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묻는 아이에게 내가 해준 말

2025-04-21T10:46:33Z

어느 날, 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비트코인 샀어?”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멍해졌습니다. 초등학생이 비트코인을 묻다니, 대체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걸까요? 궁금함도 걱정도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알고 보니(프롤로그에서 쓴 대로) 아이가 쓰는 용돈 앱에서 ‘모의 투자 대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이벤트에 참여해 모의 투자금을 받고 종목을

아이에게 먼저 알려주고 싶은 돈 이야기

2025-04-16T12:44:33Z

“엄마, 비트코인 샀어?” 질문을 들은 순간, '왜 이런 걸 물을까?', '어디서 들었을까?'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잠시 당황했습니다. 아이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요. 아이가 사용하는 용돈 앱에서 가상 투자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용돈을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고, 투자 종목에는 비트코인도 포함되어 있었

3월, 의도적인 아침을 발견하다.

2025-04-14T10:46:23Z

3월을 겨우내 기다렸다. 아이의 개학과 동시에 자유를 찾아 떠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개학 날 아이가 학교에 가자마자 부랴부랴 준비하고 외출을 했다. 미술관에 도착하니 아직 전시 오픈 전이었다. 잠시 기다렸다 들어간 어두컴컴한 전시실에서 내 마음은 얼마나 환했는가. 바로 지난 주말에 사람이 빽빽해서 그림 가까이로 가기도 어려웠던 전시를 가족들과

2월, 목표 너머 성장의 가치를 찾아라.

2025-03-17T15:01:40Z

2월의 목표를 먼저 돌아봤다가 깜짝 놀랐다. 지킨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조금 실망스럽다. 이틀만 더 있었음 참 좋았겠다...고 2월의 마지막 날에 생각해 본다. 매번 만들 수도 없는 하루를, 이틀을 아쉬워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는 모두가 같고 그것을 얼마만큼의 가치로 만드는지는 각자에 달렸다. 몰랐던 사실이 아니지만 매번 실천이 어렵다. 2월의 목

이제 개학.

2025-03-02T10:09:35Z

석면 공사로 12월 중순에 이르게 시작한 겨울 방학. 평소보다 긴 방학이 언제 지날지 걱정이 가득했는데 벌써 개학을 앞두고 있다. 두 달 반의 시간이 후루룩 지나갔다. 면치기 하듯 콧등을 세차게 치며 명랑하게 흘러가 버린 시간.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는 시간이 많은 만큼 평소보다 더 많은 것을 하며 알차게 보내야지, 하며 의욕이 가득했다. 막상 방학 첫날부터

또 양념갈비야?

2025-02-24T13:57:46Z

"오늘 뭐 먹을까?" 주말에 외식하기로 한 우리 가족은 의견을 모아 본다. 초밥은 어제 먹었고, 돈가스도 아침에 먹었으니 패스. 중식은 질리고 양식은 조금 거창한 것 같다. 거의 2달여 방학 동안 돌밥돌밥에 지쳐 최근 외식을 자주 했더니 메뉴가 자꾸 겹쳐 선택지가 바닥이 났다. 아이가 자격증 시험을 보러 간 사이 남편은 열심히 검색에 돌입했다. 우리의 의견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2025-02-16T14:48:38Z

아이가 요즘 키링 만들기에 푹 빠져 있다. 아직 다 크지 않은 손으로 이런저런 구슬을 조합해서 뚝딱 만들어낸다. 간단한 재료를 몇 가지를 사주었는데 유튜브 영상을 보고 스스로 방법을 익혀 만드는 것을 보니 새삼 많이 컸다는 것을 느낀다. 완성된 키링을 들고 와 보여줄 때마다 키링을 만들며 느낀 성취감도 함께 보인다. 몇 년 전에 비즈로 팔찌, 반지 만드는

찜질팩 없이는 못 살아

2025-02-16T21:43:39Z

"뜨끈이 필요해?" 우리 가족은 찜질팩을 ‘뜨끈이’라고 부른다. 뜨끈뜨끈한 열기로 가득한 찜질팩을 아이에게 말할 때, 그렇게 지칭하다 보니 우리 가족 안에서는 '뜨끈이'라는 단어가 찜질팩이란 단어를 대체하게 되었다. 10여 년 전 부모님이 사 주셨는데 처음엔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관절이 아플 때나 사용하는 것인 줄 알았다. 소화가 잘 안 될 때 사용했는데

내 마음까지 타들어간다

2025-02-10T19:41:24Z

“으악, 또 탔네.” 또다시 불 조절에 실패했다. 스테인리스 냄비에 적응 중이었다. 이 정도면 타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다음번에는 더 약한 불로 해봐야겠다. 새카맣게 탄 냄비를 앞에 두고 놀라 조용히 뚜껑을 닫았다. 코팅 냄비는 몸에 좋지 않다며 자신만만하게 스테인리스 냄비로 모두 바꾼 것이 얼마 전이었다. 그러나 꿈꿨던 장밋빛 미래는 곧 녹록지

AI와 인간이 글쓰기 대결을 한다면 - 『쓰기의 미래』를 읽고

2025-02-09T14:17:26Z

째깍째깍,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조여들었다. 신호에 걸릴 때마다 시계를 보며 초 단위로 초조해졌다. 친구들과의 점심 약속을 위해 가는 길이었다. 아이가 학원에 다닐 줄 알고 예약했던 자리였지만, 예상과 달리 학원을 가지 않게 되면서 상황은 꼬였다. 어렵게 잡은 자리라 취소하기 아까웠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라 취소하기 싫었다. 아이는 데려가기 어려

1월, 시작의 설렘을 느끼며

2025-02-05T15:05:38Z

올해도 성장모임을 계속한다. 2025년 1년의 계획을 먼저 세워보았다. 가장 먼저 한 활동은 한 해의 중심 키워드를 찾는 것이었다. 코치님이 제시한 수십 개의 단어와 동사 중에서 3개씩 선택했다. 1.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세 가지 [즐거움, 여유, 성취] 2. 2025년 향상시키고 싶은 역량 [시간관리, 삶의 균형, 진정성]3. 2025 당신의 삶을

세상에 공짜는 없다.

