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대장의 역할을 단순히 ‘산을 안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산악대장은 시작부터 끝까지, 산행의 모든 흐름을 설계하고 통제하는 ‘운영자’이자 ‘책임자’다. 누구보다 산을 잘 알고, 누구보다 사람을 이해해야 하는 위치다. 특히, 예기치 못한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자연 환경 속에서 산악대장은 항상 ‘한발 앞서 대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산행의 절반은 출발 전 준비에서 결정된다. 산악대장은 먼저 산행 대상지를 선정하는 단계부터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고도, 거리, 난이도, 계절성, 기후 변화까지 분석한 후, 회원 구성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초록발은 산행 일주일 전부터 기상 예보를 수시로 확인한다. 당일 비 예보가 있는 경우, 대체 산행지를 미리 준비하고 참가자들에게 사전에 공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통편(버스 대절, 자가 이동 여부), 집결 시간, 중간 휴게소 등 전반적인 이동 동선도 확실하게 조율해야 한다.
체크리스트는 기본이다. 참가자 명단, 비상 연락망, 응급 키트, 비상식량, 우의, 헤드랜턴, 개인 장비 확인 등 세부 사항을 꼼꼼히 점검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런 디테일이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이다.
산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다. 구름이 몰려오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빗방울이 쏟아지고, 분명 쉬웠던 오르막이 어떤 회원에게는 거대한 장벽처럼 다가온다. 산악대장은 그 모든 상황을 누구보다 먼저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초록발은 산행 중 선두, 중간, 후미 그룹을 나눠 운영한다. 각 그룹에는 리더를 배치해 무전기나 휴대폰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모든 참가자가 일정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지, 탈진자나 낙오자는 없는지 끊임없이 체크한다.
특히 중급 이상의 산행에서는 하산 시간이 핵심이다. 많은 사고가 하산 도중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초록발은 체력 소모가 많은 회원에게는 페이스를 늦추도록 하고, 1시간 간격으로 수분 섭취, 스트레칭, 간단한 간식 휴식 시간을 반드시 갖는다. 이는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안전을 지키는 전략이다.
또한 예기치 못한 상황—예를 들어, 실족, 벌 쏘임,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 체력 고갈 등—에 대비해 모든 리더는 응급조치법과 긴급 연락 체계를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구도 당황하지 않고, 매뉴얼에 따라 차분하게 대처하는 팀을 만들기 위한 훈련도 사전에 필요하다.
산행은 ‘하산하면 끝’이 아니다. 산악대장의 역할은 마지막 버스에 모든 인원이 안전하게 탑승하고,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때 비로소 끝이 난다. 하산 직후, 회원들의 컨디션을 살피고, 다친 곳은 없는지, 불편한 점은 무엇이었는지 피드백을 듣는 것도 산악대장의 몫이다.
초록발은 산행 후 간단한 회고를 나눈다. 어떤 구간이 힘들었는지, 날씨는 어땠는지, 다음 산행에서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이를 바탕으로 다음 산행의 운영 전략을 미리 구상한다.
또한 산행 후에는 장비 정비도 필요하다. 사용한 응급 키트, 지퍼백, 예비 건전지 등을 점검하고 다시 채워넣는 일은 번거롭지만 매우 중요하다. ‘준비는 다음 산행을 위해서’라는 초록발의 원칙은 여기서 나온다.
산악대장은 단순히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선 안 된다. 그는 ‘등산 운영자’로서 사고를 예측하고 대비하며, 사람을 이끌고, 환경을 존중하는 ‘전문가’이자 ‘보호자’여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중심에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있어야 한다.
초록발이 생각하는 산악대장의 철학은 이렇다. “내가 앞장서서 걷는 것은, 모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뒤를 보고 있는 것과 같다.”
한 명의 산악대장은 단순히 길을 여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이고, ‘위험을 막는 방패’이며, ‘안전을 만들어내는 조력자’다. 그래서 산악대장은 모든 상황을 미리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리더의 자격이자, 진정한 산을 아는 사람의 자세다.