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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카지노 게임 <122호 겨울호를 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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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말

122호를 만드는 사이에 편집실에는 의외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모 고등학교의 교지편집부 학생들이 『연세』 편집실을 방문했습니다. 그 친구들이 준비해 온 질문 중 첫 번째 질문이 바로 “교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였습니다. 저희는 꽤 오래 그 질문에서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도 글을 읽지 않는 시대에 글을 쓴다는 건 자주 허무해지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7년부터 우리가 이곳에서 글을 쓰는 이유는 꼭 남겨야만 하는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녀와 관련된 입시비리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이 뜨거움을 보며 ‘요즘 청년들’의 화두가 ‘공정’이라고들 합니다. ‘공정’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고, 이에 민감한 세대라고요. 하지만 우리가 군대와 입시라는 대한민국의 역린에 모든 분노를 끌어모으는 동안 서울대학교의 청소노동자는 열악한 휴게실에서 조용히 죽어갔습니다. 교내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공부를 위해 도서관을 파업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한 일이 있고 얼마 되지 않아서 벌어진 일입니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에 빛이 들지 않는 구석들이 여전히 너무 많기 때문에, 그래서 그곳을 비추고 그 기록을 남겨두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시선 끝과 나의 손끝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교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122호를 만들어서인지, 이번 호의 주제는 ‘본질’입니다. “□□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글들을 주로 모았습니다. 부디 122호가 『무료 카지노 게임』를 읽는 독자 여러분께 평소에 생각해본 적 없는 고민들을 남기게 되길 바랍니다.

‘제54대 총학생회 <Flow 비평...을 시도하는 글: 학생회란 무엇인가?’에서는 말 그대로 대학의 학생회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집니다. 겨울호에 총학비평은 전통적으로 총학생회의 지난 1년간의 공과 과를 돌아보고 평가합니다만, 올해는 조금 특별합니다. 3년 동안의 비상대책위원회 기간을 지나면서 우리는 ‘그래서 총학생회가 왜 필요한데?’라는 질문을 마주했습니다. 오랜만의(?) 총학생회인 <Flow의 지난 임기를 돌아보며 도대체 대학의 학생회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연세지의 고민을 담았습니다.

'제30대 총여학생회 <PRISM 비평'은 <PRISM의 활동 전반과 총여학생회 재개편 과정에 대한 비평을 담고 있으며, 이행되지 못한 총여학생회의 공약과 기조가 학생사회에 어떻게 기록되고 승계되어야 하는지 담고 있습니다. 언젠가 무료 카지노 게임대학교의 성평등 문화를 위해 노력할 다음 자치단체가 나온다면 꼭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남겼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회혁신’은 퇴임을 맞은 김용학 총장의 주력 사업인 ‘고등교육혁신원’에 대해 알아봅니다. 여기저기서 불어오는 사회혁신 바람을 사회적, 세계적 맥락 속에서 살펴보고, 대학이 할 수 있는 사회 변화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무엇보다 대학의 위치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우리대학교 수강신청 문제점'은 무료 카지노 게임대학교의 수강신청과 관련한 학내 언론의 기사들을 1998년부터 2019년까지 정리하고, 수강신청의 역사를 짚습니다. 특히 선착순에서 마일리지선택제로 제도가 바뀌면서 일어난 논쟁들을 바탕으로 수강신청 제도가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현 수강신청 제도의 문제점을 짚으며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대 안의 로열 블루:외국인 정규학생 인터뷰’는 외국인 학생이 갈수록 증가하는 요즘 이미 연세에 도착한 외국인 학생들은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기존의 제도 중심적 논의에서 벗어나 사회적 성원권을 중심으로 연세인이란 무엇인지 돌아봅니다.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축제 준비한 이야기’글은 인권축제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기획단장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죽임당하지 않고 죽이지도 않고” 살 수 있을지 걱정하는 어떤 노래(정혜영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中)의 가사처럼, 제3회를 맞은 무료 카지노 게임대학교 인권축제가 어떤 고민 끝에 기획됐는지 담담한 어조로 돌아보는 글입니다.

'새 삶은 폐허에서 꽃 필 거야'는 세상을 바꿔 보고자 노력하며 겪은 절망 속에서, 치열하게 싸워나가는 사람들을 발견무료 카지노 게임 이를 통해 희망을 얻는 자신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자신의 위치를 자각무료 카지노 게임, 바로 그 위치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바꾸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예민하게 살기’에서는 필자의 예민하게 살았던 일주일을 담았습니다. ‘나의 하루’를 잃어버리고 그저 주어진 나날을 살아가는 기분에서 벗어나 보고 싶지 않았나요? 그래서 어렸을 때 감각적인 것을 좋아하고 찾아다니던 그때처럼 살아보았습니다. 어느 날은 촉각에 예민했다가 어느 날은 움직임에 예민해집니다. 이렇게 일주일의 경험을 통해 느낌 감정을 여러분과 공유하며 여러분께 하루를 예민하게 살아보기를 제안합니다.

122호에는 특집 기사가 있습니다. ‘아직도 반복되는 청소경비 노동자 문제와 코비 컴퍼니 사태의 해결에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언론모임’에서 연재한 기사 중 『연세』가 담당한 부분을 실었습니다. 제가 입학했을 무렵 학교 곳곳에 학내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바람개비가 꽂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 백양로에 달린 빨갛고 하얀 현수막들이 겹쳐 보입니다. 학문의 전당에서마저 모든 것이 비용의 논리로 결정되는 광경 속에서, 오늘날 ‘대학’이란 도대체 어떤 곳인지를 질문하게 합니다. QR코드를 통해 다른 자치 언론 단위들의 글도 담아두었으니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10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고자 몸부림 쳤던 한 예쁜 사람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상에는 입술 안쪽의 살처럼 여리고 약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발 뒤꿈치 살처럼 단단하고 둔감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이렇게 약하고 착한 사람들은 모두 죽고, 둔하고 강한 사람들만 살아남아서 세상을 점점 무섭고 두려운 곳으로만 만드는가 싶어 우울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니까, 약한 우리는 살아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계속해서 더 약하고 괴로워하는 살을 찾아서 알리고, 기록하는 공간이 되겠습니다. 바야흐로 이불 밖은 위험한 계절입니다. 올해는 역사상 가장 빠른 한파가 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차가운 겨울 동안 이 사회에 부디 유난히 추운 곳이 없기를 바라며 122호를 내놓습니다.


편집장 이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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