2025-02-06T09:07:53Z

보험료를 조회하면 커피 쿠폰을 준다는 광고를 본 적이 있다. 호기심에 한 번 해본 적도 있었는데, 이후 보험 설계사로부터 전화가 걸려 와 기나긴 상담을 받아야 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단순히 보험료를 조회해 본 대가로 내 개인 정보를 넘긴 셈이었다는 것을. 조회해 보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대가로 커피 쿠폰을 받는 것은 훨씬 더 이

만화방 매력 탐구 일지

2025-01-30T10:20:39Z

“우리 만화방 가볼까?” 긴 연휴를 앞두고 아이와 함께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 어디든 사람이 붐빌 것 같아 외출이 망설여졌지만,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기엔 아쉬웠다. 그러다 문득 만화방이 떠올랐다. 요즘 만화방이 다시 인기라던데, 근처에도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몇 군데가 있었다. 그중 가장 가까운 만화방으로 가보기로 했

언제까지 책을 읽어줘야 할까?

2025-01-30T02:57:06Z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9시 반에 알람이 울리면, 아이는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그 시간이 되면 우리는 책을 펼친다. 예전에는 아이를 품에 안고 그림책을 읽어주던 때가 있었다. 이제 그 자리를 세계 문학책이 대신하고 있다. 아이는 스스로 글을 읽을 줄 알게 되었고, 중학년 수준의 창작 문학도 무리 없이 소화해 냈다. 드디어 ‘책 읽어주기’라는 여정을

정리 안 된 책상에서 만난 것

2025-01-31T06:59:40Z

오늘도 아이의 책상 위에는 삼라만상이 올라가 있다. 호통도 쳐보고, 달래도 봤지만, 깔끔한 모습 보기가 쉽지 않다. 알아서 정리하라고 하기에는 나조차도 손대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 같아 같이 하기로 했다. 대청소 시작! 일단 같은 것끼리 분류부터 해 본다. 비슷한 물건끼리 모으기만 해도 훨씬 깔끔하고 찾기도 쉽다며 정리의 달인 남편이 귀띔해 준 것을 기억해

생일과 수수팥떡 - 그리고 엄마의 시간

2025-01-20T21:30:16Z

따뜻한 물이 닿는 순간, 찹쌀가루와 수수가루가 한데 엉키며 부드러운 반죽으로 변해갔다. 국민학교 실과 시간에 만들었던 경단과 익반죽이 떠올랐다. 이런 걸 왜 배우는 걸까 궁금했는데, 20년 뒤 이렇게 요긴하게 쓰이려고 그랬나 보다. 갸우뚱했던 나의 의문은 20년이 지나 해소되었다. 잘 섞인 반죽은 연한 팥죽색이 되었다. 예쁘고 곱다. 잘 섞은 반죽을 손가락

어색할 땐 슬라임

2025-01-20T10:54:45Z

"전시 보러 갈 때 00이랑 같이 갈까?" "아니, 별로." "그럼 XX는 어때?" "나는 엄마랑 단둘이 가고 싶은데." 방학이라 친구를 못 만나 아쉽지 않을까 지레짐작하고 아이 친구와 함께 전시회에 가려 했다. 아이는 친구 대신 엄마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정확히 말한다. 엄마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할 만큼 아이가 많이 컸

작두콩 차가 불러온 비염의 추억

2025-01-12T22:14:38Z

시댁에 가니 어머님이 팔뚝만 한 작두콩을 꺼내시며 뭔지 아냐고 물으셨다. 다름 아닌 작두콩이었다. 작두를 꼭 닮은 모습에, 처음 봤지만 바로 알 수 있었다. 덖으면 작두콩 차가 된다며, 직접 해도 되고 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커피 볶는 집에 맡기라고 하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거대한 콩을 들고 갈 자신이 없던 나는 직접 해보기로 했다. 작두콩을 꺼냈는데

온 가족이 기다린 대왕 딸기

2025-03-09T10:21:09Z

바야흐로 딸기의 계절이다. 아이가 기다렸던 딸기의 시절.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딸기를 좋아했다. 지금도 코끝이 시려질 때쯤이면 언제쯤 딸기가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곤 한다. 일 년 내 기다렸던 아이 마음을 알기에 마트에서 처음 출하된 딸기를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하나 집어 들곤 했다. 물론 가격표를 보고 잠시 놀라기도 하지만 세일 코너를 잘 노리

이만하면 애썼다 [도닥이는 12월]

2025-01-06T13:46:16Z

명절 한 달 전부터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기분을 아는 사람이라면, 방학 한 달 전부터 발을 동동 구르는 초조한 마음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올해 아이 학교는 겨울 방학 동안 석면 공사가 예정되어 있어 방학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졌다. 여름 방학은 고작 나흘뿐이었는데, 그때는 과연 조금 수월했거나 기뻤던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선명하지 않다. 유례없

다정한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