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나무 yeogisuk 산속에 집을 짓고 공간을 나눠 동생과 살고 있다. 오래 걷는 것과 새벽에 깨어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4Tvl 2018-01-02T03:01:24Z 4월에 눈이 내리고 /@@4Tvl/230 2025-04-17T06:00:17Z 2025-04-16T01:03:10Z 내가 사는 산골엔 지난 이틀간 눈이 쏟아졌다. 영상 기온이라 바닥에 쌓이진 않고 그저 쏟아지기만 했다. 채색은 충분하여 허공도 숲도 하얀 크레파스 같은 눈으로 두텁게 칠해졌다. 눈앞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날씨 변화가 드문 일은 아닌데 4월 중순의 푸짐한 눈은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하루 전만 해도 겨울잠에서 깨어난 숲의 여린 초록과 잔잔한 봄<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csZ89szMvz-VrEsgrt4qadQXflw" width="500" / 바느질하기 좋은 나날 /@@4Tvl/226 2025-04-11T16:44:51Z 2025-02-26T00:04:24Z 기상예보에 의하면 눈은 새벽에 시작되어 오후에 그친다고 했다. 새벽 3시경에서 오후 2시경까지. 나는 날이 밝기 전부터 장작난로를 피워놓고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이따금 창 쪽으로 시선이 갔다. 예보대로라면 커튼이 쳐진 창 너머엔 눈이 내리고 있을 거였다. 어두운 허공에 하얀 눈송이가 내려오는 광경을 떠올리며 나는 얇은 바늘을 도톰한 천에 꽂았다. 걸음<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SYsqLVT_6yz1f6_rlM6jJTCH1QI" width="500" / 까치 까치 설날 /@@4Tvl/225 2025-01-29T12:46:14Z 2025-01-27T22:59:33Z 한동안 겨울치고 푸근하더니 까치설인 오늘 아침 다시 기온이 내려갔다. 장작난로를 지피기 전 실내 온도는 영상11도. 바깥 온도는 영하 8도. 어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으로 밖은 또 온통 하얀 눈의 세상이 되었다. 나는 어쩌자고 눈이 푹푹 내려 쌓이는 이런 계절을 좋아하는 걸까. &quot;거기도 눈 내리지? 지금 여기 눈이 많이 오는데 내리면서 녹는지 <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lM9HRv5H2aDrGaF65nOWKKeRnx8" width="500" / 겨울 아침 고요한 소리 /@@4Tvl/224 2025-01-14T18:53:44Z 2025-01-13T00:08:50Z 새벽마다 난로를 지핀다. 불쏘시개와 장작을 엇갈리게 넣고 불을 댕긴다. 바람 통하라고 재받이 통은 살짝 열어두고. 잠시 지켜보고 있으면 붉은빛 일렁이는 것이 보인다. 실내 온도가 오르려면 좀 기다려야겠지만 붉은빛만으로 이미 따스하다. 난로 위엔 지하수 담은 냄비를 올려 둔다. 오늘은 어떤 차를 우릴까. 선택한 것을 꺼내 냄비 뚜껑을 열어 한 덩<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0Xf8UZdgpyI77uMFgK_I7uvMTME" width="500" / 첫눈 /@@4Tvl/223 2025-01-14T23:32:24Z 2024-11-29T09:59:39Z 비 내리는 아침 동생과 나는 읍내 하얀 건물 이층 실내에 있었다. 2절지 도화지 만한 창이 띠벽지처럼 한쪽 벽면에 연이어 나 있는 실내였다. 실내는 아치형 가벽을 사이에 두고 대기실과 치료실로 구분되어 있었다. 나는 대기실 벽면을 따라 기역자로 부착된 의자에 앉아 있었고 동생은 아치형 가벽 너머 치료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quot;여기 보세요. 치아에 <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Z0Vxc_zntrD6DsQ2xzKeNAD6TgU" width="500" / 가을, 하루 같이 /@@4Tvl/221 2024-11-25T23:20:39Z 2024-11-16T00:19:27Z 따뜻한 날이 많은 올가을, 우리 자매 가장 중요한 일과는 걷기다. 걷기를 중심에 두고 하루 일거리를 배분한다. 가을걷이와 추위에 대비하는 집안팎 일로 한창 바쁜 시기지만 일단 작정한 시간이 되면 손을 털고 집을 나선다. 햇살이 산마루를 타고 부드럽게 펼쳐지는 한적한 산골 도로. 집을 나서면 길은 두 갈래. 산마루 길로 오르거나 아랫마을 쪽으로 향하거나.<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M07xmiRmoKwNU5RemMGMUPtXPn4" width="500" / 외식이 필요해 /@@4Tvl/210 2024-10-20T09:33:13Z 2024-10-16T00:26:00Z &quot;이제부턴 가끔 외식을 하자.