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놀이
언어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장난감이다. 가끔은 단어 하나를 다르게 바라보면 그것만은 흥미로운 일도 없다. 유일하게 멍때리면서 즐기기 쉬운 놀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高捧)’과 ‘꼬붕’, 얼핏 보면 비슷한 소리를 내지만, 뜻은 천지 차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한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높이 받쳐 든다’는 뜻이다. 쌀이나 곡식을 퍼담을 때 봉우리처럼 수북히 쌓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밥을 넉넉하게 퍼주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단순히 양이 많다는 개념을 넘어, 후하게 베풀고 아낌없이 주는 정신, 덤으로 무언가 더 얹어주던 한국인들의 인심까지 포함되어 있다. 가득 담긴 무료 카지노 게임밥을 보면 괜히 마음까지 배부른 기분이 드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꼬붕’은 일본어 ‘코분(子分)’에서 유래한 단어로, ‘부하’ 혹은 ‘심부름꾼’을 뜻한다. 한국에서 주로 비격식적으로 쓰이며, 상하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아랫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활용된다. 보통은 친근한 장난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권력 구조 내에서 약자의 위치를 의미한다. 즉, ‘꼬붕’은 곡식을 수북이 쌓아주는 ‘고봉’과 달리, 특정한 역할과 위계를 내포한 단어다.
언어는 단순한 소리의 조합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적 배경과 사회를 같이 반영한 것이다.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사용되는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봉(高捧)’과 ‘꼬붕(こぶん)은 매우 흥미로운 대비를 보여주는 단어다.
이 두 단어는 한쪽이 ‘주는 것’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받는 것, 그리고 따르는 것’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의미적으로 대조적이다.
같은 어감을 가졌지만, 서로 반대되는 의미를 띠며 동시에 우리 사회 저변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두 단어는, 언어가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중요한 도구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