 직선보다 곡선 - #변곡점 /@@13ur/125 표정은 숨기고 등만 보여주는 가파른 경사를 쉼 없이 달리는 땀 식지 않는 어른만 성공인 줄 알았지. 직선만 섬기던 어린시절, 그 안에 갇힌 어린아이 어리석음을 똘똘 뭉치고 뭉쳐 구불진 곡선 위에 던진다. 작고 단단한 공이 거칠게 미끄러져 내리막 가운데 방점을 찍고 힘껏 튀어 오르는 눈 부신 반동의 광경. 내려갈 때도 힘이 든다는 걸, 그 힘이 오르막이 Wed, 26 Mar 2025 13:54:47 GMT 헤이민 HEYMIN /@@13ur/125 만화경 - #자존감 /@@13ur/124 컴컴한 우물 속, 뾰족한 빛이 들어 나를 찌른다. 모서리에 놀라 질끈 감은 두 눈. 하나, 둘, 셋 삼을 세고 눈을 뜨니 하나, 둘, 셋 눈 앞에 놓인 거울 세 개. 그 안에 사람 셋이 앉아 있다. 나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 알고보니 다른 영혼들. 여섯 개의 눈동자가 만드는 유일하고 무이한 무늬. 지금의 나에게 내일의 너가 낯설 듯 내일의 너에겐 어제의 Tue, 25 Mar 2025 14:40:54 GMT 헤이민 HEYMIN /@@13ur/124 축배 - #모자람 #넘침 /@@13ur/123 잔을 높이 들어 축배를 들자. 짠 - 빈 잔과 빈 잔이 부딪히며 울리는 공명. 우리 손에 들린 빈 잔이 짠 한 건지 당신과 나, 우리의 존재가 짠한 건지 이건 축하의 울림인가, 슬픔의 울림인가. 꿀꺽 - 보이지 않는 잔을 입에 대고 보이지 않는 것을 한 모금. 다 삼킨 표정만 보고는 도무지 알 길 없는 빈 잔들의 파티. 투명한 울림에 취하는 밤 Mon, 24 Mar 2025 14:32:15 GMT 헤이민 HEYMIN /@@13ur/123 유일만일(唯一萬一) - #만약에 /@@13ur/122 만 분의 일, 또다시 시작된 확률 게임. 무수히 많은 선택지를 두고 분주히 굴러다니는 눈동자. 무수히 많은 갈래를 두고 유일만일을 궁리하는 사유. 시야는 전방에 갇혀 있고, 등 뒤는 절대 볼 수 없고, 택하면 결코 무를 수 없는, 단 한 번의 걸음, 단 하나의 결정. 내 의지와 상관없이 걸음마다 좌우로 갈라지는 공기는 등 뒤에서 다시 하나가 되는지, Fri, 21 Mar 2025 14:00:00 GMT 헤이민 HEYMIN /@@13ur/122 욕.욕.욕 - #욕심 #욕망 #욕구 /@@13ur/121 덕지덕지 잔뜩 끈적이며 입 안 가득 들어찬 욕은 과연 나를 관통하는 심인가 보름달 닮은 망인가 단전에서 역류하는 구인가 욕심과 욕망과 욕구 단맛과 쓴맛과 떫은맛 포도알갱이처럼 둥글게&nbsp;목구멍을 넘어가는 것이기도 얼음알갱이처럼 시리게 식도를 내려가는 것이기도 덜 발라진 가시처럼 삼키다가 상처 나는 것이기도 뒤엉킨 맛과 감각 사이로 길을 잃은 혀는 무어라 Thu, 20 Mar 2025 14:20:17 GMT 헤이민 HEYMIN /@@13ur/121 한숨 - #한숨 /@@13ur/120 휴 - 당신의 한숨이 고요한 적막을 깨물고 내 덜미마저 깨물었다. 아야하고 소리를 지르려다 들을 새라 입술을 꽉 깨물었다. 숨 하나로 이렇게 데워질 수 있나, 너의 한숨은 뜨겁고 따가워 내 살갗으로 버틸 수 없고, 한숨에 데여 벌게진 마음 손부채로 한참 식히다 이내 지쳐 고꾸라졌다. 무엇이 너를 뜨겁게 했을까 무엇이 나를 다물게 했을까 한참 골몰하다 Wed, 19 Mar 2025 17:00:15 GMT 헤이민 HEYMIN /@@13ur/120 겨울비 - #일기예보 /@@13ur/119 너는 이따금 겨울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 말을 꼭 여름에만 했다. 그런 너에게 말할 수 없었다. 겨울을 좋아한다는 너에게 겨울이 별로하고 말하는 것 여름이 좋다고 말하는 것 그건 너를 더 덥게 하는 일이었다. 장마가 올 때마다 너는 비를 싫어한다고 했다. 그건 여름이 싫다는 말이었을까? 단 한번도 묻지 못했다. 겨울비 내리는 질퍽질퍽한 거리, 걸음걸음 Tue, 18 Mar 2025 14:36:34 GMT 헤이민 HEYMIN /@@13ur/119 헥세인의 시대 - #시대 #세대 /@@13ur/118 헥산 알아? C6H14. 탄소 6개랑 수소 14개로 이루어진 화합물. 다른 이름은 헥세인이래.헥세인이란 이름을 듣고 터무니없는 걸 떠올려. &lsquo;헥헥거리며 살아가는 세대의 인류&rsquo;. 이것의 줄임말이 아닐까. 혼자 상상 하고 하하 웃었어.어이없지? 그럼 별다줄은 알아? 