&quot; 내가 제안했다. 동생과 10년 남짓 산골에 사는 동안 한 번도 둘이서 외식을 한 적이 없다. 과연 그럴까, 나도 믿기지 않는다. 가만, 아닐 수도 있다. 가족이 집에 왔을 때 근처 음식점을 찾아간 적이 있었네. 엄마와 냉면집 두 번, 언니와 중국집 한 번. 읍내 식당이야 뻔해서 기억하기 어렵지 않다. 아, 또 있<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59b5dkK2YK54VpJryU7fIMLU2EY" width="500" / 가을을 느낀다 /@@4Tvl/217 2024-09-24T11:23:31Z 2024-09-21T22:51:32Z 봄밤에 들리던 소쩍새 소리가 가을밤에도 들려온다. '소쩍소쩍' 소리는 수컷이 짝을 부르는 소리라고 한다. 아직 짝을 못 만난 것일까. 아니면 봄밤에 새로 태어난 어린 소쩍이가 여름내 자라 가을에 짝을 찾는 것일까. 소쩍새는 여름 철새라고 알려져 있는데 정작 여름밤엔 소리를 별로 들은 적 없다. 소쩍새 생태도 모르겠고 하니 그냥 내 기분대로 봄날의 그 소 뜨거운 안녕 /@@4Tvl/215 2024-09-14T10:18:01Z 2024-09-13T23:10:37Z 어릴 때 귀에 익은 노래 중에 '뜨거운 안녕'이 있었다. &quot;또다시 말해주오 사랑하고 있다고 별들이 다-정히 손-을 잡는 밤 기어이 떠난다면 보내드리리&quot; 아직까지 노랫말 한 부분이 기억난다. 나는 열 살이거나 좀 더 어리거나 했다. 라디오에서 자주 흘러나오던 노래였다. 나는 그 노래가 내 안의 뭔가를 건드린다고 느꼈다. 특히 &quot;별들이 다-정히 가재가 노래하는 곳 /@@4Tvl/214 2024-09-14T10:22:17Z 2024-08-19T23:47:10Z 30도 넘는 더위가 오래 이어지고 있다.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이르기도 한다. 습도도 높다. 매미와 밤벌레 소리가 번갈아 낮밤을 채우고, 때때로 대기 불안 빗줄기도 후두둑 지나간다. 팔월은 그렇다. 높은 기온과 습도, 대기 불안과 매미류 울림소리로 몸과 정신이 멍하다. 밤잠도 설치고 새벽잠도 설친다. 설치는 사이 생각인지 기억인지가 천장을 맴돈다 호우 특보 /@@4Tvl/211 2024-08-21T15:58:55Z 2024-07-29T22:13:01Z 집중 호우가 쏟아진 새벽 3시경 돌연 집안 불빛이 사라졌다. 냉장고도 숨을 죽였고 어떤 불빛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어딘가 누전이 생겨 차단기가 내려간 모양이었다. 그렇잖아도 심상치 않은 비와 바람 소리에 깨어나 긴장하고 있던 참이었다. 깜깜한 어둠과 마주하여 청각은 한껏 민감해졌다. 바람은 모든 걸 휘감아 올리겠다는 듯 기괴한 음향을 내지르며 솟구쳤고 여름밤 호랑지빠귀 /@@4Tvl/208 2024-07-15T08:30:18Z 2024-07-11T21:02:46Z 호랑지빠귀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지. 호랑지빠귀는 참새목 딱새과에 속하는 여름새라고 다음 백과에서 소개하고 있다. 37종쯤 되는 지빠귀 중 가장 큰 30센티 정도 크기 중형새로, 깃털 무늬가 호랑이와 닮아 호랑지빠귀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주변에 산이 있다면 늦은 봄부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름에 접어들면서는 거의 밤마다 들려온다. 휘이ㅡ 꽃이 피었네 /@@4Tvl/206 2024-08-28T22:48:33Z 2024-07-07T00:45:44Z 이웃 문선 씨네 마당에 처음 보는 꽃이 피었다. 가늘가늘한 줄기 끝마다 날개 활짝 펼친 나비처럼 사뿐히 올라앉은 붉은 꽃. 마당 경계를 넘어가 개망초 가득한 들판까지 점점이 흘러가 있었다. &quot;예쁘죠? 꽃양귀비예요.&quot; 미처 보이지 않던 문선 씨가 저만치 밭에서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양귀비와 닮아 흔히 개양귀비라 불리는데 자신은 꽃양귀비라는 이름<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sjE2ncZYMTI_RA5vBli-GKl6hrk" width="500" / 푸르다 /@@4Tvl/137 2024-07-02T02:23:13Z 2024-06-18T05:55:51Z &quot;세상 저런 울음 우는 남자도 이쓰까나. 고라니는 자기 소리가 아무렇지 않을 건데.&quot; 가끔 안부 메일을 주고받는 친구 N이 며칠 전 고라니 소리에 감탄하여 그렇게 표현했을 때 나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어쩌면 그렇게 적절한 묘사인지. 정말 처절한 괴성이다. 밤중에 '끄아악' 고라니 소리가 들릴 때면 그 말이 떠올라 웃게 되었다. 