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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진우 Nov 19. 2022

본인 카지노 게임 추천 5가지나 댈 수 있나요?

전 아니요.... 그래도 생각해보려고요.

대학을 졸업한 지 이제 좀 되었는데도 아직도 3학년 때의 일이 자주 생각난다.

그 날은 드로잉 실기 수업의 종강 날이었다. 나를 포함한 학생들은 곧 다가올 방학에 들떠 하고 있었다. 약간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 갑자기 교수님께서 이런 말을 꺼내셨다.


“지금까지 함께 수업을 들은 학우들에게 자기소개할 겸, 마무리 인사를 할 겸,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각자의 카지노 게임 추천과 단점을 5개씩 말해보세요.”


느닷없는 주문이었다. 나는 다행히 출석부 중간에 있어, 바로 발표할 일은 없었다. 하필 성에 ‘ㄱ’이 들어가는 바람에 맨 처음으로 자기소개하게 된 어떤 여학생은 당혹스러워 했다. 그녀는 멋쩍은 낯으로 손을 들어 제 소속을 밝히고 소개를 떠듬떠듬 시작했다. 그래도 어느 순간 익숙해진 모양인지 그녀는 곧 제 이야기를 술술 꺼냈다. “저는 이런 점이 별로고요, 이런 점은 꽤 괜찮아요. 얼마 전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제 이런 성격으로 잘 해결하기도 했고요....”


말을 마치고 나서 박수가 나왔다. 바로 그다음 학생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그 역시 처음 입을 열 때는 주춤거렸으나 이내 간결하고 명확한 어조로 자기에 대해 능숙히 설명했다.


어느덧 출석부 중간까지 다다라 내 차례가 찾아왔다. 이름이 불리자마자 나는 손을 들었다. 앞서 여러 학생의 소개를 들었기에 어떻게 말하면 되는지 대충 감이 잡힌 상태였다. 나는 별로 긴장하지 않은 채로 내 학번과 소속 학과를 밝혔다. 그리고 단점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전 좀 내향적인 편입니다. 인간관계가 좁아요. 음, 그리고 많이 불안해합니다. 어떤 일이든 대담하지 못해요. 주관이 뚜렷하지 않아 쉽게 휩쓸리기도 해요.”


솔직하되 너무 비굴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괜히 말 중간 중간에 웃음기를 실었다. 실실대는 꼴이 남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나는 내 단점들이 그리 최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제법 괜찮은 삶을 살고 있노라고, 그런 스탠스를 당당히 보여주고자 했다. 다만, 그 스탠스를 끝까지 유지할 수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단점 5가지를 다 말한 뒤 나는 갑자기 말을 잃어버렸다.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이 무엇인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은 탓이었다.


“어, 그리고 제 카지노 게임 추천은요....”


이상한 일이었다. 별로 긴장하지도 않았는데 머릿속이 완전히 백지화되었다. 나는 초조하게 얼마 없는 내 성공의 경험을 마구잡이로 떠올렸고 그 결과, 카지노 게임 추천 하나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전 성실합니다. 성실하다는 칭찬을 몇 번 들어봤어요.”


정말이었다. 학창시절부터 이따금 들어온 말이었다. 음, 그래, 난 성실할 거야. 학점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렇지? 뒤늦게 스스로 카지노 게임 추천을 납득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목소리가 또 나오지 않았다. 성실한 거 말고도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이 뭐가 있는지 도대체 알 수 없었다. 아무거나 말해야지 싶으면서도 들러붙은 입술이 좀체 떨어지지 않았다. 정적이 길어졌다. 학생들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바보같이 어버버하는 내 모습을 교수님이 의아하게 쳐다봤다.


“우진우 학생? 계속하세요.”

“아, 네.”


그러니까요... 제 카지노 게임 추천은요...., 말꼬리를 늘리며 눈알을 이리저리 굴렸다. 하지만 생각나지 않은 건 생각나지 않는 것이었다. 단점이라면 더 말할 수 있는데 말이다. ‘교수님, 카지노 게임 추천 대신 단점을 더 말해도 되나요?’ 하도 말이 안 나오니 도중에 이런 생각마저 들었다.


결국, 그날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 5가지를 전부 말하지 못했다. 자기소개를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사람은 나뿐이었다. 다른 학생들은 제 단점은 물론이고 제 카지노 게임 추천까지 완벽하고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나는 그들의 당당한 모습을 멍하게 지켜봤다.




그때 있었던 일은 아직까지 충격이 크다. 알고는 있었다. 원체 자기 긍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그래도 설마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때 처음 깨달았던 것 같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나인 게 분명하다고. 좀 서글픈 일이다.


지금도 종종 긍정을 잃을 때가 있다. 심할 때는 내핵을 뚫을 수준까지 땅굴을 깊이 파 나를 맹렬히 비난한다.


‘난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어. 난 쓰레기야. 아니야, 난 분리수거도 안 되는 찌꺼기야! 다들 날 좋아하지 않는 건 너무 당연해! 내가 봐도 난 진짜 별로거든.’