별도 달도 다 따준다는 사랑의 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야. 별 걸 다 줄인다는 말이 Mon, 17 Mar 2025 13:40:37 GMT 헤이민 HEYMIN /@@13ur/118 행렬 - #선 #악 /@@13ur/117 앞으로 나란히 걸으라는 소리를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왜 앞으로 걸어야 하는지 왜 나란히 걸어야 하는지왜의 왜를 물을 때마다 돌아오는 건 엉킨 손가락질.앞에 가는 선인의 뒤통수여,뒤에 오는 선인의 얼굴이여,이제 나는 선을 그만두겠다,이제 그만 나는 악이 되겠다.첨단한 눈썹 끝에 낀 분노가바람 길 잃은 풍향계 마냥&nbsp;아슬히 떨려오고 구겨진 미간의 골짜기로&nbsp;분노가 Fri, 14 Mar 2025 12:56:31 GMT 헤이민 HEYMIN /@@13ur/117 실수 하나에 - #실수 /@@13ur/116 고등어 한 손은고등어 두 마리가 있어야 해미역 한 뭇은미역 열 장이 필요하고김 한 톳은 김이 백 장이나 필요하지실수 하나는밤 하나로 채워지기도긴긴 서른 날을 부르기도어쩌다 여생이 쓰이기도 Thu, 13 Mar 2025 14:40:05 GMT 헤이민 HEYMIN /@@13ur/116 평화에게 - #평화 /@@13ur/115 평화야 난 너를 들꽃이라 부를게. 드넓은 평야 위에 핀 한 아름 하얀 꽃무리 그것만큼 너다운 게 있을까. 흩어지는 꽃 내음과 향기를 나르는 바람. 상상만으로도 난 이미 너를 안았다. Wed, 12 Mar 2025 13:46:15 GMT 헤이민 HEYMIN /@@13ur/115 단추의 행방 - #버튼 /@@13ur/114 단추는 왜 말도 없이 떠났는가. 나는 왜아무도 없는 빈 집에서부재를 알았는가. 어째서 아무도녀석의 공허를알려주지 않았는가. 아니,탓은 부끄러운 것이므로둔하고 미련한 나를욕하고 꾸짖고 벌한다. 사라진 녀석의 자리에사라지지 못할 생각이대롱대롱 매달려자꾸만 정신이 팔린다. 녀석은 알고 떠났는가,여분의 단추가남아있지 않다는 Tue, 11 Mar 2025 13:30:56 GMT 헤이민 HEYMIN /@@13ur/114 겸상 - #살아있는 /@@13ur/113 사연 수북한 고봉밥 한 숟갈 배불리 떠먹고 끼니 거른 상에 찾아가 고슬고슬한 사연을 지어 올린다. 쌀 씻는 어미의 마음으로 솥 닦는 어미의 마음으로 뜨듯한 숟가락 언덕 위 사연 한 점 올려주는 게 삶이라고 부딪히는 숟가락 소리가 밥정 살아있는 삶이라고 밥 짓는 마음으로 오붓한 사연 한 상 차린다. Mon, 10 Mar 2025 14:27:42 GMT 헤이민 HEYMIN /@@13ur/113 나무인간 - #낙엽 #나목 /@@13ur/112 살아 생전에는 나목이 되어보기, 죽기 직전에는 낙엽이 되어보기. 그래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으므로. 쥐고 있는 걸 놓아야 보이는 것, 바닥에서 올려다봐야 보이는 것. 버려야 비로소 오는 것들. Fri, 07 Mar 2025 14:25:58 GMT 헤이민 HEYMIN /@@13ur/112 개와 침 - #완성 #완벽 /@@13ur/111 큰 개 한 마리가 침을 질질 흘린다.무엇을 보고 저리 군침이 돌았을까,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침의 꼴이 역겹다.어찌나 볼썽 사나운지, 어찌나 약이 오르는지. &nbsp;꼴깍 -&nbsp;내 뭉툭한 혀 밑에 고인, 묵은 침을 모조리 삼킨다.나는 개가 되고 싶지 않으므로,침 흘리는 짐승이고 싶지 않으므로.&nbsp;요란하게 흘러내리는 저 끈적한 것을닦아줄 수도, 같이 흘릴 수도 없는 꼴이퍽 Thu, 06 Mar 2025 13:58:09 GMT 헤이민 HEYMIN /@@13ur/111 부재로 증명된 존재 - #존재 #부재 /@@13ur/110 부재로 증명된 존재는 있지만 없는 경계의 강을 흐른다. 앞으로 얼마나 더 헤매일까, 진득한 상실의 늪을 지나 몇 개의 강을 더 품게 될까. 광광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밤, 눈 감고 심장으로 흠뻑 젖어버린 밤. 부재하는 눈물을 존재의 강에 실어 망망대해로 나르는 새벽. 잘 가거라, 멀고 먼 심해로, 잊혀지고 잊혀질 망망의 심연으로. 가는 길 보 Wed, 05 Mar 2025 14:45:56 GMT 헤이민 HEYMIN /@@13ur/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