소리는 처<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xc8USq7Sv3vk9ZNq_B8eftqO1Tg" width="500" / 쑥국 /@@4Tvl/204 2024-06-13T07:59:00Z 2024-06-07T22:58:08Z 자려고 누웠다가 엄마 전화를 받았다. &quot;얘 방금 쑥국 끓였는데 기가 막히게 맛있다. 왜 지난번 네가 갖다 준 쑥국 말이다.&quot; 몸을 일으켜 침대 등받이에 기대던 나는 깜짝 놀랐다. 오월 중순쯤 갖다 드린 건데 그걸 지금에야 드시다니. 날짜를 짚어보니 보름이나 지났다. &quot;어머, 안 상했어요?&quot; &quot;아니 말짱해. 냉장고 깊숙이 둔 거라 괜찮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zNEwK-gEzEUMZbd8SMDSJtyms28" width="500" / 휴게소에서 아주 살 뻔한 이야기 /@@4Tvl/202 2024-10-18T20:55:21Z 2024-05-21T00:09:02Z 동생은 운전 솜씨가 서툴다. 운전 경력 17년 차가 넘었는데도 그렇다. 초보일 땐 연차가 쌓이면서 조금씩 실력이 나아지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세월이 갈수록 줄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나이 들어가며 판단이나 감각이 둔해지는 게 일반적 현상이니. 더구나 동생 경우엔 운전할 일이 드문 산골에서 십 년 넘게 살고 있다. 함께 사는 나도 동생도 마<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PSff5VlrexB0ZnU-Dj2QnZUN0yc" width="500" / 돌카지노 게임 사이트 샐러드 /@@4Tvl/201 2024-05-14T00:48:13Z 2024-05-10T00:47:50Z 올봄 마당에서 가장 많이 뜯고 있는 나물은 돌나물이다. 나무 그늘 아래는 물론 마당가와 텃밭 주변에도 돌나물이 계속 돋고 있다. 날마다 한 바가지씩 캐도 될 양이다. 풋풋한 풀향이 물씬 나는 돌나물. 돌나물은 이름이 많다. 돗나물 돋나물 돈나물. 그중 가장 내 마음에 드는 이름은 돌나물이다. 돌틈에서도 잘 자라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비 오는 날 맑게 <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PghqSnE6Lqq7kmFxsfby2SFFw8c" width="500" / 산야초 김밥 - 머위 두릅 냉이 /@@4Tvl/199 2024-05-31T15:13:38Z 2024-04-24T03:30:07Z 꽃은 피고 할 일은 많다. 4월이 그렇다. 때를 놓치면 서운한 것들이 한꺼번에 떼 지어 찾아온다. 날마다 할 일 리스트를 작성해야 그나마 덜 놓친다. 밭일도 해야 하고 모종도 챙겨야 하고 나물도 캐야 하고 꽃도 봐야 하고. 우선순위부터 하자면 꽃구경이지 않을까. 올봄 흐름은 유난히 빠르게 느껴진다. 생강나무꽃과 진달래꽃이 피는가 싶더니 이내 벚꽃과<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8QVKXkozz5Uy0i3rI3zehMfsF58" width="500" / 환삼덩굴 새싹 비빔밥 /@@4Tvl/198 2024-04-24T04:05:19Z 2024-04-16T00:53:48Z 마당 제비꽃이 피기 시작하면 봄나물 할 때가 온 것이다. 날마다 봄나물을 맛보고 있다. 굳이 들에 나가지 않고 텃밭에서 쑥과 냉이, 돌나물을 캔다. 겨우내 굳어 있던 흙을 호미로 뒤집어야 하니 저절로 나물 캐기가 된다. 냉이는 쉽게 뿌리가 뽑히는데 쑥은 저항이 심하다. 자그마하게 돋은 쑥 한 포기라도 뿌리는 깊게 흙속을 파고들어 길게 이어진다. 보이지<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EUQ4YuNAGm5aF4TLusDPe760nlg" width="500" / 사전 투표 /@@4Tvl/194 2024-05-02T20:09:03Z 2024-04-07T00:32:16Z 내겐 오래된 물건이 많다. 책, 그릇, 가구, 옷, 이불 같은. 식품이 주류인 생필품 말고는 물건을 거의 사지 않는 생활을 한 지 오래되었다. 산골에 와서 산 뒤로 특히 그렇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 이렇게 많은 물건이 모였나 싶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다지도 많은 물건이 필요하단 말인가. 이따금 삶이 복잡하고 무겁다고 여겨질 땐 나를 둘러싸고 있는 <img src= "https://img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카지노 게임 사이트.net%2Fbrunch%2Fservice%2Fuser%2F4Tvl%2Fimage%2FR97VuQD8by0CG79LDvD7CS7LvbI" width="5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