대충 이런 식으로 말이다. 울분과 설움에 차 징징거리다가 문득 멈춘다. 23살의 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모두의 앞에서 내 카지노 게임 추천 하나 제대로 설명 못 하는, 어리석고 어린 나.


시간이 흐르고 나니 뭘 그렇게까지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없었던 건지 과거의 내게 안타까움이 인다. 그와 동시에 지금의 나한테도 동정이 일어난다. 분명 미래의 나도 지금의 날 보며 안타까워할 테니까 말이다. 미리 안쓰러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땅굴을 팔 때 23살의 나를 떠올리며 카지노 게임 추천 5가지를 다 찾으려고 노력한다. 솔직히 여전히 5가지를 다 찾는 게 쉽지 않다. 단점이라면 언제든 줄줄 쓸 수 있겠는데 말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찾아보려 한다. 익명성의 힘을 빌려 여기에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을 전부 적어보겠다.


카지노 게임 추천1. 성실하다.

이건 변하지 않았다. 지금도 첫 번째로 댈 수 있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다. 물론 예전만큼의 성실함은 아니다. 밤을 새우고 작업에 열을 올리고 미친 듯이 일하고, 이런 건 더 이상 하지 못한다. 그럴 체력도 없거니와 그럴 열정도 사라졌다.


그럼에도 나 자신을 성실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근거에는 내가 아직 무사히 회사에 다닌다는 점에 있다. 월급 루팡은 해봤어도 무단결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단 한 번도’다. 대단하지 않은가? 이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 회사를 빼먹지 않고 다니는 직장인이라니. 과거, 학원 땡땡이를 그렇게 몰래 치던 내가! 진심으로 기특하다.


카지노 게임 추천2. 인내심이 좋다.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봤다. X-ray를 찍었고 결과가 나왔다. 목부터 허리까지 엉망진창이었다. 요즘 몸 어디든 쑤셔서 정상적인 뼈의 형태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찍고 보니 정상이 아니었다. 병원 진료실에서 이런 물음이 날라 왔다. “그동안 안 아팠어요? 어떻게 참으셨어요?” 이에 나는 “그냥 참았어요.”라고 답했다. 의사 선생님은 오오, 감탄 아닌 감탄사를 뱉었다.


음... 아무튼, 난 인내심이 좋다. 잘 참는다.


카지노 게임 추천3. 천성이 부정적이면서도 긍정적이려고 노력한다.

나름 큰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고 생각한다. 천성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은데 노력을 쏟고 있으니, 대단하지 않은가.


얼마 전, 우리 팀이 신사업을 맡게 되었다. 나는 걱정이 들어 회의실에서 이 사업이 과연 잘 될지 의문이라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러다가 도중에 잘 될 거 같다고 황급하게 의견을 바꿨다. 괜히 내 부정적인 발언으로 동료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봐 걱정됐다. 돌연 성과가 잘 나올 거라 말하는 내 얼굴 위로 황당한 시선이 따라붙는 것 같았지만 애써 무시했다. 이처럼 나는 꿋꿋이 긍정적이려고 노력한다. 잘 안되면 긍정적인 척이라도 한다.


카지노 게임 추천4. 예민함을 무기로 삼으려고 한다.

상처받는 걸 쉬이 잊지 않는 편이며 불편한 상황을 그냥 넘기지 않는 편이다. 그 때문인지 과민하게 반응할 때가 많다. 우리 엄마는 예전부터 나보고 예민하다고 말했다. 당연히 칭찬의 뜻으로 말한 게 아니다. 나도 내 예민함이 싫다. 제발 무던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어떨 때는 이 예민함도 도움이 된다. 정확히는 예민함이 무기가 되는 순간이 있을 거라 믿으며 산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꼼꼼함이 필요한 디자인 작업이나 감정적인 표현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글 작업에서 말이다. 어떻게든 단점을 좋은 방향으로 승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 근데 이거 카지노 게임 추천3과 겹치나?)


카지노 게임 추천5. 고집이 세다. 그래서 잘 포기하지 않는다.

쉽게 휘둘리는주제에 어떤 일에 관해서는 괜한똥고집을 부리곤 한다.그렇지만 고집이 세다는 건잘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연결된다.


지금 가장 포기하지 않는 건 뭘까. 아마 소설 작업일 것이다. 정말이지, 글재주가 없는데도 꾸역꾸역 컴퓨터 앞에 앉아서 타자를 친다. 문장을 맺고 점을 찍는다. 언제는 소설을 쓰다가 운 적이 있었다. 더럽게 안 쓰여서였다. 갖은 애를 써서 어떻게든 페이지를 채워도 내용이 더럽게 재미없어서였다. 애석한 일이나 오늘도 미련스럽게 고집을 버리지 않는다. 망해가는 내 소설을 끝까지 붙잡는다. 이 똥고집이 완결로 이어지리라 기대를 걸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 5가지를 주르륵 써봤지만, 어딘가 애잔한 느낌이 든다. 억지스럽게 짜낸 티가 난다. 꾸역꾸역 근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좀 웃기기도 하다. 그래도 23살 때보다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4가지나 늘었다. 그게 어디냐며, 생각하기로 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3을 들먹이면서 이 글을 급하게 끝내본다. 난 참 긍정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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