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압축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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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재 Jan 08. 2025

이별의 뒷면

3.


무료 카지노 게임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세상은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였다. 아침부터 설레는 감정을 숨길 수 없는 듯 내게 다가와 "나는 이제 어른이야. 왜냐하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날이니까. 그래서 기분이 좋아."

할머니와 손을 잡고 가는 소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크게 한번 짖자 뒤돌아 내게 손을 흔들었다. 소년이 자랄수록 나와 보내는 시간은 조금씩 줄어들어갔다. 세상에는 소년이 나와 보내는 것보다 더 재밌고 신나는 일들이 생겼으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나를 좋아해 주기 때문에 걱정은 되지 않았다. 사료를 먹고 바닥에 누워있자 참새가 찾아왔다. 슬며시 내부를 보더니 내게 고양이는? 하고 물었다. 오늘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참새는일방적으로고양이를경계했다.나는 참새에게 다른 고양이들과 다르다며해치지않을것이라고말해주었지만 참새는 그 말을 믿지 않는 듯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새의가족 중엔다른 고양이에게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다. 참새가 떠나고 고양이에게 참새에 대해 말을 해주며 너도 다른 고양이와 같이 참새를 해칠 것이냐고 묻자 고양이는 심드렁한 듯 뭐 하러 그래야 하냐는 반응을 보였다.참새는 고양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부로 들어왔다. 누워있는 내 등 위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자신이 보았던 것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주인 없이 살아가는 개의 이야기였다. 노인은 개를 키우다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자식들은 개를 돌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목줄을 풀고 어디든 가라며 내보냈다고 한다. 정처 없이 떠돌던 개는 그러다 한 동네에 정착하게 됐다. 빈집에서 잠을 청하고 남들이 버려둔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삶을 이어나갔다. 사건이 일어났던 날 밤도 빈집에서 잠을 자려고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옆집에선 불이 났고 개는 다급하게 뛰어 그 집에살고 있는 할머니를 깨우러 갔다. 순식간에 불이 번져버리면 나오지 못할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따금 개는 할머니에게 밥을 얻어먹고 있었다. 그러나 가족이 되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가끔씩 밥을 얻어먹고 나눠주는 그런 사이에 불과했다. 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다해짖어댔다. 할머니뿐만 아니라 주변 다른 이들도 듣고 도와주러 오길 바라면서 다행히도 할머니는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불이 번지기 전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나온 주변 이들의 신고 덕분에 화재 또한 빠르게진압하게 됐다. 할머니는 자신을 바라보는 개를 안으며 말했다. 죽은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널 거둘 수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네 덕분에 살게 됐으니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겠구나라고. 말을 듣고는 그럼 개는 할머니와 행복하게 살고 있겠구나 하고 물었다. 참새는 그랬었지. 하고 말했다.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참새는 개가 죽었다고 말했다. 할머니와 살게 된 지 며칠이 채 되지 않아서. 죽음의 원인엔 많은 이유들이 붙었지만 그저 나이가 들어서였겠다고 판단할 뿐이었다.있는 힘껏 다해 할머니를 깨우지 않았더라면 더 오래 살았을지도 모르지 하고참새는 말했다. 말을 듣고는 그랬을 수도 있겠다. 하며 짧게 대답했지만 마음속으론 그래도 개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누군가 또 한 번자신에게 관심을 주었으니까. 그 마음에 대한 보답을 하고싶어 그렇게 한 게 아닐까. 어쩌면 개도 알고 있었을 테지. 지금쯤이면 먼저 떠난 노인을 만나 행복한 순간들을 보내고 있겠지.참새가 떠나고낮잠을 잤다. 눈을 떴을 땐 소년과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급하게 일어나 앞발을 들고 고개를 내밀었다. 엄마는 이렇게 커져버린 나를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하는 생각도 잠시 소년은 내게 손을 흔들었다. 반가움에 짖자 꽃다발을 흔들며 재차 인사를 한다. 꼬리가 멈추지 않았다. 반가움에 나의 몸은 계속해서 앞으로 기울어간다. 가까이 다가온 무료 카지노 게임 입 주변엔 무언가를 먹고 남은 흔적들이 남아있다.

"시루야 오늘 짜장면을 먹고 왔어. 너무 맛있어서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매일 졸업식을 하면 좋겠다고 그랬어. 그리고 무료 카지노 게임와 같이 아빠를 보고 왔는데 정말 좋은 소식과 그냥 그런 소식이 있어 무엇을 먼저 듣겠니? 그런데 잠깐만. 자봐 멋지지. 무료 카지노 게임가 사줬어."

무료 카지노 게임은 꽃다발을 내 앞에 잠깐 비추더니 마루에 올려놓은 뒤 할머니에게 나와 산책을 다녀오겠다고 말하고서 내게 목줄을 채웠다.

"시루야 있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괜히 그것을 먹지 못하고 바라보게 돼. 내가 먹으면 사라지게 되는 거잖아. 그래서 아껴 먹으려고 밥을 왕창 먹는 거지. 그리고 조금씩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거야. 그러다 어느 순간에 밥그릇이 비워지고 배가 불러오면 정작 먹고 싶었던 걸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는 바보 같은 짓을 하는데 생각해 보면 늘 그런 것 같아. 언제쯤이면 고쳐지게 될까.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지? 그냥 생각이 나서 하는 말이야. 아참 좋은 소식부터 전해줄게. 무료 카지노 게임와 의사 선생님이 나눈 대화를 들었는데 우리 아빠의 병원비를 계속해서 내주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했어.무료 카지노 게임는 놀라면서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 무료 카지노 게임가 매일 시장에 나가 나물을 팔았잖아. 선생님이 그러는데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자주 나물을 사갔던 사람 중에 부자 아저씨가 있었나 봐.그분의 부모님도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처럼 나물을 파셨대. 그런데 아저씨가 젊었을 때 두 분 다 병으로 돌아가셨는데 돈이 없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그랬어. 의미 없는 치료일 뿐이라고. 아저씨는 두 분이 더 곁에 남아있기를 바랐지만 힘드니까. 끝내 수긍을 하고 말았지. 그러다 우리 가족의 사정을 알게 된 거야.시장 사람들은 우리 가족의 일을 다 알고 있었으니까. 말해주었겠지.병원에 찾아와 도와주고 싶다는 말을 하고 치료비로 남겨졌던 빚을 먼저 갚아주고 돌아갔다고 들었어. 기둥뒤에 서서 듣기만 하다 슬쩍 고개를 내밀어 무료 카지노 게임를 보는데 무료 카지노 게임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어. 선생님은 기쁜 일인데 왜 그러냐며 일어나시라며 바닥에 같이 앉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 우스워서 그런 건 아니야 아마도 행복한 기분이 들어서였겠지? 무료 카지노 게임는 선생님의 말을 나에게 다시 전하며 그랬어. 내가 착하게 자라서 속 썩이지 않고 무료 카지노 게임 말도 잘 들어서 그렇다고.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는 착한 아이는 아닌 것 같아. 길가에 쓰레기를 줍지도 않고 소심해서 칭찬을 남들에게 하지도 못하는걸. 그리고 무엇보다 아저씨처럼 남을 돕기 위해 기부 같은 것도 전혀 해본 적이 없어. 그런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이겠지. 그래서 나도 나중에 어른이 돼서 돈을 왕창 벌 거야.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멋진 사람이 될 거야."

무료 카지노 게임 눈시울은 붉어졌고 이내 고개를 돌려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개를 돌렸다는 건 내게도 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라는 것을 알았다.그저 무료 카지노 게임 옆에 서서 울음이 멈추고 대화가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몇 년 사이 나의 덩치가 커지고 힘이 생긴 것처럼. 무료 카지노 게임 모습도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큰 것이 느껴졌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딱지치기를 했던 일. 어느 날은 딱지를 잃고서 속상해하다가도 주머니 가득 딱지를 담아 오는 날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소년이 내게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들은 내가 변해가듯 점차 변해갔다.슬픔을 대할 줄 모르던 무료 카지노 게임은 이제 사라진 것 같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여전히 어린아이였지만 적어도 슬픔을 마주할 수 있는 그런 아이가 되어갔다.

"시루야 눈에 뭐가 들어갔나 봐. 자꾸 거슬려서 눈물이 나는 것 같아. 자 이게 좋은 소식이었어. 이제 그냥 그런 소식은 시루도 알겠지만 아빠에겐 여전히 기적이 필요하다는 거야.국어 시간에 '기적'에 대해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셨는데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 같은 거래. 그 말을 듣고 친구 중 한 명이 물었어. 선생님 기적은 어떤 사람에게 일어나는 건가요? 하면서 말이야. 선생님이 잠시동안 고민을 하더니 이렇게 말했어. 기적은 특정 사람에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멋진 일이라고."

무언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은 자신의 말을 멈췄다. 그리고 앞장서 길을 걸어갔다.

눈이 왔다 녹은 흔적들이 이곳저곳에 보였다. 소년과 함께 처음 맞이했던 겨울,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나는 놀라 짖기 바빴다. 그러자 소년은 내게 이건 눈이라는 것이라며 맞는다고 해서 아프지도 않고 오히려 보고 있으면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이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무료 카지노 게임 말처럼 새하얀 눈이 내 몸에 닿으면 순식간에 사라졌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소년과 나는 앞으로 몇 번의 계절을 함께 보내게 될지 궁금해졌다.고양이의 말에 따르면 내가 아무리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하더라도 소년의 삶과 같을 수는 없다고 그랬다. 나의 시간과 소년의 시간은 다른 방식으로 흘러간다고. 그리고 사람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나보다 자신의 삶이 더 중요해져서 나를 찾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고. 고양이의 말을 듣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소년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하자 고양이는 웃으며 집에만 있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라며 나를 놀려댔다. 이야기를 듣고 난 직후엔 소년이 내게 관심을 두지 않는 일이 일어날까 겁이 나기도 했지만 고양이의 말처럼 마음을 주는 일을 소홀히 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전히나를 좋아해 주는 이에게 걱정하는 마음보다는 그 이상으로 사랑을 주고 싶었다. 앞으로도 나는긴 시간을 기다리더라도 좋으니 여전히 소년과 함께하는 순간을 그리고 싶다. 겨울의 시골은 많은 것들이 멈춰있다. 다음 농사를 준비하기 전 많은 것들이 눈에 뒤덮이고 녹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며 언 땅이 녹게 되면 다시 바쁨을 준비한다. 우리는 논밭을 함께 뛰어다녔다. 얼어붙은 땅 위로 눈이 쌓였고 아무도 밟지 않은 곳에 나와 소년을 발자국을 남겼다. 우리가 뒤돌아간 자리엔 또다시 눈이 쌓였다. 무료 카지노 게임 코는 새빨개져갔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소년과 나 우리 둘은 이 순간이 즐겁기만 했다. 해가 지고 추위가 더욱 거세 질 때쯤 우리는 집으로 돌아갔다. 소년은 나의 저녁을 챙겨주었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할머니와 무료 카지노 게임 목소리가 뒤섞여 났다. 할머니는 소년에게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걱정 섞인 핀잔을 하지만 소년은 그것이 따뜻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빠가 깨어날 때까지 할머니가 오래 살아야 한다는 말뒤로 그래야지 하는 할머니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녁을 먹는 그들의 말소리가 희미해지고 나는 또 한 번 잠을 청하기 위해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태어나는 순간이 정해진 것처럼 죽는 순간도 정해져 있을지,

만약 그렇다면 무료 카지노 게임 곁이길 바랐다. 그에게 행복을 주고 또 주고 선명하게 남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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